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진심인 사나이’ 한승규의 하프타임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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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서울월드컵경기장=김현회 기자] FC서울 한승규가 누구보다도 진심이었던 20분을 보냈다.

FC서울은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전북현대와의 홈 경기에서 구스타보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0-1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FC서울은 네 경기 연속 무승(2무 2패)를 기록하게 됐다. 서울은 5승 8무 7패 승점 23점으로 중상위권 도약에 실패했다.

이날 경기에서 FC서울 한승규는 관중석에 앉아 경기를 지켜봤다. 연골 부상으로 두 달 가까이 결장했던 한승규는 최근 팀 훈련에 합류했다. 서서히 복귀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다만 아직 체력을 끌어 올리지 못한 상황에서 안익수 감독은 이날 한승규를 엔트리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한승규는 이날 일행과 함께 경기장 한 켠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N석과 W석 사이의 관중이 한적한 곳에 앉았다.

하지만 마스크를 쓴 한승규를 알아보는 팬들이 많았다. 전반 내내 여러 명이 한승규에게 다가가 사진 촬영을 부탁했고 사인을 요구했다. 그러다 한승규는 전반전이 끝나자 곧장 좌석에서 일어나 걸어나갔다. 화장실을 가거나 잠깐 시원한 곳을 찾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한승규가 다가간 곳은 N석이었다. 한승규를 알아본 N석 관중 일부가 멀리서 한승규에게 사인과 사진 촬영을 부탁했기 때문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N석과 W석이 분리돼 있다. 한승규는 N석과 W석이 분리된 철창까지 가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하프타임이 시작되자마자 벌어진 즉석 팬사인회와 사진 촬영 이벤트는 끝이 없이 이어졌다. 족히 100명이 넘는 이들과 사진을 찍었고 유니폼에 사인을 해줬다. 철장 사이로 넘어오는 휴대폰의 셔터를 직접 눌러가며 사진 촬영에 임했고 철장 사이로 유니폼을 내밀면 사인을 해줬다.

특히나 FC서울 홈 경기 하프타임이 되면 이벤트로 바로 옆 사람과도 대화가 어려울 정도의 음악이 흘러나온다. 하지만 한승규는 귀를 쫑긋하며 사인을 할 때마다 팬들의 이름을 직접 써줬다. 한승규는 N석 철장에서 기다린 모든 팬들에게 팬 서비스를 한 뒤 자리로 돌아갔다. 그가 자리로 돌아간 건 하프타임이 이미 끝나고 후반전이 시작한지도 5분이 넘어가고 있을 때였다. 한승규는 사진 촬영을 요청한 팬에게는 혹시 사진이 흔들렸을 수도 있을까봐 셔터를 여러 번 눌러주는 센스까지 발휘했다.

특히나 이날 경기 상대가 전북이어서 한승규의 서울 팬을 향한 팬 서비스는 더 흥미로웠다. 한승규는 전북 소속이었지만 2020년 FC서울로 임대됐을 당시 서울에 대한 강한 애정을 표한 바 있다. 2020년 임대 이후 원소속팀인 전북으로 돌아갔던 한승규는 이듬해 수원FC 임대를 떠났다. 그리고 FC서울과의 경기에서 득점한 뒤 임대팀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이 골을 결국 오프사이드 판정이 내려졌지만 과거 임대팀에 대한 이런 애정을 과시하는 경우는 드물어서 화제가 됐다.

이후 한승규는 올 시즌 FC서울로 완전이적에 성공했다. 전북과의 경기에서 하프타임 동안 서울 팬들에게 진심을 다해 팬 서비스를 하는 모습은 그래서 더 특별했다. 지나가다가 한승규를 보고 깜짝 놀라 유니폼에 사인을 받은 한 팬은 웃으면서 “‘2022년 7월 6일 전북전’이라는 글귀를 써달라고 할 걸 그랬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승규는 기다리고 있던 모든 팬들에게 친절한 표정으로 대했다.

가만히 있어도 푹푹 찌는 날씨 속에서 20분 동안 팬들에게 둘러싸여 팬 서비스에 진심을 다한 한승규는 이후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너무 힘들다”고 웃으며 쓰러지는 시늉을 했다. 그리고 한승규는 한창 거리가 있는 좌석에 앉아 있던 고요한, 박동진을 찾아가 인사를 하고 자리로 돌아와 후반전을 지켜봤다. ‘서울에 진심인 사나이’ 한승규의 하프타임은 누구보다도 분주했고 친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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