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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수원=명재영 기자] 쿠팡플레이가 축구계에 첫인상을 제대로 남겼다.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빅버드)에서 쿠팡플레이 시리즈 토트넘홋스퍼와 세비야FC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는 후반 토트넘 해리케인과 세비야 이반 라키티치가 한 골씩을 주고받아 1-1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이날 경기로 일주일 동안 국내 축구계를 뜨겁게 달궜던 쿠팡플레이 시리즈는 막을 내렸다.

이번 쿠팡플레이 시리즈는 OTT(Over The Top) 플랫폼인 쿠팡플레이가 스포츠 경기를 오리지널 콘텐츠로 확보하는 차원에서 기획됐다. K리그 올스타전을 겸한 팀 K리그와 손흥민이 속한 잉글랜드 토트넘, 스페인 라리가의 강팀인 세비야가 초청됐다.

처음부터 환영받았던 것은 아니다. 지난 4월 경기 개최 소식이 알려지자 축구계에서는 환영의 목소리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컸다. 쿠팡플레이가 아직 국내에서 확실한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서비스 자체에 많은 문제를 안고 있었고 K리그를 또다시 들러리로 활용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지 않았다. 쿠팡플레이는 5월부터 K리그1 생중계를 시작하면서 서비스 개선을 꾸준히 진행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그동안 지적됐던 화질 저하, 서버 포화 등의 문제는 찾아볼 수 없었다. 또한 오후 8시에 시작하는 경기를 경기 시작 1시간 40분 전부터 방송하면서 양 팀 인터뷰와 경기장 분위기 전달 등 기존 방송사들이 하지 못했던 콘텐츠를 선보였다.

내용도 성공적이었다. 우려와는 다르게 손흥민이 속한 토트넘의 경기를 볼 수 있다는 소식에 예매는 시작한 지 1시간도 안 돼 매진 상태였다. 두 경기를 찾은 10만여 관중에 쿠팡플레이는 제대로 축제의 분위기를 선사했다. 단순히 경기를 진행하는 것 뿐만 아니라 경기장 외부에도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면서 비싼 비용과 시간을 지불한 팬들에게 높은 만족감을 안겼다.

들러리 우려를 낳았던 팀 K리그 경기도 2010년 바르셀로나전, 2019년 유벤투스전과 달리 국내 축구가 익숙하지 않은 팬들에게 K리그를 제대로 알리는 성과를 얻었다. 토트넘을 상대로 맹활약한 강원FC 양현준은 단 한 경기로 엄청난 인상을 남기면서 K리그의 새로운 스타로 등극하기도 했다.

토트넘은 이날 경기장에 간이 팬샵을 운영했다 ⓒ 스포츠니어스

이날 빅버드는 그야말로 축구 대잔치였다. 지난 6월에 열렸던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파라과이전을 넘어서는 분위기였다. 경기장 주변은 이미 경기 시작이 한참 남은 낮부터 들썩였다. 먹거리를 파는 상인부터 쿠팡플레이가 빅버드 중앙광장에 준비한 여러 부스가 팬들을 맞았다.

잔치의 기록은 역사에 남는다. 이날 관중은 43,998명으로 빅버드 역대 세 번째 최다 관중이다. 수원삼성과 FC서울이 맞붙는 슈퍼매치가 빅버드 최다 관중 순위를 독차지하는 상황에서 이번 경기는 당당히 빅버드 최다 관중 기록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초청팀이지만 양 팀도 한국 팬들에게 진심이었다. 특히 토트넘은 임시 팬샵을 마련해 구단 공식 굿즈를 판매했다. 빅버드를 안방으로 사용하고 있는 수원삼성의 팬샵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었다. 이 밖에도 구단 구성원들이 팬들과 셀카를 찍는 행사가 열리고 토트넘을 후원하는 스폰서들도 자체 행사를 열었다. 세비야도 단 한 경기를 치렀지만 일주일 동안 한국에 머무르면서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며 좋은 인상을 남겼다.

우려로 시작한 쿠팡플레이 시리즈는 모두의 박수를 받으면서 끝났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쿠팡플레이는 2023년부터 K리그의 온라인 중계를 독점으로 진행한다. 그간 포털과 일부 플랫폼에서 무료 콘텐츠로 제공됐던 K리그에 새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접근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쿠팡플레이는 일단 이번 시리즈를 통해 축구에 대한 진심을 확실히 밝혔다. 쿠팡플레이가 K리그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벌써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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