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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ㅣ수원=명재영 기자] 이기제가 2022년 수원의 구세주로 기록될 수 있을까.

수원삼성이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2 33라운드 전북현대와의 경기를 치렀다. 이날 경기에서 수원은 전반 15분 오현규가 선제골을 터트렸으나 전북이 후반 15분 조규성과 후반 17분, 후반 40분 바로우에게 연달아 실점했다. 후반 추가시간 마나부가 페널티킥을 성공했지만 2-3 역전패로 경기를 마쳤다.

이기제는 경기 전 사전 인터뷰에서 "팀 전체적으로 최근 부진의 여파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파이널 라운드가 남아 있고 계속 좋지 않은 분위기로 흐르면 안 되니까 선수단 모두가 분위기를 끌어 올리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있었다"고 팀 상황을 전했다.

이날 수원이 상대하는 전북은 그야말로 수원의 천적이다. 수원은 전북을 이날 경기 전까지 리그 10경기에서 1승 1무 8패로 절대 열세였다. 지난해 5월 원정을 떠나 3-1 승리를 거둔 것이 10경기 중 유일한 승리다. 이 경기에서 이기제는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북에 유독 약한 것이 수원 선수단에 부담이 되진 않았을까. 이기제는 "지금 우리가 약팀이든 전북이든 상대를 따질 처지는 못 된다"면서 "일단 강등권 싸움에서 앞서나가려면 매 경기가 정말 절실하다. 모두 그 점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가 전북이라는 점은 의식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기제는 경기 전까지 리그에서 11도움으로 도움 1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요즘 이기제의 왼발 크로스는 상대가 알고도 못 막는 경지에 이르렀다. 이런 모습이 시즌 내내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이기제는 2월부터 6월까지 도움 2개를 올리는 데 그쳤다. 여름부터 왼발이 되살아나면서 9도움을 추가했다.

이기제는 "개인적으로 퍼포먼스가 안 나오다 보니까 훈련 강도를 더 높였다"면서 "팀 훈련이 끝나고 개인 훈련도 많이 했고 이렇게 이겨내려는 과정을 거쳐서 여름부터 결실을 본 것 같다"고 밝혔다. 이기제는 이날 경기에서 코너킥으로 오현규의 선제골을 도우면서 도움 기록을 추가했다.

기록을 추가했지만 같은 시간에 열린 강원FC와 제주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김대원이 2도움을 기록하면서 13도움을 기록해 2위로 밀려났다. 팀도 패배하고 기록 경쟁에서도 밀려 좋지 못한 날로 기억에 남게 됐다.

선수 본인의 심정은 여러모로 복잡했다. 이기제는 "일단 현재 도움왕 싸움을 잘하고 있기 때문에 신경이 쓰이긴 한다"면서 "도움을 올리면 팀에 보탬이 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동기부여의 수단이 된다. 물론 지금 상황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팀의 안정적인 시즌 마무리다. 아무리 타이틀이라도 팀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전했다.

수원은 이제 11위 위치로 파이널 B 그룹에서 눈물겨운 생존 경쟁을 펼쳐야 한다. 도움왕을 노리는 자원이 활약하고 있지만 팀은 추락하는 상황에서 이기제는 어떤 표정으로 2022년을 마무리할까. 이기제의 머릿속이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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