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탄천종합운동장=김귀혁 기자] 심동운은 클럽하우스에 반했다.

5일 성남FC는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포항스틸러스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라운드 맞대결에서 전반 22분 심동운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후반전 포항 허용준의 동점골과 김승대의 두 골, 임상협의 쐐기골까지 허용하며 1-4로 패배했다. 이날 패배로 성남은 6경기 연속 무승(3무 3패)의 고리를 이어가게 됐다.

이날 비록 패배했지만 성남의 전반전은 인상적이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팔라시오스를 중심으로 크로스를 올리면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선수들이 마무리하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방법으로 심동운은 전반 22분 팔라시오스의 크로스를 왼발로 마무리하며 성남 이적 후 첫 골을 신고했다. 간결했던 그의 득점처럼 경기 전 <스포츠니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심동운은 "너무 중요한 경기이기 때문에 반드시 이겨야 된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라며 경기 각오를 밝혔다.

심동운은 이제 팀에 합류한 지 5일밖에 지나지 않았다. 그가 지켜본 성남의 팀 분위기는 어떤 모습일까. 심동운은 "팀이 많이 힘든 상황이긴 한데 내가 왔을 때 서로 도와주려고 하는 분위기가 있었다"면서 "선수들끼리의 분위기는 괜찮다. 새로운 팀 동료 선수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처음 성남에 왔을 때의 분위기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상무에 있을 때 같이 뛰었던 김민혁(13), 안진범, 권완규, 최필수 등의 선수들이 반겨줬다"면서 "내가 원래 낯을 많이 가려서 성남에 오기 전에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그 선수들이 '(심)동운이 왔어?'이런 식으로 마치 어제 뛰었던 선수인 것 마냥 맞이해줘서 좋았다. 어린 선수들도 오히려 나에게 먼저 다가와줘서 편하게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김남일 감독과 만난 이야기도 전한 심동운은 "감독님을 처음 만났을 때 부담이나 스트레스는 받지 말고 재미있게 축구하라고 말씀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김남일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취재진과의 대화에서 "심동운은 내가 처음 성남에 왔을 때(2020년) 부터 지켜보던 선수였다. 그동안 인연이 없어 아쉬웠는데 그 기다림 만큼이나 기대된다"라며 심동운의 합류를 반겼다.

이날 상대인 포항은 심동운에게 남다른 의미다. 군 복무 시절을 포함해 2015년부터 약 6년 간 포항에서 활약하며 축구 팬들에게 본인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그러나 이 말을 꺼내자 심동운은 "그런 것들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면서 "지금 팀이 한 경기 한 경기 모두 중요하다. 오히려 친정팀을 상대로 분위기 반전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밖에서 보시는 팬분들이 '제가 왜 이렇게 열심히 하나'싶을 정도로 최선을 다 할 것이다"라며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계속해서 '중요한 경기'임을 언급하는 심동운. 그 이유를 물어보니 그는 "나는 지난 경기부터 팀에 합류했는데 그때부터 선수들의 의지도 강했고 충분히 능력 있는 선수들인데 '왜 팀이 힘들까'라는 고민을 했다"면서 "계속 운이 따라주지 않는 상황에서 분위기도 좋지 않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그런 것 같았다. 반전의 계기를 한 경기 한 경기 마련하다 보면 충분히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은 정말 안 되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굳은 결의를 보였다.

성남에 온 지 일주일도 안됐지만 심동운이 처음 이 곳에 와서 가장 놀란 것은 다름 아닌 클럽하우스였다. 성남의 클럽하우스는 지난해 12월 성남시 정자동에서 준공식을 열며 새로운 시대를 마련했다. 성남시가 약 260억원을 들여 투자할 정도로 공 들인 시설이다. 2년 간의 공사 끝에 마무리된 클럽 하우스는 건물 1개와 천연잔디 경기장 2면이 조성된 환경이다.

심동운도 "시스템이나 환경이 너무 잘 되어 있어서 정말 감사하더라. 이로 인해 나도 좀 더 노력하게 되고 환경이 좋다 보니 재밌게 운동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하며 "안양에 있을 때는 몸 컨디션이 별로 좋지 못해 출전하지 못했다. 그런데 성남으로 이적하면서 운동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다시 생겨나서 너무 재밌게 운동하고 있다. 느낌도 좋고 예감도 좋아서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라며 안양 시절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역할에 있어서 클럽하우스의 존재가 거의 8할은 차지하는 것 같다"면서 "내가 어릴 때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성남에서 나왔다. 성남에 오면 고향 같은 느낌이 든다. 나머지 2할은 그 부분이 채워주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심동운은 성남시에 있는 한솔초등학교와 풍생중학교를 나왔다.

이후 클럽하우스에서 가장 놀랐던 점을 묻자 그는 "운동장 뷰가 정말 좋다"면서 "고속도로와 어우러지면서 '시티뷰' 느낌이 난다. 그리고 어디 하나 꼽기가 어려울 정도로 계속 새로운 무언가가 나온다. 나도 아직 못 가본 데가 있을 거다. '이게 여기 있어?'라고 할 정도로 좋은 것들이 많다. 여전히 너무 신기하다"면서 자신의 느낀점을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심동운은 "프로 11년 차인데 어렸을 때 성남에 있으면서 구단에 있는 선배님들을 보며 꿈을 키웠다"면서 "그 팀에 오게 돼서 너무 설레기도 하고 꿈을 이룬 느낌이 든다. 짧은 시간 안에 내 역할을 해야 성남에 남을 수 있다. 이제는 내 것을 다 보여주고 싶기 때문에 정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팬분들께서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도록 경기장에서 보여드리겠다"라는 당찬 포부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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