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런 소개 멘트는 없었다’ 서울시청 김미연의 재치

[스포츠니어스 | 서울월드컵보조구장=김귀혁 기자] 이런 선수 소개가 있을까.

4일 서울월드컵보조구장에서 열린 현대제철 2022 WK리그 서울시청축구단(이하 서울시청)과 세종스포츠토토여자축구단(이하 세종스포츠토토)의 맞대결에서 홈팀 서울시청축구단이 전반 4분과 전반 추가시간 유영아의 두 골과 후반 41분 이예은의 결승골에 힘입어 조민아와 전가을이 각각 한 골을 넣는 데 그친 세종스포츠토토에 3-2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서울시청은 창녕 WFC를 승점 3점차로 추격했다.

이날 경기는 서울시청의 홈구장인 서울상암보조구장에서 펼쳐졌다. 따라서 모든 초점 역시 홈팀을 중심으로 맞춰서 운영하는 것이 당연했다. 가령 보통 K리그 경기장에 가더라도 원정팀 선수 소개는 근엄한 목소리로 빠르게 지나가는 반면 홈팀 소개는 열과 성을 다하며 진행한다. 그리고 관중들 역시 이 진행에 맞춰 응원하며 경기장의 분위기를 돋운다.

이날 경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장내 아나운서가 “두 팀 모두 부상 없이 정정당당한 경기를 펼치기를 바란다”라면서도 세종스포츠토토의 선수단 소개 시에는 낮고 근엄한 목소리로 임했다. 이후 홈팀 서울시청의 선수 소개를 시작하자 각 선수별 소개 멘트에 따라서 힘찬 목소리로 이름을 외쳤다. 관중들 역시 현장에 있던 콜리더를 중심으로 이를 외치기 시작했다.

골키퍼로 선발 출격한 ‘거미손 듬직한 수문장 류지수’를 시작으로 선수 한 명 한 명을 소개했다. 그런데 갑자기 관중석과 운동장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수비수로 출격한 김미연의 이름이 호명된 상황이었다. 이전까지 위압감 있는 목소리로 선수를 호명하던 장내 아나운서가 갑자기 목소리 톤을 바꾸더니 ‘못 뚫겠쥬~? 킹받쥬~? 김미연!’이라고 소개한 것이다.

이외에도 ‘너희들은 안돼! 이글이글 목승연’의 소개에도 약간의 웃음소리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장내 아나운서는 다시 목소리 톤을 낮게 유지하며 ‘대한민국 득점왕 아이콘! 여자축구의 레전드 유영아’등 다소 정상적인(?) 선수 소개를 이어갔다. 사실 대부분의 팀이 선수 소개 시 최대한 멋진 수식어를 통해 선수를 호명하기 때문에 꽤나 신선하면서도 유쾌한 상황이었다.

다소 파격적인 선수 소개를 진행한 김주원 장내 아나운서에게 이 말을 꺼내자 “처음에 리그 시작하기 전에 선수 소개 멘트를 구단에서 정해줘서 받았다”면서 “보면 웃긴 소개 멘트가 많다. 조혜민 선수의 경우에 ‘당황이란 내 사전에 없다! 여유 끝판왕’으로 소개하고 목승연 선수도 ‘너희들은 안돼!’라는 수식어가 붙는다”라면서 김미연 외 재미난 선수 소개 멘트를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이 아나운서가 가장 신경 쓴 선수는 역시 김미연이었다. 그는 “장내 아나운서로서 선수를 소개할 때는 약간 거친 느낌으로 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멘트 자체가 거친 느낌이 아니지 않나. 그럼에도 가벼워 보이면 안 될 것 같았다. 소개 멘트가 선수의 타이틀과 같은 것이라 고민이 많았다. 재밌게는 하되 가볍지 않기 위해서 연습을 많이 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김미연 선수를 소개하고 선수들이나 팬들 반응을 본다”면서 “선수들이 할 때마다 많이 웃어주신다. 처음에 소개할 때는 웅장하면서도 목을 많이 긁으면서 소리를 내기 때문에 멋있게 보이는가 싶다가도 이런 재미난 상황에서는 팬들도 많이 웃어주신다”면서 선수들과 팬들의 반응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4년째 서울시청의 콜리더를 하고 있는 윤재욱(34) 씨 역시 “사실 인상적인 선수 소개는 심서연 선수다. 멘트가 무게감도 있고 상대에게도 부담을 준다”라면서도 “그래도 가장 재미난 멘트는 김미연 선수다. 이번 시즌부터 이 멘트를 밀고 있는데 지금까지 없었던 시도라 참신하고 재밌다”고 이야기했다. 심서연의 소개 멘트는 ‘서울시청 마스코트! 캡틴 심서연 내가 누구? 심서연!’이다.

그렇다면 이 소개 멘트의 주인공인 김미연은 어떤 반응일까. 놀랍게도 그는 “그 멘트는 사실 내 아이디어다”라면서 “그때 당시에 그게 유행이자 트렌드였다. 그래서 재치 있게 한 번 해봤다. 선수들끼리 멘트를 정할 때는 ‘이 소리 듣고 기죽도록 포부 있게 하자’라고 이야기했는데 나는 반대로 약 올리는데 목적을 뒀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그러면서 그는 장내 아나운서가 소개 시에 특별히 신경 쓴다는 말을 전하자 “너무 감사하다. 더욱 힘을 받는다”면서 “그 소개가 나올 때마다 모든 11명의 선수들이 나를 보고 웃는다. 그렇게 해서 긴장도 풀리기 때문에 좋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현재의 트렌드를 기준으로는 어떤 소개 멘트를 하고 싶냐고 물었을 때는 “이걸 따라갈 것은 아직 없는 것 같다. 아직 발견을 못한 것 같다”고 밝히며 현재 멘트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gwiman@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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