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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아산=김현회 기자] 충남아산과 FC안양가 경기 전날 연락을 취한 이유는 무엇일까.

충남아산FC는 17일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2 2022 FC안양과의 홈 경기를 치른다. 지난 라운드 서울이랜드와의 원정경기에서 0-3으로 대패한 충남아산은 이로써 최근 세 경기 연속 무승(1무 2패)을 이어가게 됐다. 이 세 경기에서 한 골을 넣고 7골을 허용했다. 올 시즌 12승 11무 12패 승점 47점으로 리그 6위를 기록 중이다.

이날 가장 특별한 사연을 가진 선수가 있다. 바로 충남아산FC 양정운이다. 양정운은 올 시즌 FC안양에 입단한 뒤 입지를 찾지 못하다가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충남아산으로 임대를 왔다. FC안양에서 단 한 경기에 나선 게 전부인 양정운은 충남아산 이적 이후 네 경기에 출장했다. 이날 양정운은 원소속팀과의 운명적인 경기에 나선다.

경기를 앞두고 만난 FC안양 이우형 감독은 알려지지 않은 소식을 전했다. 이우형 감독은 “어제 충남아산 구단에서 전화가 왔다”면서 “‘양정운이 선발로 경기에 나가도 상관없겠냐’는 것이었다. 최근에 전남과 김포의 선수 계약 문제도 있고 해서 민감한 부분이다. 최근에 임대 계약서에는 원소속팀과의 경기 출장 금지 규정을 넣을 수 없다. 내심 양정운이 안 뛰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긴했는데 그럴 수는 없다. 도의적으로 전화가 와서 ‘양정운이 우리와의 경기에 뛰는 건 당연히 문제가 없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우형 감독은 “양정운이 한 방이 있는 선수다”라면서 “오른발로 감아때리는 슈팅이 아주 예리하다. 그래서 ‘경기에는 나와도 되는데 골은 넣지 말라’는 말을 했다”고 웃었다. 최근 김포FC는 한 선수를 전남으로 이적시키는 과정에서 ‘원소속팀과의 경기에는 출장할 수 없다’는 불법적인 규정을 넣어 문제가 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충남아산 측은 FC안양 측에 도의적으로 임대 선수 출장 사실을 경기 전에 미리 전하면서 문제의 소지를 차단했다.

충남아산 박동혁 감독은 “정운이가 안양에서 우리 팀으로 임대를 와서 마음가짐이 분명히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그래서 선발로 기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하지만 안양 쪽에는 미리 이 사실을 전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규정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그래도 선수 임대를 보내준 구단에 대한 도의적인 차원이었다. 우리 팀에 FC안양에서 온 코치가 있어서 그쪽을 통해 미리 연락을 했다. 이거는 서로의 매너 문제다. 이상하게 이슈화를 하지 말아달라”고 웃었다.

박동혁 감독은 “나도 일본에 있을 때 감바오사카에서 가시와레이솔로 이적을 했을 때 감바오사카와의 경기에서는 뛸 수 없다는 조항이 있었다”면서 “이 부분이 민감할 수도 있어서 이번 경기를 앞두고 경기 전날 한 번 더 안양 쪽에 전달했다. 나와 안양 감독님, 코칭스태프는 다들 관계가 좋다. 매너라고 생각해 경기 전에 소통을 좀 했다”고 전했다.

경기를 앞두고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양정운은 “전에 있었던 팀을 상대하기 때문에 누구보다 안양을 잘 알고 있다”면서 “오늘 그에 따른 대비를 많이 했다. 부담 없이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양정운은 공격수로 선발 출장한다. 22세 이하 자원인 양정운은 “초반에 들어가서 상대 수비를 많이 괴롭혀달라는 주문을 받았다”면서 “전방에서부터 흔들어 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양정운은 “경기 전에 안양 형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면서 “경기장에서 만나면 반가울 것 같다. 그런데 오늘 내가 경기에 나선다는 이야기는 일부러 안 했다. 선발 명단을 유출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그냥 안부 인사만 주고 받았다. 선발 출장한다는 말을 목구멍까지 나왔는데 잘 참았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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