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의 원정 응원에 힘 내서 ‘포지션 변경’ 중인 대구B 안창민

[스포츠니어스 | 고양=조성룡 기자] 대구FC 안창민에게는 잊을 수 없는 하루였을 것이다.

3일 고양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2 K4리그 고양KH축구단과 대구FC B의 경기에서 홈팀 고양이 대구를 3-2로 꺾으면서 승점 3점을 챙겼다. 전반전 고양이 최치원과 정희웅의 골로 앞서갔고 대구가 안용우의 만회골로 추격했지만 후반 막판 고양 구현우가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으면서 승부를 갈랐다. 대구는 정치인이 한 골을 더 넣으며 마지막까지 따라갔지만 뒤집기에 실패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제법 많은 관중들이 찾아왔다. 특히 똑같은 유니폼을 맞춰입고 한 무리의 유소년 선수들이 K4리그 경기장을 방문했다. 성인리그 경기에 어린 선수들이 단체 관람을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대부분 유소년 축구 활성화 차원에서 홈팀의 초청 등을 받아 방문한다.

그런데 이 유소년 선수들은 원정팀 대구의 벤치 뒤에 착석했다. 그러더니 경기 전부터 큰 목소리로 “대구”를 외치기 시작했다. 대구 팬들도 쉽게 오기 어려운 K4리그 원정이다. 그런데 약 20명 안팎의 어린이들이 대구를 외치고 있었다. 그렇다고 이들이 대구 유니폼을 입은 것도 아니었다.

알고보니 이들이 찾아온 이유가 있었다. 유소년 선수들은 “안창민”을 집중적으로 외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수막 두 개를 연달아 펼쳤다. 여기에는 ‘대구FC 안창민 선배님을 항상 응원합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하단에는 ‘부평유소년 축구단’이라고 적혀 있었다. 안창민은 유소년 시절을 부평에서 보낸 뒤 프로의 꿈을 이뤘다. 후배들이 와서 홈 못지 않은 분위기를 연출한 셈이다.

안창민은 지난 2020년 자유계약을 통해 대구에 입단하며 프로에 입성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1군 공식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대신 B팀에서는 조금씩 신임을 받고 있다. 올해 그는 B팀의 주장직을 받았고 공격수에서 센터백으로 포지션도 변경했다. 대구 구단 관계자는 “안창민이 포지션을 변경한 이후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팀 내에서 상당히 주목해야 할 선수”라고 귀띔했다.

그렇다면 안창민은 이 현수막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경기 후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안창민은 “내가 나온 모교 선수들이 멀리서 응원하러 와줘서 정말 고맙다”라면서 “이겼어야 하는데 패배한 것은 너무나도 아쉽다. 앞으로 내가 더 잘해야 할 것 같다. 이렇게 지켜보는 사람들이 많으니 책임감이 커진다”라고 말했다.

안창민은 올해 포지션 변경을 하면서 주장까지 맡았다. 이래저래 쉬운 시즌이 아니다. 안창민 또한 “나는 지금까지 공격수만 해왔다. 그런데 센터백을 하면서 주장까지 맡았다”라면서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하지만 코칭스태프께서 나를 많이 훈련 시켜주시고 있다. 지금은 계속해서 배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공격수 본능은 여전히 살아있다. 안창민은 “경기가 지고 있거나 조금 답답할 때는 공격하고 싶은 마음도 문득 든다”라고 웃으면서 “하지만 나는 멀리 봐야한다. 센터백으로 더 훈련을 해야한다. 앞으로도 좋은 센터백으로 성장해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밝혔다.

결국 안창민의 꿈은 대구 유니폼을 입고 1군 무대에서 뛰는 것이다. 안창민은 “내가 B팀에서 경기를 주로 뛰고 훈련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내게도 분명히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현재 주어진 매 경기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 센터백으로 더욱 성장하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안창민의 소속팀인 대구는 홍정운과 정태욱, 조진우 등 훌륭한 센터백 자원이 많은 팀으로도 유명하다. 그렇다면 안창민은 누가 제일 롤 모델일까? 마지막으로 이 질문을 하자 안창민은 제법 고민하더니 “홍정운”이라고 답하고 경기장을 떠났다. 고양 경기장을 떠나면서도 관중석에서는 어린이들이 계속해서 “안창민”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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