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20일 오전 10시 경 인천시청 맞은편에 세워져 있던 트럭

[스포츠니어스 | 김귀혁 기자] 20일 오전 10시 인천시청 정문 앞 거리는 한적했다.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은 출근을 한 이후였기 때문에 유동인구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런데 매미 울음소리만 들리던 이곳에 한 트럭으로부터 영상과 함께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영상 속에서는 인천유나이티드에서 2019년 중반부터 두 시즌 간 뛰었던 김호남이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인천유나이티드의 다큐멘터리인 '비상 2020' 4회의 일부 장면이었다. 주된 내용은 2020년 8월 사의를 표명한 전달수 대표이사를 구단과 선수들이 나서서 만류하는 것이었다.

이후 2년이 흘렀다. 2016년부터 매년 강등 걱정에 시달려야 했던 인천은 올 시즌 22라운드를 기준으로 5위라는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팬들은 조성환 감독과 함께 임중용 전력강화실장과 전달수 대표이사를 필두로 하여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전달수 대표이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시의 재정이 타격을 받자 본인의 연봉을 반납하는가 하면 적극적인 스폰서 유치로 구단 재정을 개선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팬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임하며 대표이사로서는 이례적으로 많은 지지를 받기도 했다.

그런 전 대표가 지난 12일 유정복 인천시장과의 면담 과정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이 소식이 들리자 인천 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특히 인천의 팬 커뮤니티인 '인천네이션'에서는 '인천유나이티드의 정상화와 전달수 대표의 임기 보장을 위한 트럭시위 모금 안내'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리며 시위를 예고했다. 보통 축구에서 팬들의 시위는 강경하면서도 직설적인 내용이 많다. 비슷한 트럭 시위를 했던 전북현대의 팬들 역시 모기업인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구단과 감독에 대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이번에는 똑같은 트럭 시위이기는 하나 그 느낌이 다르다. 지난 18일부터 시작해 22일까지 진행될 예정인 이번 시위의 주된 골자는 전달수 대표이사의 잔류를 호소하는 내용이었다. 트럭에는 '전달수 인천유나이티드 대표이사를 유정복 구단주님이 붙잡아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과 함께 네 가지의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유정복 시장에게도 '구단주님'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전 대표이사의 지지를 부탁하는 말을 전했다. 도대체 인천 팬들은 왜 이런 시위를 기획하게 된 것일까. <스포츠니어스>는 20일 오전 트럭 시위의 시작점인 인천시청에서 이를 주도한 신원용(25) 씨와 이지우(23)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인천 팬들에게 '전달수'란.

ⓒ스포츠니어스. 트럭에서 나오는 구단 다큐멘터리 '비상 2020'에서 전달수 대표이사의 모습.

대부분의 축구 팬들은 선수의 화려한 플레이나 감독의 전술 등에 매료돼 많은 사랑을 보낸다. 그런데 현재 인천 팬들의 주된 읍소는 전달수 대표이사로 향해 있다. 많은 팬들은 구단에 어떤 대표이사가 역임했는지 여부는 자세히 모를 뿐만 아니라 현재 대표이사가 누군지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인천 팬들은 달랐다. 전달수 대표이사가 사의를 표명하자 즉각적으로 트럭 시위를 계획하며 적극적인 잔류 의지를 표명했다.

특히 이번 시위는 인천 팬들의 커뮤니티인 '인천네이션' 운영진을 통해 자발적으로 이뤄졌다. 지난 12일 인천네이션 운영진은 트럭 시위를 펼치기 위한 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모금 게시글을 올렸다. 이후 목표 금액이 채워진 뒤 곧바로 계획에 착수했다. 주말에 여러 업체가 운영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모든 과정을 준비하게 된 것이다. 이들의 직업은 축구팬이 아니다. 사회에서 각자의 책무가 있다. 그럼에도 이들이 시위를 계획한 것은 전달수 대표이사의 '팬에 대한 마음'과 '팀의 변화' 때문이었다.

