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인천현대제철 김은숙 감독

[스포츠니어스 | 인천 남동=김귀혁 기자] 김은숙 감독에게는 디펜딩 챔피언의 여유가 풍겼다.

18일 인천현대제철은 인천 남동 아시아드 럭비구장에서 펼쳐진 2022 WK리그 경주한수원WFC(이하 경주한수원)와의 맞대결에서 전반 추가시간 손화연의 득점과 함께 후반전 경주한수원의 페널티킥을 포함한 맹공을 막아내며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인천현대제철은 2위 경주한수원을 승점 3점 차로 밀어내며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챔피언의 위용을 과시했던 경기였다. 경주한수원은 나히를 중심으로 전방으로 빠른 공격을 이어가며 인천현대제철을 압박했으나 인천현대제철은 노련하게 대처했다. 이세은과 요코는 중원에서 침착하게 공을 점유하며 경기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27일부터 9일까지 펼쳐졌던 '제21회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에서 경주한수원에 당한 결승전 패배를 완벽하게 설욕했다.

경기 후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인천현대제철 김은숙 감독은 "계속해서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났던 팀이기도 하고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많은 준비를 했다"면서 "그래도 준비된 게 그나마 조금 나온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사실 선수권대회랑 연관 짓고 싶지 않지만 결국 우리는 결승에서 패배했었다. 선수들도 많이 속상했을 것 같다"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래도 안타까운 점은 우리가 대표팀 소속 선수들이 많다. 체력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그래도 경험 있는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는 나로서는 너무 감사하고 기쁜 일이다. 오늘도 한 골 승부를 끝까지 지켜서 너무 뿌듯하다. 선수들이 해냈다는 점도 정말 너무 좋다. 확실하게 1위를 굳혔다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지난 여자축구선수권대회에서 인천현대제철과 경주한수원은 두 차례 맞붙었다. 한 번은 예선전에서 인천현대제철이 2-1로 승리했으나 이후 펼쳐진 결승전에서는 연장 접전 끝 1-3으로 패배했다. 김은숙 감독은 "만약에 경기를 연장전으로 간다면 힘들어질 거라고는 생각했다"면서 "대표팀에 차출된 열한 명의 선수가 일본에 갔다가 온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실점도 우리 실수가 많았다"면서 "그런 점 빼고는 경기 내용은 굉장히 좋았다. 선수들도 경기는 다 지배했음에도 득점을 하지 못해서 안타깝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경기를 준비하면서 두 번 울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비록 FA컵과 비슷한 느낌의 대회였지만 경쟁하는 팀을 상대로 패배하고 왔기 때문에 빨리 잊어버리고 싶었다. 리그에서만큼은 확실하게 이겨서 꼭 1위를 구축하자고 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왔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김은숙 감독은 "예선전에도 우리가 1.7군에 해당하는 선수들 상대로 경주한수원을 이겼다. 나는 그것만으로도 많은 거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축구는 결국 득점을 내야 하는 스포츠다. 그래도 경기 내용은 우리가 지배했다고 볼 수 있었다. 나는 결승전에서 그걸로 만족했다. 어차피 리그에서 또 만날 팀이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김은숙 감독은 이날 경기 승리로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오늘 경기만 봐도 안다"면서 "한 골이 전반전 추가시간에 나왔었다. 그만큼 우리 선수들이 얼마나 간절하게 준비했는지 볼 수 있다. 한 골 승부로 언제든지 동점이 될 수 있지만 결국 선수들이 끝까지 지켜냈다. 다른 팀들도 철저히 준비하겠지만 어려움이 닥쳤을 때 우리 선수들의 경험치는 절대 무시할 수 없더라. 내 입장에서는 정말 큰 힘이 된다"라고 밝혔다.

시즌 시작 전 김은숙 감독은 <스포츠니어스>와의 인터뷰에서 위협적인 상대를 두고 수원FC위민을 꼽았다. 2년 연속 경주한수원을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났기 때문에 그의 발언은 의외였다. 이 말을 전하자 김은숙 감독은 "여전히 지금도 같은 생각이다"라면서 "경주한수원을 상대로는 내용 면에서 이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수원FC위민에는 항상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아직까지도 신경 쓰인다. 굳이 순서를 매기자면 수원FC위민이 제일 까다롭고 그 다음이 경주한수원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마지막 말을 전했다.

gwiman@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