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4리그에서 K리그2 데뷔전까지’ 광주FC 양창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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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광주=김현회 기자] 또 한 명의 선수가 드라마 같은 K리그 데뷔 스토리를 썼다. 바로 광주FC 양창훈이다.

광주FC는 26일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2 안산그리너스와의 홈 경기에서 산드로와 박한빈, 두현석의 연속골에 힘입어 3-0 대승을 거뒀다. 지난 21일 FC안양이 대전하나티시즌에 패하면서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우승, K리그1 승격을 확정지은 광주는 이날 안방에서 축포를 터트렸다. 이 경기 승리로 광주는 24승 9무 4패 승점 81점으로 단독 1위를 질주하게 됐다.

이날 경기에서 광주FC는 기존과 다를 게 없는 선수들로 선발 명단을 꾸렸다. 그런데 딱 한 명의 이름만 도드라졌다. 올 시즌 서른 경기 이상 출장한 안영규와 박한빈, 두현석, 이순민 등 사이에서 데뷔전을 치르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양창훈이다. 양창훈은 올 시즌 여름 이적시장에 K4리그 서울중랑축구단에서 광주FC로 이적한 신데렐라다. 서울중랑축구단에서 K리그1 제주유나이티드로 입성한 김범수의 스토리에 가려져 있지만 양창훈도 김범수와 마찬가지로 K4리그에서 프로로 도약한 드라마의 주인공이다.

이날 경기에서 이정효 감독은 양창훈은 선발로 기용했다. 2021년 중앙대학교를 졸업한 양창훈은 K4리그 서울중랑축구단을 거쳐 지난 7월 광주FC에 입단했다. 그는 입단 자체로도 극적인 드라마 한 편을 완성했다. 양창훈은 “대학교 4학년 여름에 다쳤다. 그런데 마지막 대회에 부상을 무릅쓰고 뛰었다”면서 “그때 왼쪽 발목 인대가 파열됐고 컨디션이 엉망인 상태에서 K3리그 여러 팀 입단 테스트를 봤다. 나는 6개월 정도 몸을 만든 뒤 K리그에 도전하려고 했는데 K3리그 팀들은 연봉 없이 수당만 주면서 6개월 계약이 아닌 1년 계약을 원했다”고 전했다.

그래서 양창훈이 선택한 곳은 K4리그 서울중랑축구단이었다. 양창훈은 서울중랑축구단 최정민 감독을 만나 테스트를 받은 뒤 “네가 프로에 갈 수 있으면 언제든, 무조건 보내주겠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뒤늦게 알게 된 사실이지만 양창훈을 받아들인 최정민 감독 역시 중앙대 출신이었다. 양창훈은 “감독님이 나를 엄청 챙겨주셨다. 언제든 K리그 도전을 지원해 준다는 말을 믿고 K4리그 무대로 가게 됐다”고 전했다. 양창훈은 서울중랑축구단에서 수비부터 공격까지 맡은 포지션마다 자신의 역할 이상을 해내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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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4리그는 대학 무대보다 더 열악했다. 양창훈은 “일단 숙소가 없었다”면서 “가끔은 훈련을 하러 운동장에 가면 ‘다른 분들이 먼저 예약을 했다’는 이유로 훈련도 못하고 조기축구 아저씨들한테 밀려 그냥 돌아오는 경우도 있었다. 두 시간 운동을 준비해서 시간을 비우고 갔는데 갑자기 훈련이 취소되는 거다. 하지만 그 안에서 간절함을 많이 배웠다. 정말 모든 선수들이 더 높은 무대로 올라가기 위해 열심히 한다. 나도 그 속에서 프로 무대 도전을 위해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양창훈은 여름 이적시장을 겨냥해 K리그1 모 팀의 테스트에 합류했다. 하지만 높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 팀과 계약하지 못했다. 양창훈은 “한 명이 빠져야 그 팀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인원이 꽉 차서 안 된다고 하더라”면서 “그래서 ‘정말 프로에 가는 게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 광주FC 테스트를 보게 됐는데 편한 마음으로 테스트에 임했다. 하루는 훈련하고 하루는 연습경기를 한 뒤 이정효 감독님이 ‘계약하자’고 바로 답이 왔다. 나를 뽑겠다는 거였다. 그래서 광주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으려고 일주일 정도 지냈다. 그런데 인원이 꽉 차서 나를 못 뽑겠다던 K리그1 팀에서 최정민 감독에게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지금 광주FC에서 메디컬 테스트 최종 단계에 있다는 소식을 감독님이 K리그1 팀 감독님께 전했다”면서 “그 팀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지만 광주가 나를 좋게 봐줬다는 점에 더 끌렸다. 그래서 광주를 선택하게 됐다. 내가 광주에서 테스트를 받을 때 중앙 수비수 역할을 했는데 수비수임에도 공격적인 내 스타일을 보고 감독님이 좋게 평가해 주신 것 같다”고 웃었다. 양창훈은 “연습경기를 통해 그래도 나도 프로 무대에 가면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프로팀에 들어가는 게 어렵지 들어오면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창훈은 바로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그는 “훈련이 너무 힘들어서 놀랐다”면서 “처음에는 도저히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훈련이 힘들었다. 제주에 간 (김)범수하고도 자주 연락하는데 범수는 데뷔전에서 ‘너무 힘들어서 못 뛰겠다’고 감독님께 얘기했다고 하더라. 프로 무대는 장난이 아니다. 초반에는 너무 힘들어서 호흡이 잘 되지 않을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양창훈은 지난 7월 프로 무대에 입성한 뒤 두 달여의 혹독한 훈련 끝에 이날 K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양창훈은 왼쪽 윙백으로 선발 출장해 45분을 소화한 뒤 교체됐다. 나름대로 준수했던 데뷔전이었다.

