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에서 동료들의 아버지 추모 세리머니 지켜본 안양 조나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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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목동=조성룡 기자] FC안양 조나탄은 눈 앞에서 동료들의 추모 세리머니를 지켜봤다.

25일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2 서울이랜드와 FC안양의 경기에서 홈팀 서울이랜드가 황태현과 김정환, 이동률의 골에 힘입어 정석화와 백성동의 만회골에 그친 안양을 3-2로 꺾고 승점 3점을 획득했다. 서울이랜드는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의 희망을 살렸고 안양은 2위 탈환의 기회를 놓쳤다.

최근 안양은 슬픈 소식을 접했다. 주축 공격수 조나탄이 부친상을 당했다. 코스타리카 대표팀에 낙마한 상황에서 지난 19일 비보를 접했다. 조나탄의 아버지는 코스타리카 현지에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조나탄은 대전전을 포기하고 코스타리카로 떠나 장례식 일정을 소화했다.

안양 구단은 조나탄이 없는 상황에서도 예를 다해 조나탄의 아버지를 추모했다. 선수단과 구단 사무국 직원들이 검은 리본을 차고 경기에 임했고 경기 직전에는 10초 간의 묵념 시간도 가졌다. 외국인 선수의 부친상에 구단 차원에서 이렇게 추모의 뜻을 표하는 장면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당시 안양 선수단은 벤치에 조나탄의 유니폼을 걸어놓고 경기에 임했고 조나탄을 위한 추모 세리머니도 계획했다. 골을 넣을 경우 조나탄의 유니폼을 들어올리며 세리머니를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대전전에서 안양의 골은 터지지 않았고 추모 세리머니를 하지 못했다.

그 와중에 조나탄은 무사히 장례식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시차 적응과 컨디션 조절을 위해 서울이랜드전에는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우형 감독은 “다음 경기에는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나탄은 동료 안드리고와 함께 목동종합운동장을 찾아 소속팀의 경기를 지켜봤다.

조나탄은 경기 전 선수단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나의 아버지는 내가 안양에 온 이후 새벽에도 안양의 경기를 항상 챙겨보셨다. 모든 경기를 보셨다”라면서 “아마 아버지가 하늘에서도 안양의 경기를 보고 계실 것이다. 우리 아버지를 위해 100%로 뛰어주기를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안양은 2-3으로 패했지만 이우형 감독이 “지친 기색이 눈에 보여 안타까웠다”라고 할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전반 38분 안양이 1-1 균형을 맞추는 골을 넣었다. 정석화의 슈팅이 서울이랜드의 골망에 꽂혔다. 이후 안양 선수단은 다같이 모여 조나탄의 유니폼을 펼쳐들었다. 조나탄을 위로하는 세리머니가 공교롭게도 조나탄의 눈 앞에서 펼쳐진 셈이다. 조나탄 입장에서는 많은 감정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아쉽게도 안양은 이날 경기에서 2-3으로 패했지만 조나탄은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동료들의 세리머니를 볼 수 있어서 매우 행복하다”라면서 “돌아가신 나의 아버지께서 하늘에서 내 친구들의 세리머니를 분명히 보셨을 것이다. 나는 아버지께서 분명 행복하셨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라고 말했다.

안양은 2위 싸움에서 한 발 밀려나며 승격 플레이오프 경쟁의 한복판에 놓였다. 그래도 안양은 이런 끈끈함이 있다. 아무리 바쁜 상황에서도 동료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하려는 노력과 마음이 있다. 이제 안양은 조나탄이 다시 돌아왔다. 동료들의 진심 어린 위로를 받았기에 그의 마음은 남다르지 않을까.

wisdragon@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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