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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춘천=조성룡 기자] 정말 간절함이 통했다.

18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강원FC와 제주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홈팀 강원이 김영빈의 두 골에 힘입어 제주를 2-0으로 꺾고 승점 3점을 획득했다. 승리한 강원은 수원FC를 제치고 6위에 올라 파이널A에 진출했고 제주는 5위에 머물렀다.

이날 강원은 파이널A를 위해서는 다소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했다. 일단 무조건 상위 팀인 제주를 잡아야 했다. 그리고 다른 팀 경기 결과를 봐야했다. 울산현대가 수원FC를 꺾어야 강원은 파이널A 막차를 탈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 강원은 쉽지 않은 일을 해내고 말았다.

강원은 간절했다. 경기 세 시간 전 행사 리허설 때 배지봉 장내 아나운서는 멘트를 읽었다. "우리 강원이 제주를 2-1로 꺾고 파이널A 진출을 확정 지었습니다." 경기 끝나고 되짚어 본다면 소름이 돋을 만한 멘트였다. 배지봉 아나운서는 "따로 대본이 준비된 것은 아니었다. 경기 결과 멘트를 읽을 때 '감'으로 말한 것이었다"라고 웃었다.

배지봉 아나운서는 "사실 그 멘트를 리허설 때와 똑같이 실제로 읽기 위해서는 또다른 조건이 있었다"라면서 "확정지었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는 울산과 수원FC의 경기가 먼저 끝나야 했다. 만일 끝나지 않았을 경우 시간차를 두고 방송해야 했다. 그런데 울산 경기 또한 먼저 끝나서 이 말을 할 수 있었다"라고 귀띔했다.

강원 최용수 감독은 "다른 팀 경기 신경쓰지 않고 우리 경기에만 집중"한다면서 "그냥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쿨'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직원들은 그렇지 않았다. 강원의 경기를 지켜보면서도 한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에는 울산과 수원FC의 경기가 계속해서 틀어져 있었다.

결국 강원은 모든 조건을 충족 시키면서 파이널A 진출에 성공했다. 강원 구단 관계자는 "정말 떨려 죽는 줄 알았다"라고 그제서야 활짝 웃었다. '전용구장 건립'을 외치면서도 "일단 오늘은 파이널A에 진출해야 한다"라고 말하던 강원 서포터스는 더욱 신났다. 경기 종료 후 선수단 출입구 앞에서 장외 서포팅을 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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