신원용 씨는 "정말 말 그대로 아버지와 같은 존재다"라면서 "선수들에게 아버지 같이 챙겨주시는 모습이 항상 인상적이었다. 2020 시즌을 앞두고 진행한 방콕 전지훈련에서도 자처해서 공을 주우며 선수들의 훈련을 도왔다"라며 전 대표를 치켜세웠다. 이후 그는 "올 시즌 수원FC 원정 경기를 앞두고 근처에서 뼈해장국을 먹고 있었다"면서 "그런데 갑자기 대표이사님과 임중용 전력강화실장님이 식당에 들어오셨다. 그리고 인천 유니폼을 입은 내 모습을 보고 먼저 손을 건네며 주먹 인사를 해주셨다. 이후에 실장님이 나가는 길에 '대표이사님께서 계산하셨다'고 말씀하셨다"며 전 대표와의 일화를 소개했다.

이지우 씨는 "내가 인천 축구를 본 지 거의 10년이 돼가는 것 같은데 솔직히 조용한 날이 거의 없었다"면서 "특히 성적으로는 항상 시끄러웠다. 그러다가 전달수 대표이사님이 온 뒤로 이적 시장에서 행보를 포함해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동안 많은 대표이사를 겪어 왔음에도 사실 팬들에게 이름이 기억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오히려 대표이사의 이름이 유명하면 부정적인 행적으로만 부각되는 경우가 많지 않나. 하지만 전달수 대표이사님은 여러 활동 속에서 팬들과도 많은 것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전 대표에 대해 평가했다.

팬들을 사랑하고 구단에 많은 족적을 남긴 대표이사와의 이별을 원치 않은 것이다. 여기에 이들은 시민구단이라면 불가피하게 겪어야 할 일과 함께 사퇴 시기의 아쉬움도 언급했다. 시도민구단은 정치적 요소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매 선거마다 구단주가 바뀌면 그에 따라 전임 시장으로부터 임용된 해당 직무자 또한 영향을 받는다. 올해 6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인천은 박남춘 시장에서 유정복 시장으로 구단주가 바뀌었다. 물론 전 대표의 사의 표명 과정에서 유정복 시장은 만류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변화를 지켜봐 온 팬들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짙다. 특히 전 대표이사는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2021년 말까지였던 임기를 작년 구단 이사회의 의결을 통해 2024년 12월까지 연장하기도 했다. 이지우 씨는 "팬들 입장에서 지치는 것은 무언가 변화를 줄 때마다 몇 년 주기로 인사의 변화가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꾸준히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지 않았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신원용 씨 역시 "사실 시즌 중만 아니었다면 이 정도로 반발이 나오지 않았을 거라고 본다. 시즌을 잘 치르고 있는 와중에 이런 말이 나왔기 때문에 그 반발이 더욱 큰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왜 '트럭 시위'인가.

ⓒ스포츠니어스. 트럭에서 나오는 구단 다큐멘터리 '비상 2020'에서 전달수 대표이사의 모습.

팬들이 시위를 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걸개다. 경기장에서 팬들은 흰 천에 라카를 휘갈기며 강렬한 문체로 의견을 전달한다. 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버스 앞에서 선수들과 대화를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이 택한 방식은 트럭 시위였다. 사실 팬들의 트럭 시위는 전북현대가 K리그 사상 최초로 진행했었다. 다만 그때와는 성격이 다르다. 전북의 팬들은 감독 및 구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노골적으로 낸 반면 인천 팬들은 청원의 의미가 더욱 컸다.

물론 트럭 시위가 시작되기 이전인 지난 16일 인천 팬들은 김천상무와의 원정 경기에서 걸개를 내걸었다. 비판보다는 소망의 의미가 컸다. 그럼에도 이들은 경기장 밖에서도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 신원용 씨는 "걸개는 주로 현장팀에서 많이 건다. 경기장 내에서 그분들의 역할이 있다고 본다"면서 "우리는 현장팀 소속이 아니다. 다만 경기장 밖이나 온라인상에서와 같이 외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우리의 몫이라고 나름 생각했다. 이전에 있었던 전북현대 트럭 시위에도 영향을 받아서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지우 씨 역시 "팬이라고 해도 각자 성향이 다르다고 생각한다"면서 "걸개를 만드는 현장팀의 경우에는 경기장에서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응원을 주도하시는 분들이다. 반면 우리는 커뮤니티 운영자로 그분들만큼 경기장을 많이 가지는 못 할 것이다. 다만 전북현대 팬들의 트럭 시위를 보면서 그 파급력이 굉장히 크다고 느꼈다. 뿐만 아니라 축구 외에 다른 분야에서도 트럭을 활용해 시위를 진행한 적도 많았다. 트럭 시위를 통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신 씨의 말에 덧붙였다.

