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부천=김귀혁 기자] 경남에서만 프로 생활을 한 손정현은 지금까지의 시즌을 어떻게 바라볼까.

1일 경남FC는 부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부천FC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2 30라운드 경기에서 전반 16분 고경민이 선제골을 기록했으나 이후 김호남의 동점골과 닐손주니어의 역전골, 그리고 송홍민의 프리킥 쐐기골에 무너지며 1-3 역전패했다. 이날 결과로 경남은 지난 안산그리너스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며 6위에 머물렀다.

이번 시즌 경남은 그 아말로 롤러코스터와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즌을 앞두고 실시한 동계 훈련에서 설기현 감독은 훈련 방식에 변화를 주며 절치부심했지만 시즌 초반 흐름이 좋지 못했다. 이후 윌리안과 에르난데스, 티아고라는 외국인 삼각 편대가 살아나면서 순위를 끌어올렸으나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 티아고를 제외하고 모두 팀을 떠나며 계획이 꼬이고 말았다.

윌리안과 에르난데스의 이탈 이후 경남에서 눈에 띄는 점은 공격력이었다. 한창 물 올랐던 화력에 비해서 확실히 떨어진 모양새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 전까지 경남은 다섯 경기에서 3승 1무 1패로 좋은 흐름을 보였다. 바로 손정현 골키퍼의 존재 때문이다. 전남과의 25라운드에서는 페널티킥을 막아내기도 하는 등 실점 위기에서 여러 차례 결정적인 선방을 선보였다.

손정현은 경남의 로컬 보이다. 경상남도 거제시에서 태어난 손정현은 거제와 통영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대학은 잠시 광주대로 갔으나 졸업 이후 그가 선택한 프로 첫 팀은 경남이었다. 이후 손정현은 군 복무 시절을 제외하고 줄곧 경남에서 뛰었다. 그가 있는 동안 경남은 K리그1으로 승격해 리그 2위를 기록하는가 하면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 나가기도 했으나 강등이라는 아픔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경남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손정현 입장에서도 올 시즌의 변화는 제법 크다. 이날 경기 전 만난 손정현은 "올 시즌은 준비한 거에 비해 아쉬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면서 "경기 준비도 열심히 하는데 시즌 초반에 우여곡절이 많아서 지금 순위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동계 훈련 때도 연습 경기에서 경기력이 좋았는데 시즌 초반에 부상 선수가 많았다. 지금은 떠난 윌리안이나 에르난데스도 컨디션 난조가 겹쳐 1 로빈 라운드 때는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남의 순위는 현재 6위다. 플레이오프권 순위와 하위권 사이의 딱 중간 위치다. 시즌 중반 공격력이 살아나면서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손정현은 "선수들끼리는 일단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기 대문에 남은 경기에서 승점을 쌓는다면 충분히 플레이오프권까지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선수단 내 분위기를 전했다.

그런 손정현도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의 변화는 아쉽다. 한창 경남의 강점인 공격력이 폭발하던 시점에서 그 핵심 역할을 수행하던 윌리안과 에르난데스가 한꺼번에 이적했다. 손정현은 "올 시즌은 참 쉽지 않은 것 같다"면서 "리그 초반에는 부상자도 많았는데 여름 이적시장에 팀의 주축이었던 외국인 선수 두 명을 내보냈다. 아마 시즌 도중에 외국인 선수 두 명을 보낸 것은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렇다고 해서 남아있는 선수들이 부족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여기에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도 충분히 역할을 해 줄 것이다"라면서 "올해처럼 시즌 중에 변화가 많은 적은 처음인 것 같다. K리그2에 있는 대다수의 팀들도 상향 평준화가 된 것 같은 느낌이다. 올해는 한 팀도 만만히 봐서는 안 되는 것이 가장 큰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손정현은 마지막으로 프로 생활 내내 자신의 유니폼에 붙어 있는 경남 엠블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경남은 집 같은 느낌이 많이 든다"면서 "처음에 여기에 와서 자리 잡는 것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다 보니 이제는 애착을 더욱 가지게 되는 것 같다. 어려웠던 시기도 결국 지나고 나니 다 경험이더라"라며 지난 시절의 회상과 함께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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