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 반 K리그 경기’를 대하는 선수들과 팬들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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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대전=김현회 기자] 1시 반에 치르는 경기는 시작 전 분위기부터 독특했다.

광주FC와 대전하나시티즌은 2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2 맞대결에서 2-2로 비겼다. 광주FC 두현석의 선제골 이후 대전 마사와 윌리안이 연속골을 뽑아내며 승부를 뒤집었지만 광주 이상기가 후반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기록하며 경기는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이날 무승부로 대전은 2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고 광주는 5경기 연속 무패(4승 1무)를 이어가게 됐다.

이날 경기는 1시 반에 킥오프를 했다. 프로축구연맹에서는 중계 방송 확대와 다양한 시간대에 K리그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에서 올 시즌 1시 반 경기를 진행 중이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대전하나시티즌 선수들은 오전 11시 40분경 경기장에 들어왔고 광주FC 선수들은 정오에 맞춰 경기장에 진입했다. 야간 경기가 익숙한 이들에게는 낯선 풍경이었다.

보통 저녁 7시 야간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선수들은 느즈막하게 일어나 경기를 준비한다. 모든 에너지를 저녁에 쏟아야 하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오전 11시까지 늦잠을 자다가 일어나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산책을 하다 오후 3시쯤 경기를 대비해 가볍게 국수 등의 중간식을 먹고 경기장으로 출발한다. 하지만 1시 반 경기는 다르다. 마치 고등학생이 아침에 지각하지 않고 등교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듯한 모습이다.

이날 경기를 위해 양 팀 선수들은 훈련 시간을 아예 한시 반으로 변경해 경기에 대비했다. 뿐만 아니다. 양 팀 선수들은 이날 오전 8시 반경 일어나 씻고 준비를 한 뒤 오전 10시 반 가볍게 아침 식사를 하고 곧바로 경기장으로 향했다. 광주 이순민은 “저녁 경기를 할 때면 경기 전에 충분히 이미지 트레이닝도 하고 준비할 시간적이 여유가 있는데 한시 반 경기는 그렇지 않다”면서 “아예 이번주에는 훈련 시간을 한시 반으로 바꿨고 여기에 맞춰 식사 시간도 조절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순민은 “며칠 반복하면서 생체 리듬을 오후 한시 반에 맞게끔 준비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면서 “다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밥을 먹고 경기장에 오는 일정이 빠듯하긴 했다”고 전했다. 대전 이민성 감독도 “전남전도 한시 반에 했는데 그때는 날씨도 덥고 정말 힘들었다”면서 “이번에는 날씨도 선선하고 며칠 전부터 이 시간에 맞춰 훈련과 식사 준비를 해서 선수들이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박태하 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은 이날 “오후 한시 반 경기를 하면서 팬들이 다양한 시간대에 경기를 즐길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른 시간 치러지는 경기가 익숙하지 않는 이들도 있었다. 경기 시작 두 시간 전인 오전 11시 30분 출입구에서 만난 한 팬은 “아직 어제 먹은 술이 다 안 깼다”면서 “일요일 낮 1시반 경기를 보려면 경기 전날인 토요일에는 술도 못 먹고 일찍 자야한다. 팬들의 토요일 음주 권리가 보장이 되질 않는다. 그런데 오늘 대전은 어디하고 경기를 하나. 전남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경기장에 와 보니 광주더라. 아직 술이 안 깬 모양이다. 다른 건 다 모르겠고 대전은 올 해 곡 K리그1에 간다”고 술 냄새를 풍기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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