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광주=김현회 기자] 광주FC 안영규가 두 번의 승격과 세 번의 생존을 경험한 노하우를 전했다.

광주FC는 26일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2 안산그리너스와의 홈 경기에서 산드로와 박한빈, 두현석의 연속골에 힘입어 3-0 대승을 거뒀다. 지난 21일 FC안양이 대전하나티시즌에 패하면서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우승, K리그1 승격을 확정지은 광주는 이날 안방에서 축포를 터트렸다. 이 경기 승리로 광주는 24승 9무 4패 승점 81점으로 단독 1위를 질주하게 됐다.

경기를 앞두고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안영규는 “일단 우리가 목표를 했던 승격과 우승을 이끌어 내서 너무 기쁘다”면서 “우리가 열심히 노력하고 또 팀원들 전체가 다 하나가 돼서 지금 똑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우리 선수들뿐만 아니라 여기 저희 구단 직원 분들이 정말 많이 애써주셨다. 또 감독님과 코치님들 전부 다 우승과 승격을 목표로 삼고 올 시즌을 준비했다. 지금 우리가 이걸 이뤄내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안영규는 승격과 강등, 잔류를 한 번도 아니고 수 차례 경험한 선수다. 2014년 대전시티즌에서 주축 선수로 팀의 승격을 이끌었던 안영규는 2015년 광주FC로 이적했다. 당시 광주FC도 승격 플레이오프를 거쳐서 대전과 함께 승격을 경험한 팀이었다. 1년 뒤 안산경찰청에 입대한 안영규는 당시에도 안산경찰청의 K리그 챌린지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후 안산경찰청은 아산으로 연고지를 옮기면서 재창단 형식을 취해 승격하지 못했다.

두 번이나 K리그 챌린지(K리그2)에서 우승을 경험한 안영규는 2017년 제대 이후에는 광주FC의 강등을 경험했다. 당시 광주FC는 안영규가 제대할 당시 사실상 강등이 확정된 순간이어서 그도 손을 쓸 수가 없었다. 2019년 성남FC로 이적한 안영규는 3년 동안 성남FC의 강등을 막아냈다. 생존 경쟁에서 극적으로 세 번이나 살아났다. 그리고 올 시즌 다시 광주FC에 복귀한 안영규는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의 승격을 이끌었다. 그의 축구 인생에 세 번째 K리그2 우승이자 두 번째 승격이었다.

안영규는 “승격도 해보고 1부리그 생존도 몇 번 해봤는데 그래도 강등을 피하기 위한 경쟁이 더 피가 말린다”며서 “우승과 승격을 할 때는 우리가 1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쫓기는 입장이지만 그래도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생존 경쟁을 할 때는 무조건 지면 안 되고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황들의 연속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경기에 나간다는 건 대단히 큰 부담감이 따랐다. 심리적으로는 우승 경쟁을 할 때보다 생존 경쟁을 할 때가 훨씬 더 힘들었다”고 전했다.

안영규는 K리그2 세 번째 우승이자 두 번째 승격을 집에서 텔레비전으로 지켜봤다. FC안양이 대전하나시티즌에 0-1로 패한 지난 21일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지었다. 안영규는 “나도 그라운드에서 우승과 승격을 확정짓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면서 “텔레비전을 통해 우승과 승격이 결정됐을 때는 덤덤한 기분이 들었다. 편안하게 승격을 하는 건 좋은 건데 우리가 경기장에서 우승과 승격을 확정지었다면 기쁨이 두 배가 됐을 것 같다. 몇몇 선수들은 모여서 텔레비전으로 안양-대전전을 봤는데 나는 조용히 집에서 지켜봤다”고 전했다.

‘승격 전문가’인 안영규가 생각하는 승격 노하우는 어떤 게 있을까. 안영규는 “나도 주장 완장을 차고 올 시즌 동료들에게 꾸준한 플레이를 하자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감독님과 코치님도 마찬가지 이야기를 하셨다. 경기에서 질 때도 있고 이길 때도 있는데 연패는 없어야 더 높은 순위로 갈 수 있다. 그게 내가 몇 번 우승과 승격을 경험하면서 느낀 점이다. 패배한 다음 경기에서도 경기력이 꾸준해야 승격을 할 수 있다”고 전문가다운 노하우를 전했다.

그렇다면 K리그1에서 ‘생존 전문가’로도 활약한 그가 생각하는 생존 노하우는 뭘까. 안영규는 “생존을 하려면 운도 따라야 한다”면서 “어떻게든 공격을 틀어막아야 한다. 그리고 특히나 중요한 건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생존 경쟁을 하면서 정말 희망이 없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반전을 이뤄내야 한다. 모든 구성원이 뭉쳐서 경기에 임하면 그 힘이 또 운으로도 따라온다고 믿는다. 포기하는 순간 정말 끝이 난다”고 K리그1 생존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했다.

안영규는 “우리가 우승을 확정지은 뒤 선수들끼리도 이야기를 많이 했다”면서 “우리가 2부리그에서 우승은 했지만 또 다른 기록을 세우고 싶다. 최다 승점이나 최다 승을 목표로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려고 한다. 이런 기록을 세운다면 올 시즌 같이했던 모든 선수들이 역사 속에 이름을 남기는 것 아닌가. 우리는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싶다. 우승은 확정지었지만 절대 나태해진 상황에서 경기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안영규는 후반 상대의 완벽한 슈팅을 몸을 던져 막아내며 든든한 최후방 수비수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footballavenue@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