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탄천종합운동장=김귀혁 기자] 김기동 감독이 김승대의 부상 회복 과정을 설명했다.

5일 포항스틸러스는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2 20라운드 성남FC 원정 경기를 치른다. 경기 전 포항은 8승 6무 5패 승점 30점으로 3위에 위치한 가운데 A매치 휴식기 이후 네 경기에서 2승 1무 1패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최근 울산현대와의 동해안 더비에서 2-0으로 승리하며 좋은 분위기를 타는 가운데 이날 성남을 상대로 리그 2연승을 노린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마주한 포항 김기동 감독은 현재 성남 홈에서 3연패 중이라는 말에 "전혀 몰랐다"면서 "그것과 관련해서는 전혀 생각을 안 해봤다. 퇴장당했던 기억들이 어렴풋이 나는 것 같기는 하다. 특별히 우리가 못 했다기보다는 세트피스를 허용했거나 그랜트가 빌드업 과정에서 뮬리치에게 밀려서 실수로 내준 적이 있다. 최근 성남 홈에서 약한 특별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라며 웃었다.

이날 성남은 포항 출신인 김민혁(13), 심동운, 팔리사오스가 선발로 나섰다. 팔라시오스에 대해 김 감독은 "조직적으로는 부족하지만 개인적으로 위협적인 선수는 맞다"면서 "지난 경기에서도 팔라시오스가 우리에게 많은 위협을 줬다. 부담스럽기는 하다. 하지만 그 선수의 약점도 우리가 알고 있다. 수비 가담이나 조직적인 수비는 잘 못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이용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심동운에 대해서 김 감독은 "안양으로 보냈더니 왜 성남으로 온 거야"라고 우스갯소리를 한 이후 "포항에 있던 (김)민혁이, 팔라시오스 등이 있었는데 다 특징이 있는 선수들이다. 또 프로라는 것이 그 자리에서 경쟁을 하면 실력이 비슷함에도 나에게 맞는 선수들을 택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심)동운이에게도 이야기했다"면서 "내가 '나는 너를 안 보내고 싶은데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 있으면 이 선수하고 경쟁해야 하고 너의 출전 기회가 적어질 테니 선택은 네가 해야 한다'라고 하니까 나가겠다고 이야기를 하더라. 특징이 있는 선수라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 같다"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포항은 김승대의 활약이 반갑다. 김승대는 지난 2일 울산현대와의 동해안 더비에서 홀로 두 골을 책임지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포항 복귀 후 첫 골 신고와 동시에 두 골을 모두 라이벌 울산을 상대로 넣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특히 첫 골은 김승대의 장점인 상대 수비 라인을 붕괴시키며 나온 상황이었다.

사실 김승대는 포항 복귀 후 몸상태가 온전치 않았다. 김기동 감독은 지난 수원FC와의 17라운드 사전 기자회견에서 "처음에는 내측 근육이 좋지 않다가 햄스트링에도 문제가 있다"면서 "본인은 괜찮다고는 한다. 하지만 피지컬 코치와 상의하며 몸이 완전할 때까지 기다려준다고 이야기했다"라고 당시 김승대의 상태를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이 과정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 내전근을 다치고 호전된 후 조금씩 훈련을 하다가 햄스트링에 부상이 왔다"면서 "사실 처음에 (김)승대를 데리고 올 때도 부상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웬만하면 승대가 전북 가서 제대로 경기 뛴 것이 거의 1년이 넘는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김기동 감독은 "그래서 근력 운동을 많이 시켰는데 나에게 오더니 몸이 자기 몸 같지가 않다더라"라면서 "몸이 너무 무거워서 조금만 뛰어도 죽을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다. 처음에 전북에서 왔을 때보다 더 안 좋다고 했다. 그래서 대구와의 FA컵 경기 전에 미팅을 하며 내 경험담을 이야기했다"며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김기동 감독은 "승대가 맨날 에어컨 밑에서 마사지만 받고 있으니 몸이 가벼워질 리가 없었다"라면서 "무조건 나가서 조깅을 하라고 했다. 빨리 뛰라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타박을 입었을 때 조깅을 하면 처음에는 아프다가 점점 압박이 풀리듯이 몸이 돌아올 것이라고 말해줬다. 이후에 근력에 힘이 붙으면 확실히 몸이 좋아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인터뷰에서 본인이 몸이 좋아졌다고 하더라"라며 웃음을 보였다.

