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김준형의 ’20-60-20′ 법칙 “나는 지금까지 60%에 머문 선수”

[스포츠니어스 | 부천=김귀혁 기자] 부천 김준형은 상위 20%를 향해 노력중이었다.

1일 부천FC는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경남FC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2 30라운드 맞대결에서 전반 16분 상대 고경민에게 실점을 허용했으나 김호남이 빠르게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이후 후반전에는 닐손주니어의 페널티킥 득점과 송홍민의 그림 같은 프리킥 득점에 힘입어 3-1로 역전승했다. 이날 승리로 부천은 리그 순위를 2위까지 끌어올렸다.

올 시즌 부천의 흐름이 예사롭지 않다. 1 로빈 라운드 종료 시점에서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7승 2무 1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시즌 초반 돌풍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특히 부천은 여름이라는 고비를 넘기지 못하며 시즌 초반의 상승세를 이어 나가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날 경기 승리한 부천은 리그 2위까지 올라서며 세간의 예상을 비웃고 있다.

이런 부천의 상승세에는 신구 조화가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김호남, 닐손주니어 등의 베테랑 선수들과 함께 기존 안재준, 조현택 등 젊은 선수들이 뭉치며 팀을 이끌고 있다. 보통 이와 같이 선수단 간 세대 차이가 많이 나면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선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리고 올 시즌 부천에서는 이 역할을 김준형이 맡고 있다.

김준형은 올 시즌을 앞두고 부천으로 합류한 가운데 이날 경기까지 리그 25경기에 출전했다. 사실상의 주전 멤버로 도약하고 있다. 경기 전 만난 김준형은 “지금까지 경기력에 굴곡이 제법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시즌을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뛰어본 적은 처음이다. 몸 관리나 체력 면에서 힘든 적도 많다. 그래서 주변 선수들이나 자문위원인 김주영 교수님께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김주영 교수는 운동 생화학 및 영양학 박사로 지난 4월 부천의 ‘스포츠 영양 자문 위원’으로 위촉됐다. 김준형은 “강사님 개인 연락처도 받아서 가끔 몸 관리에 대해 여쭤본다”면서 “선수들이 단체로 강의를 듣고 영양학적으로 회복하는 것에 있어서 몰랐던 부분을 많이 알게 됐다. 그 과정에서 습득한 지식을 나만의 루틴으로 만들어가는 것 같다”며 프로 데뷔 후 한 시즌 최다 경기에 나서고 있는 비결을 이야기했다.

그의 말대로 김준형은 부상이나 컨디션 관리 실패 탓에 한 시즌을 온전히 치른 경험이 많지 않았다. 그만큼 출전을 갈망했던 상황이었기에 기분도 남다를 터. 김준형은 “사실 경기를 뛰기만 하면 되게 좋을 줄 알았다. 그런데 출전하면서도 그 안에서 스트레스가 있다. 좀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든 것 같다”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래도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을 때를 생각하면 이런 스트레스가 훨씬 낫다”면서 “경기에 나서지 못했을 때는 정신적으로 많이 흔들렸다. 하지만 지금은 결국 내가 잘하면 되는 문제 아닌가. 나에 대한 만족을 못하기 때문에 나오는 스트레스이기 때문에 차라리 지금이 훨씬 나은 것 같다”며 웃음을 보였다.

김준형은 지난달 27일 구단과의 공식 인터뷰에서 인상적인 말을 전했다. 당시 그는 “감독님께서 팀 미팅을 하면 20-60-20 법칙에 대해 말씀하신다”라면서 “상위 20%는 팀을 이끌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 60%는 자신의 위치에서 자기가 할 일을 하는 선수, 남은 20%는 뒤로 처지는 선수들을 말한다.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상위 20%에 좀 더 많은 선수가 포진해야 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김준형이 생각하는 현재 본인은 어떤 유형에 속하는 선수일까. 이 말을 전하자 웃음을 보인 그는 “나는 상위 20%로 가려고 했지만 아직 60%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한다. 남은 경기에서 상위 20%로 올라가고픈 마음이 크다”면서 “경기장에서 내 위치는 수비형 미드필드다. 선수들과 말을 좀 더 많이 하면서 위치를 잡아줘야 하는데 이런 경험이 거의 처음이다. 그동안 내 플레이와 역할에만 신경 썼던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그 이유를 밝혔다.

올해 김준형의 변화는 비단 팀이 바뀐 것에 머무르지 않는다. 인생을 함께 하는 새로운 동반자가 생겼기 때문이다. 김준형은 지난 연말에 결혼식을 올리며 백년가약을 맺었다. 결혼 이후에는 계속해서 경기에 나서는 등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내가 결혼을 하고 나서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책임감이 생긴다”면서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이 굉장히 커진 느낌이다. 이제는 내가 이끌어가야 하는 가장의 위치에 있다. 그래서 경기장 안에서나 밖에서 더욱 신경을 쓰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후 김준형은 “경기 끝나고 집에 가면 아내는 내가 잘 하든 못하든 ‘수고했다’라는 말을 먼저 해준다”면서 “내가 기분이 조금 좋아 보이는 것 같으면 ‘오늘 경기 잘했다’ 혹은 ‘오늘 좀 하더라’와 같은 말을 많이 건넨다. 좋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을 때는 눈치를 보는 것 같기는 하다. 그래도 고맙다. 내 포지션이 경기장에서 주목을 받는 위치는 아니다. 그럼에도 아내는 내 입장에서만 봐주지 않나. 일반인인 아내가 잘했다고 하니 더 뿌듯한 것 같다”라며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말했다.

gwiman@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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