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FC

[스포츠니어스ㅣ탄천=명재영 기자] 성남FC의 앞날은 어떤 날씨일까.

성남FC가 2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2 19라운드 강원FC와의 경기를 펼쳤다. 경기는 강원이 후반 12분 김영빈, 후반 43분 정승용이 연달아 득점하면서 원정팀 강원의 2-0 승리로 끝났다. 이날 패배로 성남은 또다시 시즌 홈 첫 승에 실패했다.

결과와 별개로 이날 탄천종합운동장은 그야말로 시민을 위한 잔치 무대였다. 성남 구단이 이번 달부터 다음 달까지 열리는 다섯 차례의 홈 경기를 썸머 페스티벌로 기획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는 페스티벌의 첫 순서였던 만큼 즐길 거리가 많았다.

'탄천 뮤직파티'라는 콘셉트가 경기장을 뒤덮였다. 장외 버스킹 공연으로 경기장 입구부터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장내에서는 팬들의 신청 곡을 가수들이 즉석에서 불러주는 행사가 마련됐다. <촛불 하나>와 <붉은 노을> 등 다양한 국민가요가 울려 퍼졌고 관중들은 경기 전 음악으로 무더위를 잠깐이나마 잊을 수 있었다.

이날 페스티벌의 백미는 선수 입장이었다. 아카펠라 그룹 스프링클럽이 K리그 공식 입장곡인 을 합창했다. 평소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음악이 아닌 라이브 공연과 함께 선수들이 입장하자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온 것 같은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외에도 팬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장외 행사와 하프타임 공연 등 성남 구단은 시민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경기 전후로 알차게 준비했다. 8월 홈 경기에는 디제잉 파티와 맥주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등의 '프리 비어파티'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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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장은 축제의 장이었지만 사실 성남을 둘러싼 분위기는 좋지 않다. 지난 1일 새 구단주가 취임했지만 후보와 당선인 시절 성남 구단에 대해 높은 강도의 반감을 나타낸 바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취임을 앞두고는 K리그2 강등도 상관없다는 취지의 발언이 보도돼 팬들의 반발을 샀다. 여전히 성남FC를 주제로 정치면 기사들이 매일 쏟아지고 있다. 당장 내년 예산부터 제대로 편성될 수 있을지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성남 구성원은 모두 제 할 일을 하는데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성남 구단 관계자는 "선수단과 프런트 직원들 모두 외부 상황에 연연하기보다는 각자 역할에만 집중하려는 분위기"라면서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내부 분위기가 심각하진 않다. 스폰서 유치, 지역 기업과의 연계 행사 등 마케팅 업무도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성남의 관중은 1,950명이었다. 이번 시즌 K리그1 평균 관중이 4천 명 대인 것을 감안하면 낮은 수치다. 성적도 압도적인 최하위다. 개막한 지 5달이 되어가는데 아직도 안방 승리가 없다. 어느 하나 비판을 피해 갈 부분이 없다. 하지만 이것은 축구단으로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할 내용이고 극복해야 할 과제다.

하지만 지금 성남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축구와 전혀 상관없는 것이 너무 많다. 축구단을 특정 정치 세력의 치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2013년 말 축구단의 해체를 막아달라고 성남시청으로 모인 시민들을 무시하는 태도다. 성남은 2014년 FA컵 우승, 2015년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등 시민구단으로서 시민에 많은 기쁨을 안겨줬다. 지난날의 잘못은 바로잡되 발전적인 방향으로 개선하는 게 마땅하다. '어른의 사정'으로 성남FC를 사랑하는 시민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일이 없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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