양창훈은 사흘 전 선발 출전 통보를 받았다. 그는 “이정효 감독님이 ‘창훈이, 준비됐니?’라고 해서 ‘예’라고 답했다. 얼떨떨했다. ‘이게 무슨 일이지?’ 싶었다”면서 “원래 뭔가 남들에게 알리고 자랑하는 성격이 아니다. 경기 전날 부모님과 서울중랑축구단 최정민 감독님, 그리고 정말 친한 친구들에게만 선발 출장 소식을 전했다. 특히나 최정민 감독님한테는 경기 당일 선발 출장 사실을 전하면 뭔가 들뜨고 신나하는 것 같을까봐 경기 전날 미리 말씀을 드렸다. 친한 친구들이 아니면 내가 프로 데뷔전을 치른다는 사실도 몰랐다. 오늘 아버지가 경기장에 오셨는데 일부러 경기 전에는 신경이 쓰일까봐 어디에 계신지 찾아보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K리그 데뷔전을 치르는 양창훈의 모습 ⓒ프로축구연맹

양창훈은 “어제 밤에 휴대폰으로 유튜브를 보다가 갑자기 내일 경기장에서 뛰는 모습을 상상하게 됐다”면서 “그때부터 잠이 안 오더라. 그래서 잊으려고 다시 유튜브를 열심히 봤다. 아무 생각하지 말고 유튜브를 보다가 자려고 노력했다. 축구 유튜브도 보지만 요새 ‘곽튜브’를 열심히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창훈에게 “‘곽튜브’는 울산현대 경기장에도 가고 울산현대 팬인 것 같다”고 하자 “알고 있다”고 시무룩하게 답변했다. 여행 전문 크리에이터인 ‘곽튜브’는 최근 울산현대와 관련한 영상을 찍는 등 축구와 관련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정효 감독은 이날 양창훈을 45분만 기용했다. 양창훈은 “전반 초반에는 긴장해서 나도 모르게 호흡이 가빠졌다”면서 “그런데 전반 40분을 넘어가니까 괜찮아지더라. 그래도 체력적으로 힘들어 보여서 감독님께서 교체 판단을 하신 것 같다. 앞으로 세 경기가 남았는데 세 경기에 전부 출전하는 게 목표다. 시즌이 끝나기 전에는 득점도 한 번 해보고 싶다. 오늘 경기가 끝난 뒤 관중석에 있는 아버지와 눈에 맞았다. ‘양창훈 파이팅’이라고 외쳐주시는 모습을 봤다. 앞으로 K리그에서 매력 있고 느낌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매력이나 느낌은 어떻게 말로 설명할 수는 없다. 알지 않나”라며 웃었다.

양창훈은 하부리그에서 프로 무대에 도전하는 선수들의 롤모델이다. 김범수와 함께 드라마 같은 이야기를 쓰고 있다. 그는 자신과 같이 하부리그에서 프로에 도전하는 선수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은지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입단 테스트나 중요한 경기에서 프로팀 스카우트가 경기를 보러 온다고 하면 ‘오버’하는 상황이 생긴다. 하지만 그냥 원래 하던대로 차분하게 보여주면 된다. 그 선수를 보러 간다는 거는 어느 정도 그 선수에 대한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원래 하던대로만 하면 충분하다. 물론 평소에 많이 노력하고 준비가 돼 있어야 ‘하던대로’도 통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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