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유영실 감독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서울월드컵보조구장=김귀혁 기자] 감격적인 홈 승리였다.

4일 서울월드컵보조구장에서 열린 현대제철 2022 WK리그 서울시청축구단(이하 서울시청)과 세종스포츠토토여자축구단(이하 세종스포츠토토)의 맞대결에서 홈팀 서울시청축구단이 전반 4분과 전반 추가시간 유영아의 두 골과 후반 41분 이예은의 결승골에 힘입어 조민아와 전가을이 각각 한 골을 넣는 데 그친 세종스포츠토토에 3-2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서울시청은 5위인 창녕WFC를 승점 3점차로 추격했다.

참 오랜만의 승리였다. 지난 5월 19일 창녕WFC에 1-0으로 승리한 이후 서울시청은 1무 5패의 부진한 흐름이었다. 특히 리그에서 이날 경기 전까지 14경기에서 단 2승 만을 거두며 이날 상대였던 세종스포츠토토, 보은상무와 함께 하위권에 머물러 있었다. 이에 세종스포츠토토의 윤덕여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우리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상대도 계속 연패에 빠진 상황이기에 서로 양보할 수 없는 경기가 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물러설 곳이 없는 두 팀의 대결답게 경기 양상 또한 치열했다. 전반 4분 서울시청 유영아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며 기분 좋게 선제골을 넣은 뒤 분위기는 계속 서울시청이 쥐고 있었다. 하지만 전반전 막판 세종 스포츠토토의 조민아가 골망을 흔들며 동점을 만들었으나 다시 전반전 추가시간에 서울시청 유영아가 앞서가는 골을 성공시켰다. 후반전 들어서는 다시 세종스포츠토토의 반격이 거세지며 결국 전가을이 후반 27분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2-2 동점 상황에서 서울시청은 교체 투입된 박은선을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했으나 상대 기세에 밀리며 측면에서 많은 크로스 기회를 내줬다. 다행히 류지수 골키퍼의 연속된 선방으로 위기를 모면한 가운데 간만에 찾아온 역습 기회에서 후반 41분 이예은이 결승골을 넣으며 분위기를 반전 시켰다. 득점 이후에도 서울시청은 몸을 날리는 수비와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세종스포츠토토에 기회를 내주지 않으며 결국 승리할 수 있었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선수들은 물론 홈팬들은 환호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특히 서울시청 선수들 중 일부는 눈물을 보일 정도로 감격스러워했다. 그만큼 승리에 대한 간절함이 컸다. 경기 종료 후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서울시청 유영실 감독 역시 "올 시즌 경기력도 중요하지만 순위가 너무 낮아서 승리에 기준을 맞추고 훈련을 했다"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후 유 감독은 "물론 이기고 있을 대 약간의 미흡한 부분이 있어서 아쉽기는 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무언가를 할 때 나오는 약속된 플레이를 보여준 것만으로도 너무 기쁘다. 어떻게 보면 우리 선수들이 앞으로 더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는 기대감에 지금 너무 행복하다"며 벅찬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유영실 감독의 이야기처럼 서울시청은 2-1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흔들리며 2-2 동점까지 내줬고 이후에도 상대에게 여러 차례 공격을 허용했다. 유 감독도 "사실 크게 소리를 내지는 않았지만 감독으로서 답답하고 화도 났다"면서 "쉽게 갈 수 있는 것들을 어렵게 만든 상황도 있었다. 감독으로서 걱정되면서 속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 집중력이 우리가 더 좋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계속 버텼고 선수들이 해줄 거라 믿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홈에서의 아쉬운 성적을 이야기했다. 서울시청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홈에서 2승 3무 3패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유 감독은 "우리가 생각보다 홈에서 경기력은 좋았는데 이기고 있다가도 역전패도 당했었다"면서 "특히 득점력이 아쉬워서 '올해는 3재인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 와중에 우리의 부족함을 받아들였고 선수들에게 이를 확실하게 이야기했다. 그래서 오늘 승리가 너무 값지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이날 풀타임 활약한 김미연 역시 울컥한 표정으로 "다른 경기보다 눈물 날 만큼 값진 승리다"라면서 "팬들을 포함해 우리 팀을 응원해 주신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 우리가 성적이 좋지 않다 보니 이 1승 하나에 정말 모든 걸 다 쏟아부었다. 그 노력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더 눈물이 났던 것 같다"라며 감격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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