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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전민광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포항스틸러스가 동해안더비에서 울산현대를 2-0으로 제압했다. 포항은 2일 하나원큐 K리그1 울산과의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갈 길 바쁜 울산의 발목을 잡은 포항의 저력이 돋보인 경기였다. 포항이 전력상 나은 것으로 예상되던 울산을 제압한 건 라이벌전에서의 높은 집중력 덕분이었다. 그러면서 많은 포항 팬들은 이 선수의 근황을 궁금해하고 있다. 팀을 위해 헌신적으로 수비했던 이 선수가 언제 포항으로 돌아올지 기다리는 이들이 많다. 바로 K4리그 고양KH축구단에서 뛰고 있는 전민광에 관한 이야기다.

전민광은 지난 2015년 서울이랜드에서 데뷔해 4년 동안 서울이랜드에서 주전 수비수로 활약했다. 2019년 포항으로 이적한 뒤에도 꾸준히 경기에 출장했다. 3년 동안 포항에서 66경기에 출장하며 안정적인 기량을 뽐냈다. K리그 통산 170경기에 출장하며 수비를 든든히 책임졌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그는 사회복무요원으로 편입되며 한 동안 K리그 무대에 설 수 없게 됐다. 그는 현재 사회복무요원으로 일하면서 K4리그에서 뒤고 있다.

최근 K4리그는 사회복무요원 선수들을 등록기간 외에 활용해 무더기 몰수패를 당한 바 있지만 고양KH는 이 규정을 철저히 준수했다. 전민광은 지난 5월 선수 등록 기간에 정식으로 등록을 마쳐 현재 경기에 나서고 있다. 잠시 뛰고 싶어도 뛰지 못하는 상황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있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기간에는 기초군사훈련도 마쳤다. 전민광이 속한 고양KH는 올 시즌 K4리그에서 16승 2무 2패로 압도적인 1위를 내달리고 있다. 전민광과 김수안이 버티는 중앙 수비는 K4리그에서 최고 수준이다.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전민광은 “요즘에는 사회복무요원 근무와 훈련을 같이 하고 있다”면서 “집이 김포다. 집 앞 행정복지센터 민원팀에서 보조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엄청난 일을 하는 건 아니다. 들어가면 일단 인사를 잘하고 서류 정리를 돕는다. 우편물 보낼 것들은 보내드린다. 크게 어려운 업무는 없고 거의 누군가를 보조하는 일을 한다. 지금도 사회복무요원을 오래한 선수들에게 ‘정말 대단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왔지만 훈련만 할 때와는 생활 패턴이 너무 다르다”고 말했다.

전민광은 “근무가 끝난 뒤 저녁에만 훈련을 할 수 있어서 몸 상태를 꾸준히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후레쉬’한 상태를 유지하는 게 어렵다. 지난 3월 10일 기초군사훈련을 받으러 훈련소에 들어갔다가 3월 30일에 퇴소했다. 2023년 12월 9일이 소집해제다. 내년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 올 시즌이 다 끝나고 내년 시즌까지 K4리그에 있어야 끝이 난다”고 한숨을 쉬었다. 2022년 7월 3일 기준으로 소집해제까지는 524일이 남았다. 이 더위가 가시고 낙엽이 지고 첫 눈이 내렸다가 다시 새싹이 트고 더위가 찾아왔다가 한 번 더 낙엽이 떨어지고 첫 눈이 올 때쯤 소집해제다.

사회복무요원 특성상 훈련 일정은 제한돼 있다. 전민광은 “오후 6시에 퇴근을 하면 저녁 7시부터 훈련을 한다”면서 “그리고는 집에 들어가서 저녁 밥을 먹고 다음날 출근을 위해 일찍 잔다. 이 생활의 반복이다. 저녁을 먹지 못하고 운동을 해야 해 이제 노하우도 생겼다. 근무를 하다가 4시 반에서 5시쯤 잠깐 나가서 대충 끼니만 때운다. 그래야 운동할 때 배가 고프지 않다. 주로 충장근린공원 인조잔디 구장에서 훈련을 하고 가끔 고양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도 한 번씩 훈련을 한다”고 설명했다. 식사를 매끼 챙겨주던 프로에서의 생활이 익숙했던 전민광에게 K4리그는 생소한 도전이다.

전민광이 경험해 본 K4리그는 어떨까. 전민광은 “K4리그에도 준비된 실력 있는 선수들이 많다”면서 “뛰는 양이 많다. 한 번 더 위로 올라갈 희망을 품고 있는 선수들이어서 그런지 간절하다. 나도 덕분에 재미있게 하고 있다. 하지만 원정경기를 떠나면 경기장 환경이 좋지 않을 때도 있다. 우리는 천연잔디 구장에서 홈 경기를 하지만 일부 원정경기장은 인조잔디를 쓴다. 한 살이라도 더 나이를 먹을 때마다 부상에 대한 걱정이 크다. 그런데 인조잔디에서 경기를 하면 부상 걱정이 생긴다. 그 부분을 늘 염두에 두고 경기에 임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집해제 이후 포항으로 복귀한다. 여전히 포항 경기를 챙겨보고 포항 선수들과 연락을 주고 받는다. 전민광은 “포항 경기는 거의 다 본다”면서 “너무 잘하더라. 포항 경기를 볼 때마다 나도 빨리 사회복무요원을 마치고 돌아가 경쟁해서 경기에 나서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공백기가 길다보니 초조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불타오르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언제 제대하나 생각을 하다가도 포항 경기를 보면서 시간은 금방 가니 그때까지 컨디션을 잘 유지해서 멋지게 경쟁해보자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전민광은 “작년에 있던 형들하고는 여전히 연락을 잘하고 있다”면서 “(신)광훈이 형, (신)진호 형, (허)용준이, (김)용환이하고 경기가 끝나면 자주 연락한다. 한 번씩 (임)상협이 형은 영상통화를 거는데 내가 근무할 때 그 모습을 보여주면 엄청 웃더라. 연락은 잘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민광은 “일단은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고양KH는 승격을 목표로 하는 팀이다. 우리 선수들도 열심히 하고 있고 감독님도 잘 지도해 주고 계신다. 승격을 이루고 싶다. 사회복무요원은 K3리그에서 뛸 수 없어 팀이 승격하면 우리는 또 다른 K4리그 팀을 찾아 떠나야 하지만 그건 나중 일이다. 올 시즌에만 집중해서 우승과 승격을 모두 이루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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