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이규로의 ‘K리그 200경기’, 그는 경기 후 피치서 쓰러졌다

[스포츠니어스 | 아산=김귀혁 기자] 이규로가 K리그 200경기를 기념하며 지난 시절을 돌아봤다.

17일 김포FC는 아산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2 2022 충남아산과의 33라운드 맞대결에서 후반 23분 김이석의 선제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김포는 최근 네 경기 연속 무승(1무 3패)의 고리를 끊어냄과 동시에 올 시즌 충남아산과의 맞대결에서도 처음 승리를 기록했다. 순위는 기존 7위를 유지했다.

김포는 올 시즌 K리그2에 처음 들어온 신생팀이다. K3리그에서 활약했던 시기가 있지만 프로 무대는 처음이다. 내딛는 발걸음 하나하나가 다 성장의 과정이다. 김포 고정운 감독도 매 경기 “우리 선수들은 성장하는 과정에 있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욱 기대되는 팀이다”라면서 선수들의 발전에 더욱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견을 전한다.

그런 김포의 상황답게 대부분의 선수들은 프로 경험이 적다. 대학에서 막 처음 온 선수들도 있고 이전에 프로팀에서 기회를 잡지 못하며 올해 처음으로 뛰는 선수들도 있다. 하지만 결국 ‘성장’이라는 단어에는 과정 속에 겪는 고통을 포함한다. 올해 김포도 그렇다. 분명 신생팀임을 감안하면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지만 경험 부족이 노출되며 경기를 내주는 경우도 제법 많았다.

그 점을 보완하기 위해 김포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베테랑 수비수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규로가 그 주인공이다. 이규로는 광양제철고를 졸업하고 이듬해 전남드래곤즈에서 프로 데뷔를 했다. 그 시기가 무려 2007년이다. 이후 FC서울, 인천, 전북, 서울이랜드 등 다양한 팀을 경험하며 프로에서 경험을 축적했다. 국가대표 역시 두 경기를 소화했다.

화려한 이력을 가진 그이기에 분명 김포로의 이적은 놀라웠다. 이제 두 달 정도 된 김포 생활에 대해 묻자 이규로는 “당연히 다른 구단보다는 어려운 여건임에는 분명하다”라면서 “어린 선수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많이 뛰는 축구를 주로 펼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베테랑으로서 김포의 어린 선수들을 보니 어떤 기분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조금 머뭇거리더니 작심한 듯 이야기를 꺼냈다.

이규로는 “나는 나이가 워낙 있다 보니 띠동갑 이상이 나는 선수들도 있다. 그런데 내가 어렸을 때 형들과 경쟁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 선수들의 노력은 조금 부족한 것 같다”면서 “분명 숙소도 없고 여건도 좋지 않다. 하지만 내가 어린 나이에 형들과 경쟁했을 때는 하루에 운동을 네 번 해도 될까 말까 한 생각 속에서 경쟁했다. 하지만 요즘 선수들은 주어진 시간에만 훈련을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정운 감독의 훈련은 강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규로는 “나도 처음에 왔을 때 감독님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었다. 나이가 있기 때문에 어떻게 훈련을 견딜까라는 생각이 많았다”면서도 “막상 와서 해보니 감독님께서 주축 선수들 위주로는 훈련량을 낮추면서 회복에 중점을 많이 두신다. 밖에서 유명한 훈련량 대비 지금은 그렇지 않은 편이라고 보면 된다”라고 전했다.

이후 이규로는 “내가 K3리그 포천시민축구단에 있다가 다시 프로로 올라왔다”면서 “그러다 보니 훈련량에 대한 우려는 거의 없었다. 어느 팀에 가든 어린 선수들과 경쟁할 마음이 있었다. 내가 처음 김포에 왔을 때가 경남에 1-6으로 패배한 직후였다. 마침 휴식기에 돌입하는 타이밍이었는데 정말 체력 운동 위주로 훈련을 많이 했다. 그런데 간절함이 있었고 감독님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는 경쟁을 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견뎌낼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간절함 덕에 이규로는 김포에 온 뒤 계속 경기에 나서며 팀의 핵심으로 발돋움했다. 그 과정 속에 지난 14일 경남과의 경기에서 K리그 200경기 출전이라는 금자탑을 달성했다. 이규로는 “내가 K3리그로 가면서 제일 아쉬웠던 것이 출전수가 190경기에서 멈췄다는 것이었다”면서 “어떻게든 200경기를 채우고 싶은 의지가 컸다. K3리그로 가면서도 후반기에는 다시 한번 프로 무대를 노려보고 싶었다. 감사하게도 고정운 감독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목표를 이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실 200경기에 출전했다는 것 자체가 비교적 순탄한 선수 생활을 했다는 뜻이기도 하다”라면서 “어쨌든 국가대표 생활도 해봤고 좋은 팀도 있어 봤다. 그런데 팀을 옮길 때마다 부상이 찾아와서 진작 달성했어야 할 200경기를 프로 15년 차에도 이루지 못했다. 결국 몸 관리를 소홀히 했던 것이 200경기 과정 속 아쉬움으로 남는다”라고 밝혔다.

그런 이유 탓에 이규로는 현재 많은 나이임에도 어린 선수들과 함께 경쟁하며 나아가고 있다. 그는 “솔직히 어렸을 때는 회복 자체를 거의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어린 나이니까 자동으로 몸이 회복될 것 같았다. 먹거나 쉬는 것도 소홀히 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요즘은 철저히 관리한다. 주위 형들이 나이가 들면 회복이 늦으니 근육 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하더라. 그래서 경기 끝나고 사우나에 가기도 하고 먹는 것도 장어나 삼계탕 위주로 해서 관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드디어 염원하던 200경기를 달성한 이규로. 그에게 남은 목표를 물어봤다. 이규로는 “솔직히 언제까지 프로팀에서 선수 생활을 할지는 모르겠다”면서도 “계속하는 날까지는 팀에 있는 후배들에게 나의 노하우나 장점을 알려주고 싶다. 아까 후배들에게 했던 쓴소리도 결국 이런 마음에서 우러나온 충고라고 생각하면 된다”면서 이야기를 마쳤다.

ⓒ스포츠니어스. 김포 이규로가 다리 경련이 나며 뒤늦게 부축을 받고 일어나는 모습.

경기 전 이규로의 말은 허풍이 아니었다. 경기 내내 활발하게 측면을 누비며 무실점 승리에 공헌했다. 경기 후 이규로는 다리 경련을 호소하며 코치진의 부축을 받고 일어나는 등 투혼을 불살랐다. 경기 후 고정운 감독은 “발목에 통증이 있어 빼려고 했는데 본인이 뛰겠다고 하더라”라면서 “다리 경련 나면서 앞으로 50경기는 더 뛸 선수다.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는 선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gwiman@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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