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수원월드컵경기장=김귀혁 기자] 이병근 감독이 민상기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수원삼성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인천유나이티드에 맞서 하나원큐 K리그1 2022 19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경기 전 수원은 4승 6무 8패 승점 18점으로 11위에 처져있다. 최근 FA컵을 포함해 4연패라는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날 상대인 인천과는 지난 개막전에서 만나 0-1로 패배했다.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상황에서 수원은 7경기만의 승리를 노린다.

경기 전 라커룸에서 만난 수원 이병근 감독은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서 현재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다"면서 "많은 훈련은 하지 못했지만 최대한 분위기를 끌어올리도록 노력했다. 휴식을 잘 취하다 보니 선수들이 좀 더 활발해지는 느낌도 받았다. 새로 온 마나부나 정호진도 합류를 하다 보니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도 생기는 것 같다. 훈련에서 조직력도 조금 더 만들어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선수들도 조금 더 하려고 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며 팀 분위기를 전했다.

마나부는 지난 30일 공식 영입 소식을 알리며 수원에 합류했다. 그리고 이날은 합류한 지 3일 만에 대기 명단에서 경기를 출발했다. 이병근 감독은 마나부에 대해 "출전할만한 상태라고 판단하고 대기 명단에 넣어놨다"면서 "일본에서 마지막 경기가 6월이었다. 시간이 조금 지났지만 계속 훈련을 하고 있었다. 본인도 일본에서 저산소에서 하는 훈련을 진행해서 호흡을 키우며 몸 관리를 했다고 하더라"라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는 "훈련을 한 지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수비 조직이라든지 공격 상황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는 했는데 완전히 습득은 안 됐던 것 같다"면서 "개인적으로 미팅했을 때 본인은 몸상태가 80~90%라고 이야기했다. 후반전이나 45분 정도는 충분히 활용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상대가 체력이 떨어졌을 때 하프 스페이스에서 괜찮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다"라며 상황에 따라 출전 계획을 잡는다고 밝혔다.

전남드래곤즈에서 한석희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팀에 합류한 정호진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왔다. 이 감독은 "(정)호진이가 전남에서 경기를 많이 뛰지 못했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면서 "어제 합류를 했기 때문에 바로 경기에 데리고 오기에는 힘들었다. 대신 김상준 선수에게 기회를 주려고 한다. 헤더 상황에서 높이가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그런 강점을 이용해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후 정호진의 구체적인 출전 시기에 대해 묻자 이 감독은 "당장 쓰고 싶다"면서도 "아직 60~70%이기 때문에 바로 쓰기에는 무리가 있다. 체력이나 피지컬 면에서는 대구의 이진용과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아직 패스나 압박하는 타이밍이 잘 맞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조직적인 면에서 많은 훈련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이 다소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있다"며 정호진의 출전 시기를 말했다.

수원은 휴식기 이후 불안한 수비라인이 골치다. 특히 최근 두 경기에서 수원FC와 전북현대에 연속 3실점을 당하며 패배했다. 이병근 감독도 근심 어린 표정으로 "나도 답답한 것이 5월에는 실점을 하지 않고 버텨줬기 때문에 이후에 득점을 하면서 승리를 할 수 있었다"면서 "6월에는 너무 실점을 빨리해서 전체적으로 흔들리더라. 실점 이후에 선수들이 조직에서 이탈하는 경우도 많았다"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후 이 감독은 이탈과 관련한 이야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경험 있는 선수들이나 불투이스와 같은 외국인들이 실점 이후 팀을 바로 잡지 못하고 자꾸 조직에서 벗어나 엉망이 돼버리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면서 "그런 것들을 이번 경기를 포함해 7월부터는 줄여나가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 실수에 대해서는 어제(2일) 최성용 코치를 포함한 코치진들이 미팅을 통해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수원은 올 시즌 전반전 득점이 단 두 골에 불과하다. 무실점과 선제 득점 중 현재 수원에 중요한 과제는 무엇일까. 이병근 감독은 "두 가지 다 중요하지만 득점이 먼저 나와주면 선수단에서 분위기가 확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로 인해 전술을 포함한 여러 가지가 긍정적으로 나오더라. 공격진에서 득점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미드필드 자원에서도 다른 것들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감독은 "물론 실점도 많기 때문에 허투루 생각해서는 안 될 것 같다"면서 "두 가지 다 중요하기는 하다. 그래도 나는 득점이 먼저 나오는 경우에 그 결과가 항상 좋았다는 것을 느껴왔다. 선수 보강 시기에 공격진에서의 자원을 찾고 있기는 하다. 그 선수들이 올 경우에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기는 하다"라면서 공격진에서의 선수 영입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날 상대인 인천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이병근 감독은 "무고사가 빠졌음에도 현재 팀의 분위기는 솔직히 우리보다 낫다고 생각한다"면서 "영상을 봤지만 수비가 단단하고 역습에 능한 선수들이 많았다. 우리도 그런 것들을 생각하지 않았다가 상대에게 당할 수 있으니 안전장치를 해놓고 공격을 해야 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이후 그는 "인천 선수단 내 분위기도 굉장히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쉽지는 않다고 생각하지만 우리 홈에서 하는 경기인만큼 반드시 오늘 인천과의 승점차를 10점에서 7점을 줄이고 싶은 생각이 있다. 7월에 나름대로 승점 9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섯 경기 중에서 9점은 가져와야 한다고 선수들에게도 이야기했다. 그 첫 경기인 오늘 인천전이 굉장히 중요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렇듯 노력을 다 하고 있는 수원이지만 여전히 분위기는 좋지 않다. 지난 29일에 펼쳐진 전북현대와의 2022 하나원큐 FA컵 16강 전에서 0-3으로 패배한 뒤 민상기는 팬들 앞에서 메가폰을 잡고 다음 경기 필승을 다짐했다. 올해 주장을 맡고 있는 민상기 입장으로서도 팀의 부진은 결국 본인의 책임과도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기에 흔들릴 법하다.

이병근 감독은 이런 민상기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그는 "주장이라서 아마 심적인 부담이 있을 것이다"라면서 "구스타보에게 실점한 장면에서도 (민)상기에게 그 역할을 맡겼으나 성공하지 못해 본인이 미안함과 죄책감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마음에서 팬들에게 가서 이야기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병근 감독은 "상기가 흔들리면 우리 팀 전체가 흔들리면서 조직이 많이 무너질 수 있다"면서 "미팅을 하면서도 계속 미안하다고 이야기했다. 팬들 뿐만 아니라 라커룸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건넸다. 본인 스스로가 조금 더 강해져야 하고 이런 것들을 이겨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민상기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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