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양주=김현회 기자] 양주시민축구단의 홈 경기장에는 홈 팬들을 위한 특별한 배려가 있었다.

양주시민축구단은 28일 양주고덕구장에서 벌어진 2022 K3리그 청주FC와의 홈 경기에서 후반 43분 터진 심재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따냈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양주시민축구단은 11승 2무 11패 승점 35점으로 리그 7위로 올라섰다. 반면 청주FC는 7승 7무 10패 승점 28점으로 리그 13위를 유지하게 됐다.

이날 경기는 선선한 날시 속에서 진행됐다. 한 여름 무더위가 한풀 꺾인 초가을 날씨였다. 야외 활동을 하기에 너무나도 좋은 기온이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양주고덕구장이 산 속 한 가운데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모기와 날파리, 벌레가 극성을 부렸다. 오히려 더위가 한풀 꺾이자 벌레들은 경기장을 마치 안방처럼 날아다녔다. 이 경기장에 얼마나 모기가 극성인지는 경기장 화장실에 '에프키러'와 '홈키퍼'가 설치돼 있는 상황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스포츠니어스

한 관계자는 “매년 이쯤이 되면 경기장에 날파리가 말도 못하다”면서 “산 속에 있다보니 어쩔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관중을 위한 최고의 복지가 제공됐다. 바로 ‘모기향’이었다. 구단에서는 관중석 곳곳에 모기향을 배치해 관중에게 편의를 제공했다. 경기장 곳곳에는 모기향이 놓여져 모기와 벌레를 쫓았다.

물론 이 모기향은 본부석과 홈 응원석인 본부석 왼편에만 제공됐다. 원정팬이 모인 본부석 오른편에는 모기향이 제공되지 않았다. 이날 경기장에는 청주FC를 응원하기 위한 서포터스 네 명과 선수단 가족 등이 경기장을 찾았다. 원정석에 앉은 팬들은 90분 경기 내내 모기와 벌레를 쫓느라 경기에 집중하지 못할 정도였다.

모기향은 철저히 홈 팬을 위해서만 활용됐다. 모기향의 효과로 경기장을 날아다니던 모기와 벌레 등의 움직임은 눈에 띄게 느려졌다. 원정팬들이 벌레와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동안 홈팬들은 여유롭게 축구를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모기향과 축구장은 뭔가 어울리지 않는 구성이다. 한 관중은 모기향 냄새가 진동을 하자 “축구장이 아니라 장례식장에 온 것 같다”고 좌중을 웃기기도 했다.

산 속 한 가운데 위치한 양주고덕구장에서만 벌어지는 특별한 광경이었다. 또한 K3리그의 소소한 팬 서비스와 원정 팬에 대한 푸대접(?)이 만들어 낸 독특한 장면이었다. 모기향 냄새에 거부감을 느낀 관중이 푸념하자 한 관중은 이렇게 답했다. “이럴 때가 좋은 거야. 몇 달만 더 있으면 경기장에 벌레 한 마리 못 살 정도로 추워져.”

footballavenue@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