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인터뷰하고 있는 요코(좌)와 통역하는 이민아(우)

[스포츠니어스 | 인천 남동=김귀혁 기자] 요코의 인터뷰 통역에 이민아가 나섰다.

18일 인천현대제철은 인천 남동 아시아드 럭비구장에서 펼쳐진 2022 WK리그 경주한수원WFC(이하 경주한수원)와의 맞대결에서 전반 추가시간 손화연의 득점과 함께 후반전 경주한수원의 페널티킥을 포함한 맹공을 막아내며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인천현대제철은 2위 경주한수원을 승점 3점 차로 밀어내며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이날 경기 인천현대제철 승리의 큰 요인은 중원 조합이었다. 기존 이세은과 함께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 팀에 합류한 일본인 출신의 다나카 요코가 중원을 지배했다. 이세은이 전체적인 조율을 담당했고 요코는 그 앞에서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했다. 막 여름에 온 선수임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호흡을 과시했다.

김은숙 감독도 경기 후 요코에 대해 "이영주가 스페인 마드리드CF페메니노로 떠났다. 남궁예지가 오기는 했지만 부상을 많이 당했었다"면서 "축구는 결국 허리 싸움이다. 일본인 선수들이 공 다루는 기술이 좋지 않나. 그래서 이전부터 물색하고 있다가 마침 좋은 에이전시를 통해 요코를 소개받았다. 기존에 봤던 리스트에도 있었던 선수다. 한국에 들어오고 싶다고 해서 영입했는데 너무 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니어스. 인천현대제철 요코

요코는 <스포츠니어스>와의 인터뷰에서 "공격을 많이 하면서 1-0으로 승리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면서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선수들이 너무 착하고 친절했다. 시즌 도중에 팀에 들어왔는데도 어렵지 않았다. 축구하는 게 즐겁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전 스페인 생활에 대해 묻자 요코는 "스페인에서 몸싸움도 강했고 외국인 선수들도 많았다. 축구하는 게 굉장히 즐거웠다"라고 이야기했다.

김은숙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요코가 오기 전에 한국어를 미리 공부하고 왔다"면서 적응에 만족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 말을 전하자 요코는 "4월부터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일본인 친구가 한국에서 25년을 살아서 도움을 받고 공부했다"면서 "처음에 한국에 온다고 하니 그 친구가 한국 생활이 굉장히 재밌다고 말해줬다. 한국 요리도 만들어줬다. 삼겹살, 지짐이(전), 비빔면을 먹었는데 아주 맛있었다"고 밝혔다.

사실 요코와 그리 긴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다. WK리그는 경기 종료 후 공식적인 인터뷰 자리가 없다. 따로 기자가 나가 감독을 먼저 인터뷰 한 뒤 그 감독에게 선수를 요청하는 방식이다. 기자 역시 김은숙 감독과 대화를 나눈 뒤 요코의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런데 김 감독은 잠시 당황하는 표정을 짓더니 "우리가 통역이 따로 없다"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렇지 않아도 요코가 오기 전부터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했다고 하더라"라면서 "다행히 (이)민아나 (장)슬기처럼 일본에서 활동했던 선수들이 통역을 겸해서 요코를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김은숙 감독은 인터뷰 종료 후 요코와 이민아를 불러 인터뷰에 참여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민아도 갑작스러운 통역 업무에 당황하는 듯했다. 이민아는 일본 아이낙고베레오네사에서 약 두 시즌 간 활약했다. 하지만 그 기간 동안 부상으로 일본과 한국을 오가면서 일본 생활이 그리 길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이민아는 "요코가··· 어땠는지"라며 일본어와 한국어를 번갈아가며 열심히 통역에 응했다.

ⓒ스포츠니어스. 인천현대제철 요코

인터뷰 종료 후 이민아는 "통역은 내가 할 때도 있고 다른 선수들도 도와준다. 나 외에 슬기나 (홍)혜지가 일본에서 생활했었다"면서 "요코도 한국어를 혼자 공부해서 웬만한 말은 조금 알아듣는 것 같다. 옆에 있으면서 한국어와 일본어를 섞다 보면 눈치로 그 의미를 알게 되는 것 같다. 이제는 서로 조금씩 알아듣는 관계인 것 같다"라며 인터뷰 과정이 험난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민아는 "하찮은 일어 실력에 고생이 많으셨습니다"라며 요코와 함께 경기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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