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의 대표팀 복귀’ 손준호 “펠라이니가 월드컵 꼭 가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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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고양=김현회 기자] 1년 만에 우여곡절 끝에 대표팀에 돌아온 손준호가 소감을 전했다.

대한민국은 2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축구대표팀 친선경기 코스타리카와의 맞대결에서 2-2로 비겼다. 전반 황희찬의 선제골로 앞서 나간 대한민국은 이후 코스타리카의 베네테에게 두 골을 허용하며 역전 당했지만 후반 손흥민의 프리킥 골로 동점에 성공했다. 코스타리카와 2-2로 비긴 대한민국은 오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카메룬과 한 차례 더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손준호는 이날 후반 20분 정우영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누볐다.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아 상대 공격을 차단하고 공을 배급하는 플레이를 펼쳤다. 후반 막판에는 결정적인 슈팅을 날리기도 했다. 경기 후 만난 손준호는 “거의 1년 만에 대표팀 경기를 치르게 됐다”면서 “영광스러운 자리다. 정말 다시 오고 싶은 곳이었는데 이렇게 오랜 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르게 돼 기쁘다. 그 동안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었는데 오늘 경기로 인해 그게 조금은 풀린 것 같다. 작년 9월에 대표팀에서 경기를 하고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손준호는 지난 시즌부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중국 슈퍼리그 소속인 손준호는 중국의 강력한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따라 대표팀 차출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지난 해 10월 벤투호 소집 때도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갈 경우 자가격리를 3주나 해야 해 발탁이 무산됐고 올 1월과 3월에도 같은 이유로 소집되지 못했다. 손준호는 “언제든 대표팀에 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면서 “한 번은 대표팀에 갔을 때 존재감을 보여주자는 마음가짐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준호는 “코로나19 여파로 중국에서 출국하지 못해 대표팀에 오지 못할 때도 나는 대표팀 경기를 현지에서 다 챙겨봤다”면서 “벤투 감독님의 축구가 어떻게 돌아가고 어떻게 변화를 주는지 파악하고 있으려고 했다. 중국에서 대표팀 경기를 보며 더 동기부여를 했다. 마음이 편할 수는 없었지만 중국행은 내가 선택한 길이다. 후회는 없다. 기회가 오면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하루하루가 정말 마지막인 것처럼 운동을 했다”고 전했다. 손준호는 지난 시즌 전북현대에서 맹활악하며 K리그1 MVP를 수상한 뒤 중국 산둥 타이샨으로 이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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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호는 이날 후반 결정적인 기회에서 때린 슈팅이 골문을 벗어났고 팀 동료들도 아쉬움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손준호는 “원래 욕심이 많은 선수는 아닌데 그 상황에서 머뭇거리면 빼앗길 것 같았다”면서 “그 상황에서 (정)우영이한테 패스를 하면 한 번에 슈팅을 때리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골키퍼를 봤을 때 모든 각도에 다 슛을 때릴 수 있다고 생각해 슈팅을 날렸는데 빗나갔다. 물론 그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마지막에 그 골을 넣었으면 나의 인생이 좀 달라졌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 아쉬울 뿐이다”라고 웃었다.

손준호는 지난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명단에 포함됐다가 부상으로 빠져야 했다.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수칙의 변화로 격리 기간이 7일+3일로 축소돼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게 됐지만 명단 포함 직후 중국 슈퍼리그 경기에서 무릎 부상을 당했다. 코로나19 방역 수칙이 완화됐지만 또 다시 대표팀 승선에 실패했다. 손준호는 “당시 동아시안컵은 구단에서 차출을 허가하지 않아도 되는 대회였는데 구단에서 허락을 해주고 배려를 해주셨다”면서 “부상으로 대표팀에 가지는 못했지만 구단에서 나를 어떻게 대해주는지 느끼게 된 시기였다”고 덧붙였다.

손준호는 중국 슈퍼리그에서 기대하는 유일한 월드컵 출전 가능성이 있는 선수다. 한때 유럽 무대에서도 맹활약하던 선수들을 거액을 제시하며 영입했던 중국 슈퍼리그는 재정 악화로 힘이 빠졌다. 손준호가 카타르월드컵에 출전한다면 중국 슈퍼리그 소속으로는 유일하게 월드컵에 출전하는 선수가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는 “구단주나 산둥 감독님도 모두 ‘네가 월드컵에 꼭 나갔으면 좋겠다’고 하더라”면서 “팀에서도 배려해 주니 이제 내가 보답하는 건 월드컵에 나가는 것이다. 팀 역사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손준호는 “산둥 구단 역사상 월드컵에 나간 선수가 없다고 들었다”면서 “산둥 구단 최초의 월드컵 출전 선수가 되고 싶다. 정말 많은 팬들과 주변 분들이 응원해 주신다. 같은 팀에서 뛰고 있는 펠라이니 또한 ‘나는 네가 월드컵에 갈 것 같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월드컵은 꼭 가봐야 하는 무대다’라고 응원해줬다”고 덧붙였다. 손준호는 에버턴과 맨체스터유나이티드 등에서 뛰며 두 차례나 벨기에 국가대표로 월드컵 무대를 밟은 마루앙 펠라이니와 산둥에서 팀 동료로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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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호가 벤투호에 승선하지 못하는 동안 정우영과 백승호 등이 벤투 감독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이날도 정우영이 선발로 출장했고 손준호가 후반 20분 정우영 대신 교체 투입됐다. 손준호는 “항상 대표팀 못 갔을 때도 대표팀 경기를 지켜봤고 또 그 자리에 (정)우영이 형이라든지 (백)승호가 발탁돼 뛰는 걸 봤다”면서 “동기부여가 확실히 됐다. 내가 대표팀에 못가는 건 여러 상황에 대한 변수도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나한테 원인이 있다고 생각했다. 중국에 있는 동안 정말 끊임없이 훈련했고 대표팀에 가면 뭔가 보여주자는 마음이었다. 이번 대표팀 소집이 나한테는 그래서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준호는 1년 만의 대표팀 복귀였지만 크게 어색함을 느끼지는 않았다. 그는 “내가 이 나이에 이제 적응을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또래 친구들도 대표팀에 많다. 감독님 스타일도 잘 알고 있다. 대표팀에 오니까 적응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내 장점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 수비적으로 많이 뛰고 수비할 때 상대 공격을 끊어주고 공을 반대쪽으로 길게 내주는 것이다. 감독님도 이걸 원하고 있다. 이런 장점을 잘 살려 경쟁자들과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 월드컵 본선에 가게 되면 강팀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렇다면 수비적인 부분이 더 좋아져야 할 것 같다. 나에게도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손준호는 “요새 들어서 캉테를 비롯해 내 포지션에서 비슷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 영상을 많이 지켜보고 있다”면서 “나는 롱킥도 좋아한다. 전방에 있는 (손)흥민이나 (황)희찬이 같은 스타일의 선수들과 플레이하는 게 재미있다. 패스를 통해 공간에 공을 찔러주는 플레이로 공격수들과 호흡을 보여줄 생각이다. 다가올 카메룬전에도 출전하게 된다면 오늘보다도 더 나은 플레이를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가올 경기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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