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자기’ 대구 고재현 “경기 전 동료들이 제 다리 만지며 행운 빌어요”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대구=김현회 기자] 대구FC 외국인 선수들이 고재현의 다리를 만지며 경기 전 의식을 치른 이유는 무엇일까.

고재현은 올 시즌 21경기에 출장해 9골 1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탄성이 나올 정도로 멋진 골보다는 골대 앞에서 탁월한 위치 선정으로 밀어 넣은 골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별명도 ‘인자기’에서 따온 ‘고자기’다. ‘고자기’의 위치선정 능력은 지난 수원FC전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그는 팀이 0-1로 뒤진 상황에서 문전 앞 혼전 상황이 펼쳐지자 그대로 득점에 성공하며 올 시즌 9호골을 기록했다. 고재현 앞에 공이 떨어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올 시즌 그는 기가 막히게 골 냄새를 맡고 있다.

이날 수원삼성과의 경기를 앞두고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고재현은 “시즌을 치르다보면 팀 성적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면서 “시즌 초반에는 분위기가 좋지 않았는데 이후 다시 분위기를 회복했다가 다시 팀이 조금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선수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잘 준비하고 있다. 팬들께서도 열심히 응원해 주시기 때문에 분명히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최근 경기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그러면서 고재현은 최근 행운의 골을 연이어 터트리고 있는 기분에 대해 묻자 라커 분위기를 전했다. 고재현은 “방금 라커에서 세징야와 제카, 페냐가 나를 부르더라”면서 “그러더니 내 다리를 만지면서 자기들 다리를 내 다리에 막 비비더라. 어떤 이유인지는 대충 알 수 있었다. 통역 형한테 물어보니까 ‘너의 행운을 오늘은 좀 나눠갖자. 오늘은 꼭 이기자’고 하더라. 행운이라면 행운인 골을 요새 많이 넣었는데 그 행운을 외국인 선수들에게 나눠줬다”고 웃었다.

고재현은 ‘고자기’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을 전했다. 그는 “그렇게 위치선정을 잘해 한두 골 넣다보니까 우리 팀이 슈팅이나 크로스를 할 때 어떻게든 골대 앞에 있으려고 하고 있다”면서 “내가 앞으로 나가지 않으면 공이 골문 앞에 떨어져도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열심히 앞으로 찾아가니까 운 좋은 공이 내 앞에 떨어진다. (이)근호 형이 ‘성실한 선수한테 기회가 많이 온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재현은 가장 행운이 따른 골을 묻자 조금의 고민도 없이 지난 6월 전북현대와의 경기 당시 골을 꼽았다. 고재현은 “그때 케이타가 슈팅을 때리고 나온 공을 쉽게 골로 연결했다”면서 “수원FC와의 경기에서 넣은 골은 무릎으로 넣었다. 타이밍상 발로는 못 넣을 것 같아서 무릎으로 밀어넣었는데 그 골도 주변에서는 ‘얻어걸렸다’고 하지만 상황 자체는 쉽지 않은 골이었다. 하지만 전북전 골은 케이타가 워낙 돌파와 슈팅을 잘했고 공이 내 앞에 떨어져서 밀어넣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반대로 그가 올 시즌 가장 멋지게 넣은 골은 어떤 골일까. 고재현은 “지난 FC서울 원정경기에서 넣은 골은 행운의 골이 아니었다”면서 “그날 골키퍼 (오)승훈이 형도 ‘내가 골키퍼였어도 반응하지 못하는 슈팅이었다’고 해주시더라. 그 골은 올 시즌 9골 중 가장 멋지게 넣은 골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고재현은 지난 달 16일 FC서울과의 원정경기에서 제카의 침투 패스를 받아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한 바 있다. 상대 골키퍼가 전혀 반응하지 못하는 완벽한 타이밍에서 연결한 슈팅이었다.

고재현은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장한 바 있다. U-23 아시안컵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고재현은 특유의 공격 본능을 뽐내지 못했다. 고재현은 이 질문이 나오자 “요즘 들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라면서 “선수는 감독님 지시에 따라서 좋은 플레이를 해야한다. 내 포지션이 아니라고 핑계대고 싶지 않다. 아쉬운 플레이였고 공격수로 나섰으면 골도 넣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고 말하는 분들도 있지만 솔직히 그건 아닌 것 같다. 내가 그 자리에서 잘했으면 황선홍 감독님께서도 그런 이야기를 듣지 않으셨을 거다. 내가 부족했던 탓이다”라고 말했다.

절묘한 위치 선정에 운까지 더해져 올 시즌 펄펄 날고 있는 고재현은 평소에도 행운이 많이 따를까. 이 질문에 대해 고재현은 “평상시에는 운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다”라면서 “신발 응모도 많이 하는데 잘 안 된다. 그런데 가끔씩 큰 게 당첨된다. 나이키 사카이 베이퍼와플 블랙이 당첨된 적이 있다. 요새 시세가 160만 원 정도하더라. 평소에는 운이 좋다고 못 느끼는데 중요한 순간에는 운이 좀 따르는 것 같다. 올해 축구를 하면서도 힘든 시간을 잘 이겨내니까 운이 따르는 것 같다. 이게 시즌 끝까지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노력하면 늘 운은 따라온다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footballavenue@sports-g.com

이 기사의 단축 URL은 https://www.sports-g.com/PWRPq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