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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부천=김귀혁 기자] 이의형에게 부천의 모든 것은 새로웠다.

부천FC는 2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대전하나시티즌과의 하나원큐 K리그2 2022 24라운드 맞대결을 치렀다. 경기에서는 전반 16분 조현택의 선제골과 전반 40분 김호남의 추가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부천은 리그 2연승과 함께 2위 대전을 승점 1점 차로 추격하며 다시 상승궤도에 진입했다.

부천이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5월 7일에 맞붙은 전남드래곤즈와의 14라운드 경기에서 2-1로 승리를 거둔 이후 무려 7경기 동안 승리가 없던(2무 5패) 흐름이었다. 1 로빈 라운드가 종료된 시점에서 1위를 기록한 것과는 전혀 다른 모양새였다. 이 때문에 부천의 고질적인 여름 징크스가 또 한 번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부천은 지난 부산아이파크와의 23라운드 경기에서 다시 살아났다. 당시 경기에서 부천은 안재준이 전반전에만 두 골을 터뜨리며 부산에 2-0 승리를 기록했다. 안재준의 시즌 첫 득점이자 두 골을 팀이 어려울 때 뽑아낸 것이 고무적이었다. 부천은 안재준의 득점 장면 외에도 시즌 초반에 선보였던 간결하고 빠른 전환과 공격 전개를 앞세워 부천의 골문을 위협했다.

이 같은 모습은 지난달 29일에 펼쳐진 2022 하나원큐 FA컵 울산현대와의 16강 경기에서도 드러났다. 비록 이변의 장면이 많이 연출되는 FA컵이지만 상대는 K리그1 1위팀인 울산이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가 예상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부천은 울산을 상대로 선제골을 기록한 것을 포함해 지속적으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비록 1-1 무승부 이후 승부차기 끝에 8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부산전에 이어 상승세를 탈 수 있는 경기였다.

그리고 놀랍게도 당시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주인공은 팀에 합류한 지 겨우 이틀이 지난 이의형이었다. 부천 구단은 지난달 27일 이의형의 공식 영입 소식을 발표했다. 부산과의 경기 이후 바로 다음날이었다. 하지만 이의형은 부천 구단 사무실에서 영입 관련 사진과 영상을 찍을 수 없었다. 부천 선수단이 부산과의 경기 이후 울산과의 FA컵 경기 대비를 위해 영남권에서 머물렀기 때문이다. 이전 소속팀이 경남이었던 이의형은 곧바로 부천 선수단 숙소에 가서 합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후 이의형은 팀과 함께 한 지 겨우 이틀 만에 울산과의 경기에서 그림 같은 오른발 터닝 슈팅으로 팀의 선제골을 기록했다. 팀에 막 적응해야 하는 시점에서 당시 로테이션 멤버들 위주로 나선 경기에서의 득점이었다. 비록 팀은 패배했지만 이의형은 이름 석 자를 부천 팬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었다.

그렇게 울산전을 마치고 부천으로 올라온 이의형 입장에서는 어찌 보면 첫 부천 방문이었다. 원주에 있는 학성중학교와 제주제일고등학교를 거쳐 단국대학교에서 축구부 생황을 한 이의형은 이후 지난 시즌 경남에 입단하며 프로에 데뷔했다. 기존에 알고 지내던 윤지혁, 최재영, 김강산, 이주현 등이 동갑내기 친구로 부천에 있기는 하지만 부천이라는 도시 자체에 연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의형은 부천의 모든 것이 새로웠다. 부천 구단 관계자는 "이의형은 영입이 확정이 된 이후 곧바로 울산에 머물고 있는 선수단에 합류했었다"면서 "메디컬 테스트 역시 울산에서 진행했다. 아마 그때 은나마니와 처음 만나서 인사를 나눴다고 한다"면서 이의형의 합류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이의형이 아마 지금 집도 못 구한 상태라고 알고 있다"면서 "왜냐하면 경남에서는 클럽하우스 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경남에서 울산에 있는 선수단에 합류하고 막 부천에 온 것이니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다. 목요일(30일)에 구단 사무실에 찾아와 영입 관련 영상을 찍을 때 이 소식을 전했다. 그래서 당시에는 다른 선수들 집에서 잠시 살고 있다고 들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제는 집과 같은 느낌을 받아야 할 부천종합운동장에서도 이의형은 길을 헤맸다. 위 소식을 전한 관계자는 "영입 이후 이의형의 첫 공식 영상을 찍기 위해 구단 사무실로 연락했다"면서 "그런데 이의형이 '구단 사무실이 어디 있어요?'라고 묻더라. 아무래도 선수들은 주로 E석 관중석 쪽에 치료실이나 라커룸이 있기 때문에 본부석 쪽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의형은 특히 새로 팀에 오다 보니 길을 헤맨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렇듯 아직 적응 단계에 있는 이의형이지만 부천의 선수단은 지속적으로 그의 적응을 돕고 있다. 이의형은 <스포츠니어스>와의 경기 전 인터뷰에서 "동갑내기 친구들이 있어서 생활과 운동 등 모든 면에서 도움을 많이 준다"라면서 "은나마니는 부천에 와서 제일 먼저 만나고 인사한 선수였다. 그래서 마주칠 때마다 나에게 윙크를 한다"라고 말하며 많은 선수들의 도움을 받고 있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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