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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김귀혁 기자] 파이널 라운드 배정에는 어떤 원칙이 숨어있을까.

21일 프로축구연맹은 하나원큐 K리그1 2022 파이널 라운드의 일정과 대진을 공개했다. 올해 파이널 라운드는 다음 달 1일 낮 두 시에 펼쳐지는 FC서울과 대구FC의 34라운드 경기를 시작으로 10월 23일 오후 세시에 여섯 경기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파이널 A에 속한 여섯 개의 팀은 우승과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를, 파이널 B의 6개 팀은 강등을 면하기 위해 사력을 다할 전망이다.

일정이 공개되자마자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각 팬들의 환호와 성토가 뒤섞였다. 어떤 팬은 원정 연속 경기가 너무 많다며 울상을 지은 반면 다른 팀의 팬은 홈에서의 연속 경기가 많아 만족감을 드러냈다. 중요한 경기가 왜 평일애 배치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는 등 시즌 막판답게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렇다면 파이널 라운드 일정 수립에는 어떤 원칙이 있을까. 우선 연맹은 몇 가지 조건을 입력한 상태에서 컴퓨터로 일정을 배정한다. 이중 첫 번째 원칙은 모든 팀이 파이널 라운드를 포함해 19번의 홈경기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때 파이널 라운드 이전까지 치른 경기수는 33경기다. 따라서 17번을 홈경기로 치른 팀이 있는 반면 16번만 홈에서 경기한 팀들도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문제는 한 그룹 내에 16번의 홈경기를 치른 팀이 네 팀 이상 나왔을 경우다. 가령 파이널 A에서는 전북, 포항, 인천, 강원이 지금까지 16번의 홈경기를 치른 반면 울산과 제주는 홈에서 17팀을 상대했다. 이 경우 상위 순위에 있는 팀을 기준으로 전북, 포항, 인천에는 총 세 번의 홈경기를 배정한 반면 강원은 두 번의 홈경기만 치르도록 했다.

두 번째 조건은 정규 라운드에서 각 팀 별로 세 번씩 상대를 만난 가운데 두 번을 원정 경기로 치른 팀들은 가급적 홈 경기를 주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조건은 앞서 소개한 첫 번째 조건보다 차선 순위다. 예를 들어 울산은 파이널 라운드에서 두 번의 홈경기와 세 번의 원정 경기를 치러야 한다. 이렇게 되면 정규 라운드에서 인천을 상대로 한 번의 홈경기만 치른 울산은 이번 파이널 라운드에서 홈경기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첫 번째 조건에 의해 울산은 총 19번의 홈경기를 맞춰야 하기 대문에 인천 원정길을 떠나야 한다.

세 번째 조건과 네 번째 조건은 간단하다. 먼저 셋째 조건은 37라운드와 38라운드 중 한 번은 반드시 홈경기를 치러야 한다. 시즌 막판 형평성과 함께 마지막 경기는 홈팬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취지 때문이다. 여기에 가급적 홈경기나 원정 경기는 세 번 연속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파이널 라운드 다섯 경기 중 특정 팀에게 연속적으로 이점이나 불이익을 제공해주지 않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 역시 앞선 조건보다 후순위다. 홈경기 불가 일자와 함께 주요 경기의 일정 문제로 불가피하게 3연전을 치러야 하는 경우도 있다. 가령 수원삼성은 35라운드부터 세 경기 연속으로 홈에서 경기를 치르지만 성남FC는 반대로 원정을 세 번 연속 떠나야 한다. 이 외에 유일한 주중 라운드인 36라운드는 홈경기가 세 번인 팀의 홈경기로 치른다. 파이널 라운드에서 두 번 밖에 홈경기를 치르지 않는 원정팀을 배려하기 위해서다. 이외에도 홈 경기 개최 구단의 구장 사용 가능일 혹은 주중 FA컵 경기를 치르는 팀들을 위해서 하루 정도 더 휴식을 부여하는 등 여러 원칙을 고려한다.

여기에 우승 경쟁을 두고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 유력한 울산과 전북에는 특수한 사항을 적용했다. 먼저 두 팀의 '현대가더비'는 우승에 중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주말 라운드에 일정을 배정함과 동시에 최종 38라운드에는 각각 두 팀의 홈구장에서 경기를 치르도록 했다. 원정에서 경기를 치르는 팀이 38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할 경우 홈구장에서 세리머니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프로축구연맹 제공울산과 전북의 35라운드 역시 이 같은 원칙을 대입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정규 라운드에서 울산이 전북을 상대로 홈에서 한 차례만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이번 파이널라운드에는 울산의 홈에서 경기를 펼친다. 38라운드는 모두 두 팀의 홈경기여야 하고 36라운드는 주중 경기에 34라운드 역시 타이밍이 너무 빠르다. 남은 35라운드와 37라운드 중 37라운드에 배정할 경우 울산은 34라운드부터 3경기 연속으로 원정길에 나서야 한다. 이 원칙에 따라 두 팀의 대결은 35라운드로 정해졌다.

또한 포항과 울산의 '동해안 더비'는 주중 경기 낮 경기로 넘어갔다. 포항은 파이널 라운드에 제주, 울산, 강원을 상대로 세 번의 홈경기를 치러야 하는 가운데 38라운드는 울산의 홈경기여야 하고 35라운드는 '현대가더비'로 인해 진행이 불가능하다. 남은 34, 36, 37라운드 중 37라운드에 배정할 경우 37라운드와 38라운드를 두 번 연속으로 원정에서 치러야 하는 팀이 발생한다. 34라운드의 경우에도 원정 3연전에 나서야 하는 팀이 생긴다.

여기에 현재 포항은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홈구장 스틸야드의 전기실과 기계실이 침수되는 피해를 겪기도 했다. 이에 따라 경기장 조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상황이다. <스포츠니어스>가 포항 구단 관계자와 나눈 대화에서 다행히 잔디 상태는 좋기 때문에 경기 진행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탓에 K리그 최고 라이벌 전 중 하나인 '동해안더비'를 평일 낮에 봐야 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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