이후 김 감독은 당장 팀의 상황보다 김승대의 미래에 대해 걱정했다. 그는 "아프면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라면서 "10월 30일에 시즌이 끝나는데 이러면 승대가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 없다. 그냥 일주일에서 열흘 기다려 주는 게 낫다. 승대가 올해 계약이 마지막이라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데 무리하게 출전시키면 안 되지 않나. 내 욕심만 찾기보다는 승대가 안전할 때까지 더 기다려주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었다"라고 말했다.

이날 신광훈은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장모님의 부고 소식 때문이다. 김 감독은 "어제 선수단 모두 버스로 가서 조문하고 호텔로 왔다. 오늘 발인 잘 마쳤다고 메시지 왔더라. 오늘은 가족과 편안하게 지내고 수원과의 경기 준비하라고 말했다"면서 "공백은 지금 그 자리에 (박)승욱이도 있고 (김)용환이도 있어서 큰 문제가 될 것 같지 않다"라고 밝혔다.

이후 박승욱에 대해서는 아직 성에 차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김기동 감독은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나는 좋은데 본인이 좀 더 발전했으면 좋겠다"면서 "아직도 내 눈에는 성이 안 찬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자기가 노력하면서 내 조언을 생각을 해야 한다. 잔 실수들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물론 조그마한 실수가 나올 수는 있지만 더 높은 대표 선수를 바라본다면 절대 용납할 수가 없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날 포항은 강현무가 선발 출격했다. 지난 대구FC와의 FA컵 8강 전에서 출전한 강현무는 2일에 펼쳐진 동해안 더비에서도 리그 첫 출전하여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강현무에 대해 김 감독은 "항상 (강)현무에게 '준비 됐나?'라고 말하면 씩 웃는다"면서 "그러다가 본인이 동해안 더비 때부터 나간다고 하더라. 그래서 '이야 이 자식 간 크네'라고 말했다"며 운을 뗐다.

이후 김기동 감독은 "그런데 FA컵 8강 전 날에 (윤)평국이가 훈련에서 손가락을 다치는 바람에 바로 현무에게 3일만 빨리 나가자고 전화했다"면서 "그게 본인에게 엄청난 부담이었던 것 같다. 3일 동안 몸과 마음을 준비하고 울산전에 임하려는데 갑자기 나가라고 말하니 본인이 싫다고도 말 못 했을 것이다"라며 일화를 소개했다.

그리고 김 감독은 "오랜만에 경기에 나서니 확실히 당황해하더라"라면서 "그래서 현무에게는 '항상 기다려줄 테니 몸이 되면 언제든지 이야기해라'라고 전해서 믿고 계속 기용하려 한다. 그래도 첫 경기 때보다는 울산전에서 더 괜찮아진 모습이 있었고 앞으로도 더욱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날 포항의 선발 명단에서 눈에 띄는 점은 22세 이하 선수를 모두 세 명이나 출전시켰다는 점이다. 이호재, 고영준, 이수빈이 그 주인공이다. 특히 이호재는 올 시즌 첫 선발 출장이다. 김기동 감독은 "공격수에 모세스, (허)용준이, (이)호재가 있다"면서 "그동안 모세스에게 기회를 줬다. 그래서 모세스에게 '내가 너를 이뻐서 뛰게 하는 것도 아니고 미워하는 것도 아니다. 경쟁을 해야 한다. 네가 경기장에서 못 보여주면 다른 사람에게 기회가 갈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라며 말을 시작했다.

이후 그는 "이제는 호재가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용준이도 계속 세 경기 연속으로 거의 풀타임을 뛰었다. 계속 데리고 다니면서 출전 기회를 안 주고 모세스로 바꿀 수는 없다. 지금 컨디션도 좋고 열심히 하고 있어서 호재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라며 이호재의 선발 배경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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