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동행한 수원FC위민 지소연의 농담 “물병 줍기가 내 담당”

[스포츠니어스 | 경주=조성룡 기자] 수원FC위민 지소연은 열심히 팀에 녹아들고 있었다.

4일 경주 황성3구장에서 열린 현대제철 2022 WK리그 경주한수원과 수원FC위민의 경기에서 홈팀 경주한수원이 후반전에 터진 나히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수원FC위민을 1-0으로 꺾고 승점 3점을 획득했다. 경주한수원은 같은날 창녕WFC를 3-1로 꺾은 인천현대제철에 골득실에서 밀려 2위로 내려갔고 수원FC위민은 3위 추격에 실패했다.

이날은 원래 지소연의 WK리그 데뷔전이 예고됐다. 하지만 등록을 제때 하지 못하면서 지소연의 데뷔전은 8월로 미뤄져야 했다.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매 경기가 소중한 지소연이다. 아쉬운 것은 경주한수원 송주희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지소연의 WK리그 데뷔전이라는 관심 있는 경기에서 우리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입맛을 다셨다.

그런데 이날 경주에는 지소연이 등장했다. 지소연은 수원FC위민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동료들과 함께했다. 벤치에서 열심히 선수들을 응원했고 팀 동료를 붙잡고 많은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하프타임에는 교체 선수들 틈에 껴 훈련을 도왔고 경기가 끝난 후에는 물병을 비우면서 벤치 주변을 청소했다. 솔선수범이었다.

수원FC위민 박길영 감독도 “사실 우리 팀에 코로나19 문제가 있어서 분위기가 약간 어수선했다”라면서 “그런 와중에 지소연이 먼저 경주 원정을 함께 하겠다고 자청했다. 고마울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수원FC위민은 코로나19 문제로 교체 명단을 꽉 채우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경기 후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지소연은 등록 연기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하루라도 빨리 WK리그에 뛰고 싶었는데 등록이 되지 않아 많이 아쉽다”라면서도 “그동안 수원FC위민에 합류한 이후 대표팀 차출 등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더 뛰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아쉽다”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지소연의 경주 원정 동행을 칭찬했지만 지소연은 겸손한 반응이었다. 그는 “당연히 같은 팀의 일원이기에 원정 경기에 따라와야 하는 것”이라면서 “내가 뛰지는 못했지만 동료들과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이제는 남은 모든 경기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기 위해 준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오랜만에 한국 선수들과 떠난 원정길은 어땠을까. 지소연은 살짝 웃으면서 “원정을 함께하는 동안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내가 이렇게 동료들과 버스를 타고 원정을 왔던 것이 12년 전 일이었다. 이곳에 오면서 예전에 원정을 떠났던 추억을 많이 떠올렸다”라고 전했다.

지소연의 WK리그 데뷔전은 8월이나 되어야 가능할 전망이지만 이미 그는 팀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녹아들고 있다. “경기 끝나고 물병 치우기가 내 담당”이라는 농담을 던진 지소연은 마지막으로 “선후배가 모두 솔선수범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훈련할 수 있는 팀이 되도록 보탬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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