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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광주=김현회 기자] 광주FC가 골키퍼 김경민의 부상 상황을 공지한 이유는 무엇일까.

광주FC는 26일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2 안산그리너스와의 홈 경기에서 산드로와 박한빈, 두현석의 연속골에 힘입어 3-0 대승을 거뒀다. 지난 21일 FC안양이 대전하나티시즌에 패하면서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우승, K리그1 승격을 확정지은 광주는 이날 안방에서 축포를 터트렸다. 이 경기 승리로 광주는 24승 9무 4패 승점 81점으로 단독 1위를 질주하게 됐다.

광주FC는 지난 20일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김경민 골키퍼가 지난 14일 39라운드 FC안양과의 경기 도중 부상을 당했다. 병원 검진을 진행한 결과, 신장파열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경민은 일주일 간 수도권의 한 병원에서 입원해 치료를 받은 뒤 지난 21일 퇴원한 상황이다. 현재는 팀 훈련에서 제외돼 휴식을 취하고 있다.

K리그에서는 선수단의 부상 상황을 대외적으로 공개하는 걸 선호하지 않는다. 부상 상황 공유도 전력 누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주FC는 김경민의 부상 상황을 공지했고 부상 부위 역시 신장 파열이라고 전했다. K리그로서도, 광주FC로서도 이례적인 부상 공개였다. 골절이나 근육 파열이 아닌 신장 파열이라는 부상명 때문에 걱정하는 이들이 더 많았다.

광주FC가 김경민의 부상을 공개한 건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광주FC는 FC안양과의 원정경기 당시 김경민이 후반 33분 상대 공격수와 충돌해 쓰러졌다. 우승 경쟁의 중요한 길목에서 만난 두 팀의 경기는 치열했다. 당시 광주FC가 FC안양에 2-1로 앞선 상황이었다. 김경민이 강한 충돌 이후 쓰러지자 바로 골대 뒤 FC안양 팬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이기고 있는 광주가 시간 지연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경민은 정말 아팠다. 경기 후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후송된 김경민은 검사를 통해 신장이 미세하게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구단에서는 논의 끝에 이 사실을 공지하기로 했다. 광주FC 관계자는 “당시 김경민이 꾀병을 부린 게 아니라 정말 부상을 당했다는 걸 꼭 알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언론을 통해 상대팀과의 신경전을 펼치려는 게 아니라 김경민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차원이라고 받아들여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경민은 신장파열 부상을 입고도 이날 후반 막판 여러 차례 선방을 펼쳤다.

김경민은 일주일 동안 치료를 받은 뒤 현재는 퇴원한 상황이다. 다행스러운 건 큰 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광주 서포터스는 안산과의 홈 경기 때 ‘김경민 쾌유기원’이라는 걸개를 내걸기도 했다. 이정효 감독도 이미 우승이 확정된 상황에서 김경민을 무리하게 활용하지는 않겠다고 전했다. 광주FC는 김경민의 부상 이후 안산전에는 이준이 골문을 대신 지켰다. 김경민을 정규리그 마지막 두 경기에는 활용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이정효 감독은 김경민에게 “30실점 이상 하지 말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효 감독은 이으뜸에게는 “도움 11개를 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미드필더에게는 “오늘 파울을 5개씩 하라”는 지시를 하기도 한다.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는 스타일이다. 김경민에게는 30실점 이하로 시즌을 마치면 선물을 주겠다는 이야기를 약속을 했다. 김경민은 지난 11일 전남전에서 두 골을 허용하면서 올 시즌 27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 구단 관계자는 “김경민이 다쳐서 앞으로 경기에 못 나오면 감독님이 내기에서 지는 거 아니냐”고 물었고 이정효 감독은 “(김)경민이는 다쳐도 내가 내기를 이기기 위해서라도 경기에 계속 내보낼 것”이라고 농담으로 답한 바 있다. 하지만 이정효 감독은 실제로 김경민이 부상을 당하자 선수 보호 차원에서 김경민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김경민은 올 시즌 현재 28실점 중이다. 이정효 감독과의 내기에서 이길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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