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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대전=김현회 기자] 경기 전부터 유쾌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대전하나시티즌은 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2 안산그리너스와의 경기에서 민준영과 윌리안의 골에 힘입어 2-0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대전은 5경기 연속 무승(3무 2패) 터널에서 벗어났고 홈 20경기 연속 무패(13승 7무) 행진을 이어나갔다. 이 경기 승리로 대전은 11승 8무 4패 승점 41점으로 2위를 유지하게 됐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만난 안산 조민국 감독은 특유의 농담을 했다. 조민국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대전의 전력강화실장을 거쳐 감독직까지 수행했던 인물이다. 조민국 감독은 “지난 번에 여기에 경기를 하러 왔는데 많이 헷갈리더라”라면서 “내가 경기장에 들어와서 홈 벤치인 왼쪽에 가서 앉았다. 습관이란 게 무섭더라. 거기 앉아 있는데 대전 스태프들이 다 내 옆에 있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조민국 감독은 “그 스태프들한테 ‘반갑다’라고 한 명 한 명 인사를 했다”면서 “그런데 걔네들이 저쪽으로 안 가더라. 이민성이도 반대편으로 안 가고 이쪽으로 오기에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자리가 내 자리가 아니었다. 그래서 부랴부랴 원정 벤치인 오른쪽으로 옮겼다. 오늘은 우리 팀 벤치를 잘 찾아갈 생각이다”라고 농담을 건넸다.

조민국 감독은 이후 공석인 구단 단장 선임 문제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를 했다. “우리 팀에 누가 단장으로 오느냐”고 취재진에게 물은 그는 “선수들도 그렇지만 단장을 비롯한 사무국도 변해야 한다.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는데 안산은 그 능력이 떨어진다. 그게 아쉽다. 단장이 잘 들어와서 팀을 하나로 묶어야 한다. 정치도 바르게 해야한다”고 여운이 있는 말을 전했다. 그리고 나서는 이 인터뷰를 멀찌감치에서 지켜보던 대전 관계자를 가리키며 “저런 훌륭한 분이 안산에 와야 한다”고 말했다.

조민국 감독의 사전 인터뷰가 끝난 뒤 취재진은 자리를 옮겨 홈팀 감독실에서 이민성 감독과 대화를 이어나갔다. 한창 진지한 이야기가 오가던 중 감독실 문이 벌컥 열렸다. 조민국 감독이었다. 조민국 감독은 “아니 무슨 미팅을 하고 있어? 그냥 ‘열심히 하겠다’고 하면 되지. 말이 많아”라며 특유의 넉살을 보였다. 지난 시즌까지 대전에 몸담았던 조민국 감독은 누구보다도 대전월드컵경기장 동선을 잘 알고 있다.

그러자 진지한 답변을 하던 이민성 감독도 장난기가 가득한 말투로 “거. 불쑥불쑥 들어오지 좀 마세요”라고 받아쳤다. 조민국 감독이 문을 닫고 나가자 이민성 감독은 “저런 건 레드카드 줘야되는 거 아닌가요?”라며 한 마디를 더 던졌다. 경기 전 안산은 꼴찌였고 대전은 5경기에서 3무 2패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해 분위기가 좋지 않았지만 경기 전 양 팀 감독의 분위기 만큼은 유쾌했다. 조민국 감독은 경기에서 0-2로 패한 뒤에는 "대전이 최근 다섯 경기에서 승리를 못했는데 상대팀이지만 오늘 승리에 축하를 보낸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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