구체적인 제작 비화도 밝혔다. 이 씨는 "화요일(12일)에 커뮤니티 내에서 대표이사님 관련 루머가 나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됐다. 그 분위기를 보고 운영진들끼리 어느 정도 이야기를 나눴다. 큰 틀에서는 언제 발표가 날지 모르니 빠르게 준비하자고 말했다"면서 "그런데 바로 수요일(13일)에 공식 기사가 나오더라. 그러면서 수요일부터 금요일 사이에 내용을 정리했다"며 진행 상황을 이야기했다. 신원용 씨는 "공식 기사와 함께 트럭 시위 관련 게시글을 보고 깔끔하게 운영진에서 일을 진행하는 것이 나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래서 무리해서라도 빠르게 진행했다"고 이야기했다.

문구 선정 및 디자인에도 나름의 고충이 있었다. 지난 전북현대 팬들의 트럭 시위에는 강하고 직설적인 문구와 함께 주요 단어를 빨간색으로 강조한 것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이번 트럭 시위 문구는 인천의 상징인 파란색과 검은색을 바탕으로 다양한 색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었다. '유정복 구단주님!'이라는 표현으로 시작한 호소문에도 모든 문장은 '주십시오'라는 어미로 마무리했다. '공공연하게 의사를 표시하여 집회나 행진을 하며 위력을 나타내는 일'이라는 시위의 사전적 의미를 생각해보면 꽤나 순화한 느낌이다.

이 말을 전하자 신 씨는 "지난주 수요일(13일)에 운영진들끼리 직접 만나서 틀을 짰다. 그때 모든 운영진들은 '과격한 문구는 자제하자'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면서 "현재 유정복 시장님의 입장은 전달수 대표님을 붙잡으려는 것으로 나와있다. 그러면 괜히 유정복 시장님을 자극해서는 좋을 게 없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전달수 대표님의 업적을 치켜세우고 명문 구단으로 가는 데 있어서 시장님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글을 작성했다"고 전했다.

이 씨도 이 과정에서 어려운 점을 이야기했다. 그는 "우리는 자극적인 메시지를 주려는 목적이 아니다. 누구를 비판하기보다 설득을 하는 과정이다"라면서 "차라리 비판적인 기조였다면 강하게 작성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인상 깊은 문구를 만들기가 더욱 쉬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다 보니 오히려 멘트 선정이 더욱 어려웠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눴고 커뮤니티 의견도 조금 참고해서 계획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디자인도 마찬가지였다. 신 씨와 이 씨는 "여기 없는 다른 친구가 디자인을 해줬는데 이것과 관련해서 얘기가 많았다"면서 "인천의 색깔은 파란색이지 않나. 그런데 하필 현 시장님이 출마했던 당(국민의힘)과 반대되는 색깔이다. 그렇다고 사람 이름을 붉은색으로 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 사이에서 타협을 하며 최대한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전달수 대표이사님을 붙잡아야 하는 이유도 인천 구단과 관련된 것이다. 최대한 정치적으로 얽히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다"며 제작 당시 고충을 말했다.

인천 팬들이 한 마음으로 진행한 모금 행렬.

ⓒ스포츠니어스. 트럭에서 나오는 구단 다큐멘터리 '비상 2020'에서 전달수 대표이사의 모습.

물론 제작의 밑바탕에는 인천 팬들의 열띤 모금 행렬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신원용 씨는 "걱정을 많이 했다. 그래도 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서 모금을 받았다. 그리고 만일 목표 금액이 채워지지 않는다면 전부 환불할 계획이었다"면서 "하루에 시위 비용이 85만원이 든다. 닷새간 진행하기 때문에 총 425만원을 목표로 모금을 진행했다. 그런데 걱정과는 달리 너무 빨리 모이더라. 게시글을 올리고 30시간 만에 목표 금액을 채울 수 있었다"며 모금 과정을 소개했다.

