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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양평=김현회 기자] 당신이라면 ‘Vanewijk jerry’를 어떻게 읽겠는가.

25일 물맑은양평종합운동장에서는 2022 K4리그 양평FC와 고양KH의 경기가 열렸다. 이날 경기에서는 양평FC가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양평은 18승 6무 5패 승점 60점으로 선두 고양KH와의 승점차를 8점으로 줄였다. 양평은 올 시즌 ‘압도적 1강’ 고양KH를 두 번이나 제압하며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고양KH는 22승 2무 5패 승점 68점으로 선두를 이어갔지만 이날 무승부만 거둬도 승격을 확정지을 수 있는 상황에서 이 기회를 다음 경기로 넘기게 됐다.

이날 경기에서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다. 양평FC가 1-0으로 앞선 후반 23분 고양KH 배성재 감독이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정성현을 빼고 제리를 투입하는 전략이었다. 제리는 올 시즌 남동구민축구단이 해체되면서 고양KH로 이적한 외국인 선수다. 네덜란드 국적인 제리는 PSV 에인트호번 유소년 팀과 비테세 유소년 팀을 거쳐 2011년 성인 무대에 데뷔했다. 데 그라프샤프와 고어헤드 이글스 등에서 뛰었다.

제리는 네덜란드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활약했다. U-17 대표팀에서도 10경기에 나섰고 U-19 대표팀에서도 세 경기에 출장한 기록이 있다. 2020년 천안시축구단에 입단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은 제리는 남동구민축구단이 해체되면서 고양KH 유니폼을 입게 됐다. 김운이라는 걸출한 공격수를 보유한 고양KH는 제리를 주로 분위기 전환을 위한 교체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고양KH는 실점 후 곧바로 제리를 투입했다.

K4리그는 허술한 게 매력이다. 장내 아나운서 역시 전문적이지 않다. 장내 아나운서는 정성현이 빠지고 제리가 투입되는 순간 마이크를 잡았다. “고양KH 선수 교체 있습니다. 7번 정성현 선수가 나오고 73번”까지만 이야기한 뒤 정적이 흘렀다. 선수 명단에 제리의 이름이 영어로 표기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단순히 영어로 ‘jerry’라고 표기되지 않은 게 문제였다. 제리의 풀네임이 좁은 이름 칸 안에 빼곡이 써 있었다. 띄어쓰기도 없었다.

그의 풀네임은 ‘Van ewijk jerry’였다. ‘반 에위크 제리’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사전 준비가 부족했던 장내 아나운서는 “고양KH 선수 교체 있습니다. 7번 정성현 선수가 나오고 73번”까지 외친 뒤 선수 명단에 써 있는 복잡한 이름을 보고 당황한 것이었다. 결국 장내 아나운서는 ‘제리’라는 이름을 끝까지 외치지 못하고 마이크를 껐다. 장내 아나운서가 당황하자 고양KH 응원석 측에서는 “제리라고! 제리!”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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