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아산 선수들이 홈 경기 때 두 번 출근하는 비밀을 공개합니다

ⓒ충남아산

[스포츠니어스 | 아산=김현회 기자] 충남아산FC 선수들이 두 번 출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충남아산은 7일 이순신 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2 광주FC와의 홈 경기에서 0-2로 패했다. 산드로에게 선취골을 허용한 충남아산은 후반 박성우가 퇴장 당하면서 수적 열세에 놓였고 결국 후반 종료 직전 마이키에게 한 골을 더 내주며 무너졌다. 이날 패배로 충남아산은 2연패의 기록하게 됐다. 충남아산은 10승 9무 8패 승점 39점으로 5위를 유지하게 됐다.

이날 경기는 저녁 7시에 시작됐다. 충남아산 선수들은 오후 4분 40분경부터 5시까지 각자 경기장으로 모였다. 자신의 차를 이용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이었고 팀 동료의 차를 얻어타고 온 이도 있었다. 이들은 경기장 앞에 주차를 한 뒤 2층 출입구로 들어가 1층에 있는 선수단 라커로 향했다. 선수단이 구단 버스를 타고 한꺼번에 이동해 우르르 내리는 보통의 모습과는 다른 이례적인 모습이었다. 유강현도, 송승민도, 박동혁 감독도 이렇게 따로 경기장에 왔다.

그런데 이들은 방송사가 제공하는 화면에서는 다같이 선수단 버스를 타고 내리는 모습이 나왔다. 이상한 광경이었다. 이미 경기장에 각자 따로 다 모였는데 선수단이 다함께 버스에서 내리는 모습은 전혀 앞뒤가 맞질 않았다. 방송사 제공 화면에서는 선수들이 한 명씩 버스에서 내려 경기장으로 입장하는 모습이 담겼다. 여기에는 앞서 소개한 것처럼 각자 경기장에 온 유강현과 송승민, 박동혁 감독 등 모든 선수단이 담겨 있었다.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

이들은 두 번 출근한 것이었다. 선수단 숙소나 클럽하우스가 따로 없는 충남아산 선수단은 각자의 집에서 생활한다. 홈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각자 경기장으로 알아서 시간에 맞춰 출근을 해야한다. 방송사나 사진 기자가 원하는 선수단이 버스에서 함께 내리는 모습이 연출될 수 없다. 그렇다고 선수단 버스가 셔틀 버스마냥 각자 선수단을 태우러 집으로 향할 수도 없다. 방송사와 사진 기자 등이 원하는 ‘그림’을 담을 수 없다는 게 구단의 큰 고민이었다.

경기 시작 두 시간 전 각자 경기장으로 ‘첫 번째’ 출근하는 충남아산 선수들의 모습. ⓒ스포츠니어스

결국 이들은 각자 경기장으로 출근해 라커에 모여서 선수단 버스에 올라탄 뒤 경기장을 한 바퀴 돌고 함께 경기장에 내리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버스에 선수단이 다 올라타면 경기장 주변 한 바퀴를 도는 시간은 1분에 불과하다. 훈련과 경기에 필요한 용품은 이미 다 라커에 둔 채 몸만 선수단 버스에 올라 한 바퀴를 돌고 내린다. 이들은 지난 해부터 방송사와 사진 기자 등의 의견을 담아 이렇게 두 번 출근하는 일을 하고 있다. 원정경기 때면 전국을 돌며 제 역할을 다하는 선수단 버스는 홈 경기 때면 이렇게 1분만 활용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두 번째 출근이 아주 무의미한 것만은 아니다. 지난 해부터 홈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이런 패턴을 반복하게 되면서 선수들에게도 루틴이 됐다. 선수단 버스가 경기장을 한 바퀴 도는 데는 1분밖에 걸리지 않지만 일찍 경기장에 도착한 선수들은 먼저 버스에 타 자신만의 방법으로 경기를 준비한다. 유강현은 먼저 버스에 타 명상을 하고 김혜성은 꼭 스마트폰으로 축구 동영상을 본다. 이제는 폴 포그바의 동영상을 버스에서 보는 게 루틴이 됐다.

경기가 끝나면 선수들은 당연히 경기장에서 알아서 각자의 집으로 해산한다. 클럽하우스가 없어 일어나는 일이지만 어찌보면 가장 선진화 된 유럽 빅클럽의 모습을 닮아있다. 경기를 앞두고 텔레비전 중계 화면에 비장한 각오로 버스에서 내리는 충남아산 선수단의 모습은 사실 연출된 장면이었다. 이게 경기장 주변을 한 바퀴 돌고 1분 만에 다시 경기장에 돌아온 선수들의 모습이라는 건 이 기사를 보는 이들만 아는 비밀로 남겨두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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