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서울월드컵경기장=김귀혁 기자] 황현수가 올 시즌을 돌아봤다.

10일 FC서울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수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31라운드 맞대결에서 박동진의 선제골과 일류첸코의 결승골로 정동호가 한 골을 넣는 데 그친 수원FC에 경기 막판까지 앞서 나갔다. 하지만 종료 1분을 남겨두고 상대 김현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결과는 2-2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이날 결과로 서울은 네 경기 연속 무승(2무 2패)에 빠졌다.

이날 경기 서울의 중앙 수비진은 이상민과 강상희가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선발 명단이 발표된 후 몸을 푸는 과정에서 강상희가 부상을 입으면서 결국 명단을 바꿔야 했다. 이때 안익수 감독의 선택은 황현수였다. 황현수 입장에서 지난 7월에 펼쳐진 22라운드 대구와의 경기에서 선발 출전한 이후 두 달여만에 선발로 나선 경기였다.

경기 종료 후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황현수는 "경기를 뛰다가 상태가 안 좋아져서 휴식을 취하는 와중에 다시 경기에 나서는 상황이었다"면서 "아무래도 (강)상희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대신 들어간 경기에서 전반전까지 활약하게 됐다. 팬분들 앞에서 오랜만에 나서서 반갑기도 했고 승리까지 가져왔다면 좀 더 뜻깊은 경기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 아쉽고 죄송한 마음이다"라며 경기 소감을 이야기했다.

그만큼 갑작스러운 출전이었기에 당황했을 수 있었다. 이에 황현수는 "상희가 다친 지 몰랐었다. 왜 그럴까 생각도 해봤다"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지금 필요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큰 생각 없이 들어가면 일단 호흡부터 빨리 터뜨리고 경기에 매진할 수 있는 컨디션을 만들자고 생각했던 것 같다"라며 갑작스러운 상황 속 경기력을 발휘하기 위해 노력했음을 밝혔다.

올 시즌 황현수는 이날 경기까지 일곱 경기에 나섰다.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 한 채 부상도 겹쳤다. 황현수는 "아직 시즌이 끝나지는 않았고 앞으로 경기가 있기는 하다"면서도 "부상도 겹치면서 혼자만의 시간이 많아서 아쉽기는 하다. 내가 팀에 좀 더 보탬이 되고자 지금 서울에 있는 것이고 수비수로서 팀을 이끌고 뒤에서 든든하게 지켜야 하는 포지션이다. 하지만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것은 나에게도 마이너스고 팀에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점에서도 마이너스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이날 황현수는 짧은 시간 속 끈질긴 대인마크를 선보이며 수원FC의 공격을 막아냈다. 갑작스러웠지만 그만큼 간절했기에 전반전만 출전한 것이 아쉬웠을 법했다. 하지만 황현수는 "사실 더 뛰고 싶기도 했다"면서도 "워밍업을 정상적으로 하지 못해서 근육이 조금 놀랐다. 더 뛸 수는 있었지만 감독님께서 다음 경기도 있으니 무리하지 말라고 하셨다. 오스마르도 출전할 수 있는 컨디션이 된다고 말씀하셔서 교체됐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다"라며 교체 이유를 밝혔다.

서울 팬들에게 황현수는 여전히 정이 많이 가는 선수다. 서울의 산하 유스인 오산고등학교 시절부터 2014년 서울에 입단한 뒤 지금까지 활약을 이어오고 있다. 서울에서 수많은 경험을 했던 황현수에게 올 시즌 팀에 대해 묻자 그는 "오늘 이겼다면 파이널 A로 갈 수 있는 희망이 있어서 필승의 의지로 왔는데 마지막에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황현수는 "이렇게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는 것이 계속 이어져 왔다"면서 "파이널 B 순위권에 머무는 기간이 꽤나 된 것 같은데 팀에 오래 머문 사람으로서 마음이 편치 않다. 고등학교 유스 시절부터 서울은 항상 상위권에서 우승을 다투는 팀이었다. 내가 이 팀에서 큰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것도 있어서 팀원들에게도 그렇고 개인적으로 너무 아쉽다"라며 현 서울의 상황을 말했다.

그러면서 황현수는 "부상으로 그렇게 긴 시간을 보낸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체력을 2주라도 쉬게 될 경우에 다시 끌어올려야 하는 단계가 있다. 이 때문에 복귀하는 기간이 오래 걸린다. 그래서 빨리 복귀하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그렇게 체력을 올리는 훈련이 훨씬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선수가 경기에 나서는 것을 볼 때마다 같이 뛰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물론 경기에 나서는 것이 제일 힘들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황현수는 남은 시즌 목표에 대해 "최대한 경기에 나서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면서 "작년도 그렇고 올해도 그렇고 공격 포인트도 올리지 못해서 아쉬움이 있다. 팀에 도움이 되려면 실점을 하지 않으면서 세트피스에서 득점이 필요할 것 같다. 그러면서 팀이 지금보다는 더 높은 위치로 갈 수 있도록 최대한 힘이 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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