ⓒ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 | 천안=조성룡 기자] 새롭게 바뀐 K리그 퀸컵은 어떤 모습을 제시할까.

2022 K리그 여자 풋살대회 퀸컵이 이틀 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K리그 12개 구단을 대표해 출전한 160여명의 선수들은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마음껏 축구 축제를 즐겼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주최, 주관하는 이 행사는 아마추어 여자축구의 가장 큰 대회 중 하나다.

사실 K리그 퀸컵은 역사 또한 깊다. 2010년 처음 시작해 벌써 12년 째다. 하지만 K리그 내외에서는 큰 이슈가 되지 못했다. K리그 퀸컵이라고 하지만 막상 대회 현장에 가보면 K리그의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웠다. 대회의 성격이 '여자대학클럽'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K리그 퀸컵의 과거 배경을 보면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과거 대한축구협회가 일회성 행사로 개최했던 아마추어 대학 여자축구대회를 숙명여대 동아리 FC숙명이 이어받았다. 이후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공동주최자로 참여하면서 'K리그컵 여자대학클럽 축구대회'가 됐다. 그리고 결국 연맹이 단독 주최를 하면서 'K리그 퀸컵'이 된 것이다.

K리그 퀸컵은 대회 때마다 많은 팀의 각광을 받았다. 축구 동아리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는 경기장 대관료, 체류비, 교통비 등을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모두 제공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고민도 깊었다. 여자축구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이 행사를 맡았지만 행사 주최가 K리그로 자연스럽게 유입되는 연결고리 또한 부족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래서 올해 연맹은 과감하게 대회의 콘셉트를 바꿨다. 대학 동아리에 한정짓지 않고 모든 연령대로 범위를 넓혔다. 그리고 각 구단이 운영하고 있는 여자축구 프로그램 등을 통해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eK리그의 여자축구 버전이라 생각하면 쉽다. 세세히 들여다보면 소속은 다를 수 있어도 구단의 대표성을 갖추게 했다는 것이 핵심 포인트다.

게다가 올해부터 대한축구협회가 여대생 축구클럽리그를 창설한 것도 연맹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K리그 퀸컵이 여자대학클럽이라는 카테고리에서 저변을 넓힐 수 있도록 충분히 제 역할을 해왔다. 그 결과 여대생 축구클럽리그가 탄생했다. 이제는 K리그의 색채를 더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12년 만에 과감한 변신을 시도한 K리그 퀸컵의 첫 발은 대체적으로 많은 호평을 받았다. 분위기부터 달랐다. 선수들이 K리그 유니폼을 입고 뛰었고 안산 김길식 단장, 경남 배기종 코치 등 구단 관계자들도 대회에 참석해 분위기를 띄웠다. '연맹이 차린 여대생들의 잔치'가 아니라 이제는 정말 'K리그의 잔치'가 된 느낌이었다.

마침 이번 대회는 K리그 일정 중에 개최됐다. 선수들은 경기와 행사 도중에 계속해서 소속팀의 경기 상황을 체크하기도 했다. 1일차 FC서울 선수들의 표정은 복잡미묘하기도 했다. 대구FC에 2-3으로 진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여자축구와 K리그가 융화되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이번 K리그 퀸컵에서는 K리그 23개 구단 중 12개 구단이 참가했다. 약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분명 K리그 퀸컵이라는 콘텐츠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생각보다 빨리 아마추어 여자축구인들에게 '꿈의 무대'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크다. 시작은 좋았다. 이 변신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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