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전주=김귀혁 기자] 한교원은 동나이대 선수들을 보며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7일 전북현대는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현대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27라운드 '현대가더비' 맞대결에서 전반 7분 상대 엄원상에게 먼저 실점을 허용했으나 후반 13분 바로우의 동점골이 터지면서 경기는 1-1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이날 결과로 전북은 승점 1점 만을 추가하며 선두 울산과의 승점 차가 벌어지지 않은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전북의 전반전은 울산에 밀리는 양상이었다. 전반 7분 만에 상대 엄원상에게 실점한 뒤 전반 37분 구스타보의 페널티킥 기회도 울산 조현우의 선방에 막혔다. 하지만 후반전 달라진 모습으로 경기를 주도하는 가운데 바로우의 동점골까지 나오며 1-1 팽팽한 양상을 이어갔다. 물론 승점 6점의 차이가 나는 전북 입장에서는 꼭 승리가 필요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북은 나머지 한 장의 교체 카드를 두고 고민했다. 공격 자원인 문선민과 한교원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했다. 그리고 김상식 감독의 최종 선택은 한교원이었다. 한교원은 후반 37분 송민규를 대신해 운동장에 들어왔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김상식 감독은 이 선택에 대해 "울산의 뒷 공간이 많지 않았고 지난 경기에서 한교원이 골을 넣었다"라며 그 이유를 밝혔다.

경기 후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한교원은 "오늘 중요한 경기였는데 승리하지 못해 아쉬운 경기였다"면서 "경기 내용 면에서 100% 만족하지는 못한다. 그래도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생각하는데 승리하지 못해 아쉽다"며 소감을 전했다. 사실 한교원은 올 시즌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다. 시즌을 앞두고 동계 훈련에서 발목 인대 부상을 당하며 두 달가량을 쉬어야 했다.

이후 그는 지난 강원FC와의 경기에서 팀이 지고 있던 후반 추가시간 만회골에 성공하며 시즌 마수걸이 포를 신고했다. 한교원은 "우선 득점보다도 내가 경기에 나가고 조금이나마 시간을 늘려나가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린다는 것 자체가 좋은 기회인 것 같다"면서 "부상에서 돌아온 지는 두세 달 됐다. 그동안 컨디션 난조라기보다는 내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렇다면 어떤 마음가짐 속에서 경기 출전을 준비했을까. 한교원은 "다른 팀에 있는 동나이 대 선수들을 보면서 자극을 받았다"면서 "제주의 주민규나 인천의 이명주가 그렇다. 대구에 있는 홍철 역시 월드컵에 도전하고 있다. 그 선수들은 팀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꼭 필요한 선수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나는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자극이 됐다. 그런 것들을 보면서 더 많이 준비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교원은 2011년 인천유나이티드에서 프로 데뷔한 후 2014년부터 지금까지 전북에서 활약하고 있다. 팀 내에서는 고참급에 속한다. 수많은 우승을 경험했던 한교원 입장에서 올 시즌 전북은 어떤 모습일까. 한교원은 "시즌 초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면서 "우리는 그 시절을 과도기라고 생각했다. 이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 전북이라는 팀을 지키지 못할 것 같다는 경각심을 갖고 어떻게든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래서 이날 선두 울산과의 경기는 중요했다. 경기 전 마음가짐에 대해 묻자 한교원은 "다른 경기도 중요하겠지만 울산과 우리는 원하는 목표가 뚜렷하다"면서 "챔피언을 위해서는 서로를 넘어야겠다는 생각이 있을 것이다. 따로 선수들은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각자 경각심을 갖고 있다. 그리고 내가 보는 전북 선수들은 오히려 이런 경기를 더 즐긴다. 따로 얘기하지 않아도 각자 준비를 잘하고 나올 것이라 본다"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한교원은 팀 내 베테랑으로서 전북의 DNA를 심어주는 것을 남은 시즌 목표로 삼았다. 그는 "나는 이 팀에서 오래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전북의 문화와 새로 들어온 선수들 간 융화를 하도록 해서 전북의 DNA를 심어줘야 할 것 같다"면서 "그 중심에서 내 역할은 현재 있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선수들과 경쟁을 통해서 건강한 팀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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