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고양=조성룡 기자] 고양KH 김운의 득점왕 도전에 경쟁자가 '단일화'를 선언했다.

3일 고양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2 K4리그 고양KH축구단과 대구FC B의 경기에서 홈팀 고양이 대구를 3-2로 꺾으면서 승점 3점을 챙겼다. 전반전 고양이 최치원과 정희웅의 골로 앞서갔고 대구가 안용우의 만회골로 추격했지만 후반 막판 고양 구현우가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으면서 승부를 갈랐다. 대구는 정치인이 한 골을 더 넣으며 마지막까지 따라갔지만 뒤집기에 실패했다.

경기 전날 고양 구단은 깜짝 발표를 했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 영입 소식이었다. 하지만 K4리그에서는 상당히 무게감 있는 발표였다. 인천남동축구단의 공격수 제리를 데려왔다. 단순한 외국인 공격수가 아니다. 남동에서 제리는 제법 많은 골을 넣으면서 활약해왔다. 따라서 고양KH의 공격력 강화가 기대된다.

일단 제리는 이날 열린 대구전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관중석 한켠에서 팀 동료들과 함께 경기를 지켜봤다. 배성재 감독은 "제리가 합류한지 4일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대구전 이후 2주 정도 시간이 있다. 그 때 훈련을 시켜 측면에서 조금 활용 해보려고 한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어찌보면 남동이 해체되면서 반사효과를 얻은 셈이다. 배 감독은 "전반기 때 우리와 경기할 때 측면에서 많이 흔들고 빠른 모습이 매력적이었다"라면서 "전력강화실장과 이야기를 했다. 남동이 해체가 되어 팀을 옮겨야 한다면 다른 팀보다는 우리 팀에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예의주시하고 있었는데 사무국에서 빨리 움직여 주셨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적을 완료한 제리는 대구와의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경기 후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제리는 "고양 선수단이 굉장히 많은 환영을 해줘서 기쁘다"라면서 "지금 고양에 합류해 한 주 동안 훈련을 처음 해봤다. 확실히 우승을 노리는 팀이라 위닝 멘탈리티가 굉장히 좋은 것 같다"라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사실 제리는 남동의 해체라는 아픔을 겪는 바람에 고양에 입단할 수 있었다. 제리는 과거를 회상하면서 "남동에 있을 때는 어려운 시간을 많이 보냈다. 성적이 좋지 않다보니 팀 동료들과도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라면서 "하지만 서로 마음을 다잡으면서 점차 좋아졌다. 내가 골을 넣기도 했고 이긴 경기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해체가 됐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제리는 "리그 중간에 더 이상 리그를 뛸 수 없다는 사실이 굉장히 유감스러웠다"라면서 "더 이상 뛸 수 없게 된 와중에 고양에서 내게 입단 제의를 했다는 것 자체가 매우 행복했다. 이제 우승을 목표로 하는 고양에서 뛴다. 시즌 끝까지 최대한 열심히 하겠다.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제리는 자신보다 더 많은 골을 넣고 있는 김운을 도와야 하는 처지가 됐다. 라이벌이 이제는 팀 동료가 된 것이다. 이 이야기를 꺼내자 제리는 웃으면서 "내가 고양에 왔으니 이제는 내가 골을 넣는 것보다 김운이 득점왕을 할 수 있도록 보조 역할을 충실히 하고 싶다"라면서 "나는 엑스트라다"라고 강조했다.

이유를 묻자 제리는 "물론 골에 대한 욕심은 있다. 페널티킥 기회가 오면 내가 차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올 시즌은 사실 많은 시간이 남지 않았다"라면서 "다른 팀 동료들에 비해서 나는 고양에 더 적응을 해야하는 단계다. 선수들과 더욱 친해져야 한다. 일단은 김운을 위해 돕고 그 다음을 생각해야 할 것 같다"라고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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