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수원종합운동장=김귀혁 기자] 이날 박민규의 동기부여가 넘친 이유는 따로 있었다.

2일 수원FC는 수원종합운동장에서 김천상무를 상대로 한 하나원큐 K리그1 2022 34라운드 맞대결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수원FC는 전반 15분 라스의 득점에 힘입어 먼저 앞서갔으나 전반 31분 상대 김한길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이후 전반 종료 직전 잭슨이 다시 앞서가는 골을 넣은 뒤 후반 막판까지 잘 버텼으나 후반 43분 김천상무 김경민에게 실점을 허용했다. 이날 무승부로 수원FC는 파이널 B 선두 자리를 공고히 했다.

경기를 마친 뒤 <스포츠니어스>는 이날 왼쪽 측면 수비수 자리에서 선발로 나서 풀타임 활약한 박민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박민규는 "감독님께서 오늘은 무조건 잡고 가자고 계속 강조하셨다"면서 "우리가 이겼다면 남은 파이널 B를 편하게 갈 수 있어서 준비를 많이 했는데 마지막에 실점을 하고 무승부를 거둬서 너무 아쉽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사실 수원FC는 파이널 B에서도 강등권과 제법 격차가 있는 상황이다. 보통 파이널 B는 강등을 놓고 마지막까지 경쟁하기 때문에 이들과 승점차가 있는 수원FC로서는 동기부여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박민규는 "동기부여가 적은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이 같은 의견을 부인한 뒤 "우리도 오늘 이겨야 남은 경기를 편하게 임할 수 있기 때문에 정말 많은 준비를 했다. 최선을 다했는데 마지막에 실점해서 지금도 계속 아쉽다"라고 답했다.

이렇듯 박민규는 간절한 마음으로 운동장을 누볐다. 그리고 그가 이날 경기 유독 간절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상대가 김천상무였기 때문이다. 박민규는 1995년생으로 올해가 김천상무를 지원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다. 군대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한숨을 내쉰 박민규는 "일단 서류 지원은 해놓은 상태다. 어쨌든 잘 보여야 기회가 생길 수 있으니 동기부여도 많았고 열심히 했다"면서도 "물론 나는 여기 수원FC 소속이다. 수원FC 선수로서 이기고 싶은 마음이 우선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쨌든 군대를 가야 하는 선수라면 대부분이 상무를 가고 싶어 할 것이고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라며 "팀에서는 군대에 대해 따로 이야기 해준 선수는 없다. 그런데 오늘 상대한 김천상무 김한길과 엄청 친하다.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물어보는데 짧고 굵게 그냥 힘들 거라고 하더라. 그 친구는 올해 12월에 전역이다. 나에게 들어가서 고생하라는 말을 많이 하더라. 그 말을 들으니 그냥 답답했다"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군 복무를 걱정해야 하지만 올해 박민규는 인상적인 한 해를 보였다. 지난 2017년에 FC서울에서 데뷔한 박민규는 올해 처음으로 K리그1에서 한 시즌을 꾸준히 주전으로 나설 수 있었고 데뷔골까지 기록했다. 이 같은 모습을 인정받아 지난 3월과 6월에 연이어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시간을 회상한 박민규는 "K리그에서 꾸준하게 뛴 것이 올해는 처음이다. 시즌 시작하기 전에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엄청 많이 했다. 감독님께서 다행히 좋게 봐주시고 운도 많이 따랐다. 정말 감사한 한 해였다"면서 남은 경기에 각오로 "결과가 어떻게 되든 준비 과정에서 선수들은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다음 경기가 대구FC를 상대하게 되는데 거기에서 이기고 잔류를 확정 지은 다음에 남은 경기 편하게 임하려고 한다"라며 마지막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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