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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창원=조성룡 기자] 묘한 관계의 두 팀이 만나 FC안양이 웃었다.

8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2 경남FC와 FC안양의 경기에서 원정팀 안양이 아코스티의 결승골에 경남을 3-2로 꺾었다. 안양이 전반전 김동진 선제골과 상대 이준재의 자책골로 앞서갔지만 이후 경남이 티아고와 김영찬의 골로 균형을 맞췄다. 이후 후반 추가시간에 아코스티의 환상적인 골이 나오면서 안양이 웃었다.

양 팀은 올 시즌을 앞두고 선수를 많이 주고 받았다. 안양은 김동진과 백성동을 데려왔고 경남은 모재현과 하남을 수혈했다. 그러다보니 묘한 기류가 형성되기도 했다. 게다가 안양에서 뛰었던 경남 고경민은 100번째 공격포인트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백성동의 경우 지난 경남전에서 득점 이후 세리머니를 했기 때문에 묘한 신경전도 있었다. 경기 전 백성동에게 세리머니에 대해 묻자 그는 "내가 정말 그때그때 기분에 충실한 편이다"라면서 "골을 넣는다면 기분이 어떤지 봐야한다. 경기 전인 지금은 굉장히 기분이 좋다. 오랜만에 이 경기장에 와서 그런 모양이다"라고 말했다.

고경민 또한 대기록을 친정팀 상대로 달성하기 위해 분주했다. 그는 "안양 상대로 골을 넣으면 세리머니를 해야할지 고민이다"라면서 "안양 팬들께서 이해해주리라 믿는다"라고 웃었다. 골을 넣으면 100번째 공격포인트 대기록 달성의 기쁨을 표출하고 싶다는 의지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서로 선수를 주고받은 싸움에서 안양이 웃었다. 경남의 경우 고경민의 100번째 공격포인트는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고 모재현 또한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반면 안양은 김동진이 한 골을 넣은 다음 자책골까지 유도하며 맹활약했고 백성동 또한 부족함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나름대로 평온하던 창원축구센터도 안양에 첫 골을 실점한 이후 조금씩 분위기가 뜨거워졌다. 백성동이 공을 잡을 때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김동진이 선제골을 넣고 자책골마저 유도하자 창원축구센터 안에서는 속상한 마음의 비명소리가 울리기도 했다. 반면 안양은 축제 분위기였다.

다들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묘한 이런 관계는 이날 경기의 또다른 재미였다. 심지어 경기 내용마저 다섯 골이 터지면서 화끈했다. 이우형 감독은 기자회견장을 떠나며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고경민이하고 모재현이에게 골 먹히면 안된다고 했는데 잘 통해서 이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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