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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ㅣ수원=김귀혁 기자] 고명석이 '식빵 세리머니'에 대해 해명했다.

27일 수원삼성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23라운드 맞대결에서 상대 김진호, 임창우, 갈레고에게 실점하며 안병준과 오현규가 각각 한 골 넣었음에도 2-3으로 패배했다. 이날 패배로 수원은 2연승 행진을 마감함과 동시에 강원에 시즌 첫 패배(2무 1패)를 당했다. 순위 역시 기존 순위인 9위에 머물렀다.

경기 전 만난 고명석은 시즌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던 중 박건하 감독을 대신해 이병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자 점차 출전 시간을 늘려나가기 시작했다. 5월 전까지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초반에는 교체 출전 위주였지만 점차 선발로 자리 잡았다.

이 말을 전하자 고명석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을 때를 회상했다. 그는 "감독님이 바뀌고 나서부터 조금씩 교체로 들어가다가 점차 선발로도 조금씩 나서기 시작했다"면서 "그런데 중간에 한 번 부상을 당해서 4주 정도 쉬었다. 경기에 갑자기 나서다 보니 빨리 뛰고 싶은 마음이 컸다. 부상이 완전히 호전되지 않은 채 훈련도 조금밖에 하지 못했던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6일 수원FC전에서 교체 출전했다"면서 "몸이 준비가 안 되어 있다 보니 많이 힘들었다. 정신력도 많이 잃었고 체력도 받쳐주지 못하다 보니 마지막에 치명적인 실수를 하고 말았다. 다행히 그 이후에는 준비를 잘해서 골도 넣고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고명석은 지난 27라운드 수원FC전에서 후반전 시작하자마자 양상민을 대신해 출전했으나 경기 막판 치명적인 실수로 상대 라스에게 쐐기골을 내줬다.

이후 그는 이병근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고명석은 "키가 크고 속도도 빠른 내 장점을 감독님께서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면서 "사실 실수가 조금 많다 보니까 이를 줄이도록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 어려운 상황에서 공을 쉽게 걷어내다 보면 그다음부터는 잘할 수 있다고 격려해주신다. 훈련장에서도 헤더와 같은 개인 훈련도 시켜주신다. 그러면서 자신감도 많이 얻을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후 그는 "그동안 개인적으로 힘들었다. 축구를 안 할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준비를 많이 하고 있었다"면서 "훈련도 남들보다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지금도 비교적 좋은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더 잘 되고 싶은 마음도 있다. 예전처럼 돌아가기 싫어서 훈련을 더 열심히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도 발전하는 게 눈에 보인다. 감독님도 자신감을 심어주시다 보니 최근 경기에 나서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고명석은 현재 전진우와 상황이 비슷하다. 전진우 역시 이병근 감독 부임 이후 신임을 받으며 최근 계속해서 선발로 낙점받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 둘은 군대 동기이기도 하다. 지난 2019 시즌을 끝으로 고명석과 전진우는 상무에서 군 복무를 수행했다. 복귀 역시 같은 날에 이뤄졌으나 이렇다 할 활약을 선보이지 못하며 올 시즌 초반까지도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고명석은 "둘 다 상무에서 많이 힘들었다. 전역 이후에도 팀이 워낙 잘 짜여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우리가 들어가기 쉽지 않았다"면서 "이후에 (전)진우와 함께 계속 열심히 준비했다. 서로 '많이 힘들지만 열심히 하다 보면 기회가 오니까 준비 잘해보자'라고 이야기도 많이 했다. 그런 마음으로 준비하다 보니 이렇게 둘 다 경기에 나서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절치부심한 고명석은 지난 28라운드 성남FC와의 경기에서 득점까지 기록했다. 경기 결과에 따라서 최하위 성남에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할 수 있었기에 중요한 경기였다. 다행히 수원은 고명석의 선제골로 기선 제압에 성공하며 4-1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런데 고명석의 득점 후 세리머니가 화제였다. 하늘을 보며 크게 '식빵'을 외치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담겼다.

이 말을 전하자 쑥스러워 한 고명석은 "원래 욕을 그렇게 많이 하는 편은 아니다"라면서도 "지난 수원FC와의 경기에서 실수했던 게 떠올랐다. 그 한이 풀리면서 내뱉었던 외침이었던 것 같다. 그때 준비를 많이 못 한 상황에서 정신적으로 힘들었고 복귀 후에도 운동을 많이 하지 못해 준비가 부족했었다. 그런 상황에서 실수까지 나와 속상한 감정이 많았다"라며 세리머니 이유를 밝혔다.

다소 놀라운 고명석의 식빵 세리머니에 선수들의 반응도 이어졌다. 그는 "선수들이나 감독님이 '왜 이렇게 욕을 많이 하냐'고 다들 놀린다"면서 "(정)승원이나 진우도 많이 놀리고 (양)상민이 형도 누구한테 욕을 그렇게 하냐고 물으시더라. 지인들도 많이 놀렸다. 욕 세 번 하는 남자라고 하더라. 하필 카메라에 찍히는 상황에서 욕을 하고 말았다. 그래도 부모님은 세리머니에 대한 말씀은 안 하시고 고생했다고 해주셨다"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성남전 골은 직전 수원FC와의 경기에서 한 실수를 털어낼 정도로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고명석은 "팀도 득점이 많이 없었는데 내가 골을 빨리 넣다 보니 선수들도 살아날 수 있었다"면서 "이후 펼쳐진 제주전까지 공격진에서 두 골을 넣은 원동력 중 하나가 된 것 같다. 물론 제주전 가장 큰 승리 요인은 선수들이 준비를 잘하고 사력을 다해서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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