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의 고참’ 임창우 “어릴 땐 저도 형들한테 묻어갔죠”

[스포츠니어스|춘천=김귀혁 기자] 임창우는 요즘 젊은 선수들에게 느끼는 점이 많다.

10일 강원FC는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펼쳐진 대구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24라운드 맞대결에서 갈레고의 후반 40분 환상적인 왼발 슈팅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강원은 같은 날 30분 먼저 경기를 치렀으나 전북에 패배한 수원FC와 함께 승점 동률로 파이널 A 진출 희망을 밝혔다.

강원은 최근 K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팀 중 하나로 급부상했다. 화끈한 공격축구 때문이다. 양 쪽 측면에서 김대원과 양현준의 활약이 그 중심이다. 이 둘은 지난 7월에 펼쳐진 팀 K리그 대표팀에도 선발됐다. 특히 양현준은 전반전 화려한 드리블을 앞세워 토트넘훗스퍼의 라이언 세세뇽과 에릭 다이어를 무용지물로 만들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최근 강원 관련 기사와 콘텐츠의 중심은 김대원과 양현준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수비 쪽에서는 이와는 사뭇 다른 광경이 펼쳐진다. 2002년생인 양현준, 1998년생 발샤, 1997년생 김대원의 모습과 달리 수비진에서는 김영빈, 윤석영, 정승용 등 베테랑들이 다수다. 이날 선발로 나선 케빈을 제외하고 윤석영, 임창우, 정승용 김영빈 등 기존 핵심 자원들의 평균 연령은 한국 나이로 32세에 달한다. 많은 나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워낙 젊은 공격진 탓에 두드러져 보인다.

그 경험을 앞세운 이들은 최근 강원 경기에 지속적으로 나오며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특히 임창우는 올 시즌을 앞두고 부주장에 선임된 뒤 이날 경기까지 리그 25경기에 출전했다. 임창우는 2010년 울산현대에서 데뷔한 뒤 대전 임대를 거치면서 활약하다가 2016년 아랍에미리트의 알와흐다FC로 이적했다. 그렇게 중동에서 활약을 이어가던 중 코로나19라는 암초를 만났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아랍에미리트 리그가 중단된 가운데 그 해 상반기를 끝으로 계약기간이 만료됐다. 이후 임창우는 유럽 무대 진출을 타진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결국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그 이후 6개월가량을 무직 선수로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 기간 동안 임창우는 개인 훈련을 하며 시간을 보낸 뒤 지난 시즌을 앞두고 강원으로 이적했다.

경기 전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임창우는 먼저 스리백의 오른쪽 수비로 나서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임창우는 “스리백의 수비 중 하나로 자리 잡은 것은 프로에 오면서 처음 있는 일이다”라면서 “감독님께서 시즌 초 동계훈련 때 나에게 스리백에 설 수 있냐며 추천해주셨다. 처음에 적응이 쉽지는 않았지만 팀원들이 도와주다 보니 지금은 많이 적응됐다”고 밝혔다.

임창우는 이제 강원에서 2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부주장에 선임됐다. 그에게 부주장이라는 직책은 어떤 의미일까. 임창우는 “사실 주장은 좀 더 책임감이 있는 반면 부주장은 그렇게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막상 부주장을 하고 고참이 되다 보니까 좀 더 팀에 대한 애정이 생긴다. 경기장 안에서도 ‘어떻게 하면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라면서 팀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영에 대해 언급했다. 임창우와 같이 강원의 부주장 출신인 한국영은 시즌 초반 발목 부상으로 결장한 뒤 이후에도 무릎을 다치는 악순환 끝에 최근 복귀했다. 임창우는”(한)국영이 형은 주장이라는 직책을 떠나서 팀의 정신적 지주와 같은 존재다”라면서 “선수들도 국영이 형에게 많이 의지한다. 국영이 형도 선수들을 이끌려고 노력하시기 대문에 후배 선수들도 본받을 점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 사이에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최근 수비 진영에서 젊은 공격수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어떤 기분이 들까. 임창우는 “우리 입장에서는 너무 고맙다”면서 “사실 팀이 요즘 활약이 좋은 이유 중에 하나도 공격진에 있는 선수들이 수비를 헌신적으로 해주기 때문이다. 덕분에 수비수 입장에서는 편하다. (김)대원이나 (양)현준이는 공격 포인트도 많고 (이)정협이 역시 헌신적으로 많이 움직인다. 어린 선수들부터 고참에 이르기까지 모두 팀을 위해 활약하다 보니 좋은 결과로 나오고 있는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임창우의 원래 포지션은 오른쪽 측면 수비수다. 최근 강원에서 이 자리는 임창우 대신 올해 프로 데뷔를 한 김진호가 도맡고 있다. 임창우는 “(김)진호는 참 잘 받아들이는 것 같다”면서 “요즘 신인 치고는 정말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기장에서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내가 자세하게 조언하기도 한다. 조언을 할 때마다 진호가 워낙 잘 받아들이는 성격이라서 매 경기 발전하는 게 눈에 보인다”라고 언급했다.

이후 그는 “내가 진호 나이 대를 생각해보면 자신감이 많이 없었다”면서 “요즘에 어린 선수들이 잘하는 모습을 보면 대단하다고 느낀다. 내가 그 나이 때에는 형들에게 묻어가는 경향이 좀 강했다. 반면에 요즘 선수들은 본인들이 이끌어가려고 하는 모습이 있어서 참 대단하다고 느낀다. 다행히 나도 요즘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gwiman@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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