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핫’한 양현준, 주차장 구석에서 만나 인터뷰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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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고양=김현회 기자] 정말 그 선수가 맞을까 싶었다.

대한민국은 2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축구대표팀 친선경기 코스타리카와의 맞대결에서 2-2로 비겼다. 전반 황희찬의 선제골로 앞서 나간 대한민국은 이후 코스타리카의 베네테에게 두 골을 허용하며 역전 당했지만 후반 손흥민의 프리킥 골로 동점에 성공했다. 코스타리카와 2-2로 비긴 대한민국은 오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카메룬과 한 차례 더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경기 종료 후 선수단은 경기장에 온 팬들에게 인사를 하며 화답했고 경기장 1층 로비에 설치된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선수들의 개별적인 인터뷰가 진행됐다. 선수들은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인터뷰에 응해야 했다. 손흥민과 김민재, 황희찬 등이 가장 인기가 좋았다. 오랜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손준호와 이날 선발로 출장해 권창훈 등에게도 취재진의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이들은 인터뷰를 마무리한 뒤 하루 외박을 받아 가족이나 지인, 에이전트 등의 차량을 타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선수들이 줄줄이 경기장을 빠져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주차장 한 구석에 대표팀 트레이닝복을 입고 마스크를 쓴 한 명이 서 있었다. 그 누구도 눈길을 주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자세히 가서 보고 깜짝 놀랐다. 바로 K리그에서 가장 ‘핫’하고 대표팀 발탁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이슈몰이를 했던 강원FC 양현준이었다. 이날 양현준은 경기에 나서지 못한 채 벤치에서 경기만 지켜봐야 했다. 그렇다고 양현준을 이렇게 나몰라라 하다니.

다가가 대화를 나눴다. 양현준은 “오늘은 누구도 나에게 인터뷰 요청을 안했다”고 웃었다. 이날 양현준은 경기에도 나오지 못했고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경기에 뛴 선수들에게 돌아갔으니 그럴 만도 했다. 양현준은 “오늘 외박을 받았는데 부모님이 이쪽으로 오기시로 해 기다리고 있었다”고 했다. K리그 영플레이어상 수상이 확실한, 요즘 K리그에서 가장 놀라운, 그리고 대표팀 발탁 자체로도 충격을 안겼던 그 떠오르는 스타가 주차장 한 구석에 서 있는 모습은 어색했다. 귀한 분과 누추한 곳에서 만났다.

최근에는 다가오는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는 게 강원FC의 일일 정도로 양현준을 만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인터뷰 공세가 쏟아지고 있지만 양현준과 강원FC는 경기력에 지장이 있을까봐 정중히 이를 고사하고 있다. 더군다나 대표팀 트레이닝복을 입은 양현준과의 단독 인터뷰는 귀한 기회다. 장소가 고양종합운동장 주차장 구석이었다는 게 이상할 뿐 양현준과의 단독 인터뷰는 그렇게 시작됐다. 다른 선수들은 다 공동취재구역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양현준과는 주차장 구석탱이에서 만났다.

이런 저런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다 “공식적인 인터뷰 한 번 하자”는 말에 양현준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양현준은 “오늘 경기에 나가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 이 자체로도 좋은 기회였다”면서 “오늘 형들의 경기를 가까이에서 보면서 많이 배우고 많이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많은 관중의 응원이 처음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정확히 말했다. K리그 1년차 신인이 이런 많은 관중 앞에서 뛰어본 적이 당연히 없다고 생각하고 던진 ‘우문’이었다.

양현준은 “토트넘전이 있었다”고 웃으면서 “그때 정말 많은 관중 앞에서 뛰어보고 오늘이 두 번째다. 그런데 여전히 이런 분위기는 적응이 안 된다. K리그도 템포가 빠르다고 생각을 하는데 해외에서 뛰는 형들하고 같이 해보니 그 템포를 따라가는 게 너무 힘들 정도다. 그래서 정말 대표팀에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우물 안 개구리였던 내가 형들을 통해 이렇게 얻어가는 게 많아졌다. 하나 하나 적응하고 배우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팀 K리그와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손흥민과 상대팀으로 만난 양현준은 이날은 손흥민과 한 팀을 이뤄 경기를 준비했다. 양현준은 “(손)흥민이 형은 무조건 골을 넣어준다는 믿음과 듬직함이 있다”면서 “형들이 나를 많이 챙겨주고 있다. 그런데 내가 원래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 아직도 어색한 형들이 많다. 그래도 (윤)종규 형하고는 이번에 대표팀에 들어와서 많이 친해졌다. 대화를 가장 많이 나눴다. (이)강인이 형은 대표팀에 와서 장난밖에 안 친다. 모든 게 장난으로 시작해서 장난으로 끝난다”고 웃었다.

양현준과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그의 전화기가 울렸다. 든든한 국가대표 공격수 신분으로 인터뷰에 응했던 양현준은 “잠시 전화 좀 받겠다”고 하더니 금방 어린 아이가 됐다. 그는 “응. 아빠. 나 여기 주차장이야. 손 들고 있으니까 이쪽으로 와. 알았어. 아빠”라며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전화 통화를 마무리했다. 양현준은 잠시 뒤 바리바리 챙겨온 짐을 아버지가 타고 온 차량 트렁크에 넣고 차량에 탔다. 그는 “오늘 외박을 받아서 부모님과 이 주변에서 저녁을 먹고 하루 묵은 뒤 내일 파주로 복귀할 예정이다”라면서 “카메룬전에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한 번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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