옆에 있던 이지우 씨도 한 마디를 더했다. 그는 "우리가 모금을 못 채워서 환불하는 시나리오는 생각했었다. 그래서 처음에 입금할 때 인천네이션 커뮤니티 닉네임을 다 적어달라고 했다"면서 "그런데 생각보다 모금 속도가 빨랐다. 댓글 중에는 지금 금액을 알려주면 목표에서 부족한 것만큼 본인이 한 번에 다 채우겠다는 분도 계셨다"며 팬들의 모금에 감사함을 전했다. 신원용 씨는 "현수막 시안을 처음 올렸을 때 부드러운 논조의 문구를 알아주는 댓글이 있었다. 누군가를 비판하려는 게 아닌 의도를 정확히 알아주셔서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목표 금액과 업체 선정은 전북현대의 팬 커뮤니티인 '에버그린'을 통해 확정 지을 수 있었다. 에버그린에서는 트럭시위를 진행하기 이전에 업체와의 계약서와 함께 모금 후원 명단 파일을 공유했다. 신원용 씨는 "에버그린에 트럭 시위 견적서가 있어 참고 차 확인해봤다"면서 "거기에 금액과 함께 업체의 상호명과 전화번호도 적혀 있었다. 그래서 운영진들끼리 만난 지난 13일에 업체에 문의를 했고 그 이후에 일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문구 선정과 모금 후원을 기반으로 한 트럭 섭외까지 완료한 상황. 여기에 코스 선택이 남아 있었다. 시위 첫날 트럭은 30km로 서행 운전하며 이동한 가운데 인천시청을 시작으로 홈구장인 인천축구전용경기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오후쯤에 인천시 체육회에도 의견을 전달하자는 뜻이 있으면서 이후에는 인천문학경기장으로 트럭이 이동했다. 그리고 현재는 인천시청-인천터미널-문학경기장을 돌아다니며 각 위치마다 약 한 시간~한 시간 반 정도 머문다. 이동은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30km로 서행 운전한다.

워낙 급하게 일을 진행했기 때문에 첫날에는 기사 초반에 언급한 다큐멘터리 '비상 2020'의 영상이 나오지 않았다. 신원용 씨는 "처음에 구단에 영상 사용 가능 여부를 물었는데 답이 없다가 월요일(18일)에 회신을 받았다"면서 "화요일이 되어서야 지금 나오는 영상을 틀 수 있었다. 이 외에 구단에는 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사실 구단도 이 시위를 주시하고 있겠지만 나서서 뭔가를 얘기하기에는 힘든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생존왕' 이미지 올해에도 유지해야죠.

ⓒ스포츠니어스. 트럭에서 나오는 구단 다큐멘터리 '비상 2020'에서 전달수 대표이사의 모습.

이러한 노력에도 팬들은 결국 외부에서 그 의견을 전달할 수밖에 없다. 앞에 전달수 대표이사가 있다면 하고 싶은 말을 요청하자 그들은 작심한 듯 이야기를 쏟아냈다. 먼저 신원용 씨는 "대표님이 구단에 계속 남아 있는 것이 인천에서도 좋고 우리 팬들에게도 좋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면서 "긴 말 필요 없다. 그동안 무슨 업적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인천을 위해 남아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읍소했다. 이지우 씨 역시 "여전히 우리가 믿고 있고 함께 가고 싶다. 여기서 흔들리지 말고 굳게 버티셔야 한다"라며 같은 의견을 전했다.

이들은 유정복 인천시장에게도 간청했다. 신 씨는 "구단이 AFC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수 있으면 인천이라는 지역을 아시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구단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팬들의 의견을 존중해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이 씨도 "지금 시장님이 팬들의 시선을 생각하고 계신다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무고사 이적 당시에도 추경 이야기가 있었고 부임 이후 홈경기에 오신 적도 있었다. 이번에 확실히 보여주신다면 팬들과 더욱 확실한 신뢰 관계를 쌓아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인천 팬들의 트럭 시위는 22일까지 지속된다. 하지만 이후에도 변화가 없다면 그들은 전달수 대표이사를 직접 찾아갈 마음까지도 있다고 밝혔다. 대화를 마칠 때쯤 신원용 씨는 인상 깊은 마지막 말을 전했다. "작년에는 그래도 나름 수월하게 생존했지만 재작년까지만 하더라도 항상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팀이었다"면서 "이제는 그런 강등 걱정이 없어졌다. 하지만 다른 걱정이 생겨서 조금 난감하면서도 착잡하다. 그래도 우리는 매년 '생존왕' 소리를 들으면서 K리그1에 생존하지 않았나. 이번에는 '전달수 잔류'로 잔류왕 이미지를 만들어 봤으면 한다."

gwiman@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