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나상호 광고가 지하철 역에 등장한 사연

ⓒ 인터뷰이였던 A 씨 제공

[스포츠니어스|김귀혁 기자] 왜 나상호의 광고가 게시된 걸까.

흔히 말하는 팬덤 문화가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분야는 아마도 연예계일 것이다. 팬덤 문화는 TV의 보급과 함께 대중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나오게 됐다. 특히 1990년대 HOT, 젝스키스, 신화 등 1세대 아이돌의 등장은 이 팬덤 문화를 촉진시켰다. 이들은 높은 충성심을 바탕으로 본인이 좋아하는 가수와 관련한 앨범이나 굿즈 등을 의무적으로 구매하기도 한다.

팬덤 문화는 사회, 문화적인 흐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1세대 아이돌이 등장한 1990년대의 경우 앨범 판매량 및 콘서트 흥행을 척도로 삼았다. 하지만 휴대폰 하나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세상이 다가오면서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떠오르고 있는 것이 지하철 광고다. 지난 2019년에 방영된 ‘프로듀스 101’의 방영을 말미 암아 지하철 광고가 활성화됐다.

지하철 광고는 본인이 좋아하는 아이돌이나 배우 등의 생일을 기념해서 역사의 벽에 설치된 화면으로 이를 축하하는 방식이다. 이른바 팬들이 펼치는 조공 문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이 같은 조공 문화가 K리그에도 나타났다. 주인공은 FC서울의 나상호였다. 오는 12일까지 게시될 예정인 해당 광고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역 응암행 DMC 방면 객차 출입구 기준 6-3 부근에서 내리면 찾을 수 있다.

사실 K리그에서 구단이 아닌 선수 개인이 아이돌과 같이 지하철 광고에 등장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FC서울 역시 이전에는 구단 일정과 관련하여 지하철 광고를 진행했었지만 이번 나상호 광고는 한 개인이 직접 게시한 것이다. 도대체 어떤 이유에서 해당 광고를 게시한 것일까. <스포츠니어스>는 이 광고를 기획한 팬(이하 A씨)과 이야기를 나눴다.

ⓒ A씨 제공

먼저 광고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 묻자 그는 “원래 나상호가 우리 팀으로 오기 전부터 FC서울을 열심히 응원하고 있었다”면서 “그런데 나상호가 국가대표에서 경기를 하고 나면 좋지 않은 댓글들이 달리는 경우가 있다. 그로 인해 약간 의기소침해하는 것이 눈에 보인 느낌이었다. 팬들 입장에서는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했고 나도 그렇게 느껴왔다”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데 마침 K리그 올스타전을 하는 시점(7월 13일)부터 해서 한 달 뒤가 나상호의 생일(8월 12일)이더라”라면서 “한 달 동안 광고를 게재하면서 FC서울에 이런 선수가 있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선수에게도 나뿐만 아니라 서울을 응원하는 모든 사람들이 다 응원하고 있으니 자신감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광고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실 이 팬은 광고의 구체적인 시기를 올스타전 이전으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원래 광고하기로 마음먹었던 시점은 5월 정도로 생각했었다”면서 “이후에 광고를 게첨 하기 위해 업체에 물어봤더니 6월 정도가 되어야 정확하게 일정이 나온다고 하더라. 그런데 마침 7월 13일에는 올스타전을 한다고 하니 그때 맞춰서 하면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A씨는 “사실 서울을 응원하는 팬들 뿐만 아니라 해외 축구를 위주로 보는 분들에게도 나상호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라며 당시의 심정을 전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나상호가 부상으로 인해 팀 K리그 명단에 뽑히지 못한 것이다. 그는 “나상호가 올스타전에 못 뽑힐지는 정말 몰랐다”며 웃음을 보인 뒤 “그래도 업체에 물어봤더니 딱 한 달까지만 광고를 걸 수 있다고 말했다. 나상호의 생일이 8월 12일이다 보니 예정대로 7월 13일부터 광고를 게첨 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A씨의 노력 덕에 서울월드컵경기장역 지하철에 내리면 나상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해당 광고에는 노란색 바탕에 ‘HAPPY SAGNHO DAY’라는 큰 글씨와 함께 ‘나상호 선수의 모든 순간을 응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왼쪽 하단에는 ‘support by 누나팬’, ‘photo by @jhtour_korea’라며 제작자와 사진 제공자를 의미하는 글이 첨부됐다.

제작 과정에 대해서 묻자 A씨는 “솔직히 내가 응원을 다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직장인이다 보니까 사진을 찍거나 선수를 쫓아다니지는 않는다”면서 “경기장에는 계속 갔는데도 막상 광고에 넣을 정도의 고화질 사진은 없더라. 그래서 ‘서울라이트(FC서울 팬 커뮤니티)’에 사진을 잘 찍으시는 분이 계셔서 그분에게 부탁하고 사진을 받았다. 포토샵은 같은 서울 팬 지인에게 부탁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금전적 부담은 없었을까. 사실 아이돌 팬들의 경우 각자의 팬 클럽에서 모금 형식을 통해 광고를 게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A씨의 경우 모금 없이 직접 광고를 게첨 했다. 이에 대해 묻자 그는 “각 지하철 호선마다 광고를 담당하는 회사가 따로 있더라. 그래서 월드컵경기장 역에 광고를 걸 수 있는 회사를 먼저 찾았다”며 운을 뗐다.

이후 그는 “역마다 가격 편차가 조금 심하다”면서 “신사역이나 삼성역 같이 유동인구가 많은 곳은 가격대가 많이 올라간다. 반면 월드컵경기장 역은 그렇게 단가가 비싸지 않았다. 30대 직장 생활을 하는 기준으로 놓고 보면 충분히 부담할 수 있는 가격대였다”고 덧붙였다. 실제 월드컵경기장역은 올해 6월을 기준으로 승하차 승객이 각각 5,704명과 5,861명이었던 반면 유동인구가 많은 삼성역은 승하차 수가 57,538명과 59,121명에 달했다.

ⓒ프로축구연맹

해당 광고의 주인공인 나상호 역시 광고가 게첨 된 것을 알고 있었다. A씨는 “아마 나상호가 광고를 직접 보러 가기는 어려울 테니 인스타그램 DM을 보내기는 했다. 이후에 선수가 고맙다고 답장이 와서 너무 좋았다”라고 말했다. 나상호는 A씨에게 ‘와우 정말 너무 멋지고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저이지만 이런 큰 선물을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생일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생일이 될 것 같습니다. 너무 감사드립니다!’라고 답변했다.

마지막으로 A씨는 “나상호는 성남에 있을 때부터 눈여겨보던 선수였다. 그런데 막상 우리 팀으로 오니 너무 좋았다”면서 “사실 선수 개인을 응원하는 팬이 아닌가 싶기도 할 것이다. 물론 서울 선수들 중에 더욱 애착을 갖게 된 선수는 나상호가 맞다. 하지만 나는 계속해서 FC서울을 응원하는 한 사람으로 있을 것이다”라며 자신이 서울 팬임을 강조하는 메시지와 함께 인터뷰를 마쳤다.

gwiman@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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