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스러웠던 수원 김건희의 회상 “아침에 눈 뜨기도 싫을 정도였어”

[스포츠니어스 | 수원월드컵경기장=김귀혁 기자] 김건희가 어려움을 딛고 다시 일어설 준비를 하고 있다.

수원삼성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인천유나이티드를 상대로 하나원큐 K리그1 2022 19라운드 맞대결을 치렀다. 경기에서는 마무리에서의 세밀함이 떨어지며 득점 없이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이날 결과로 수원은 리그에서 6경기 연속 무승(3무 3패)의 고리를 이어간 채 세 경기 연속 무득점의 침체에 빠졌다.

이날도 수원은 FA컵 포함 연속 무승의 기록을 7경기(3무 4패)로 늘려가게 됐다. 비록 최근 경기 대두됐던 수비에서의 불안감은 무실점 경기를 펼치면서 어느 정도 해소한 모습이었으나 여전히 공격에서의 마무리가 부족했다. 특히 수원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19경기를 치르면서 13득점에 그치며 성남FC와 함께 이 부문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팀의 득점력이 부족한 것을 공격진에게만 그 책임을 떠 넘기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하지만 공격진 스스로도 이 과정에서 책임감과 중압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했다. <스포츠니어스>는 이날 선발 출격해 경기 내내 활약한 공격수 김건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부상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90분 동안 경기장을 누볐지만 그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먼저 경기 소감에 대해 묻자 김건희는 “일단 계속 못 이기고 있어서 너무 아쉽다. 득점도 안 나오다 보니 더욱 그런 것 같다”면서 아쉬움을 내비친 가운데 “경기장에 돌아와서 출전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며 몸 상태를 올리고 있다. 오늘 경기를 계기로 몸 상태를 많이 끌어올린 것 같아 그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정말 오랜만의 풀타임 활약이었다. 김건희는 지난 4월 10일에 펼쳐진 FC서울과의 경기 이후 부상으로 한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달 25일에 펼쳐진 수원FC와의 리그 18라운드 경기에서 교체 출전하며 몸상태를 끌어올렸다. 그리고 이날은 부상 복귀 이후 처음으로 리그에서 선발 출장함과 동시에 90분 동안 활약했다.

김건희는 “부상으로 재활할 때도 감독님께서도 많이 배려해주셨다”면서 “100%는 아니겠지만 시간에서의 배려였다. 가령 첫 경기를 35분 정도 뛴다면 그다음에는 45분을 뛰는 식으로 늘려 나가라고 말씀해주셔서 그에 맞춰 준비했다. 그래도 여름이다 보니까 아무리 밖에서 재활을 열심히 해도 경기장에 오면 너무 힘들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는 “그래서 이전 두 경기에서 날씨에 적응하기가 너무 힘들었다”면서 “그 당시에는 경기에서 이미 실점을 한 상태로 들어갔기 때문에 경기 상황에서의 적응도 쉽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선발로 나서며 풀타임으로 뛸 수 있어서 그전에 비해서는 좋은 것 같다”면서 오랜만의 90분 출전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물론 선발 출전을 한 것이 자신감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김건희는 “자신감보다는 책임감이 좀 더 컸다”면서 “이전 두 경기는 계속 경기를 뛰던 상태가 아니었고 오랫동안 쉬다가 돌아왔었다. 여기에 감독님도 새로 오시면서 뛰는 것에 있어서 적응을 해야 했다. 경기에서의 적응과 함께 몸 상태를 확인하기에만 급급했던 것 같다. 하지만 오늘은 어느 정도 적응한 상황에서 경기를 뛰었기 때문에 좀 더 책임감을 갖고 뛰었다”라고 밝혔다.

지나친 욕심이 결국 화를 부른 김건희의 선택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렇게 김건희를 괴롭힌 부상은 무엇이었을까. 이병근 감독은 지난 수원FC와의 경기 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김건희에 대해 “통증이 오다가 적정 수준에서 멈추고 그 이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들었다”면서 김건희와의 미팅에서 주고받은 대화를 소개했다. 이 말을 김건희에게 전하자 그는 작심한 듯 뜻밖의 이야기를 건넸다.

김건희는 “팬 분들께서 오해하고 계시는 부분이 있다”면서 “4월 2일에 김천상무와의 경기를 치를 때 슈팅 과정에서 상대 태클을 보지 못하고 부딪히는 바람에 발등 쪽 뼈에 심하게 멍이 들고 안 쪽 뼈에도 피가 고여 있었다. 발등이 엄청 심하게 부었는데 병원에서도 당연히 뛰면 안 되는 상태라고 이야기했다. 나 역시도 거의 못 걸을 정도였다”라며 부상 배경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래도 당시에 ‘이번 주까지만 경기를 뛰겠다’라고 말했는데 이후에 더욱 심해졌다. 병원에서도 이렇게 하면 뼈가 으스러지기 때문에 절대 경기에 나서면 안 된다고 말하더라”라면서 “그때 참은 것이 화가 돼서 결국 심해진 것이다. 처음에 조금만 쉬면 될 것을 냉정하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대응했다. 그때는 그게 팀을 위한 희생이자 마음으로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피해만 입힌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후 김건희는 재활 과정도 소개했다. 그는 “빨리 복귀하기 위해서 복귀 직전까지 재활 과정을 두 번이나 거쳤다. 뼈가 아물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의사 선생님께서도 계속 뛰면 안 된다고 하셔서 다시 재활을 했다. 그런 과정을 몇 번 반복하다 보니 더욱 오래 걸렸다”면서 “그래도 완벽한 상태는 아니지만 더 심해지지는 않고 점점 나아지고 있다. 80~90% 정도는 회복한 상황이다”라며 현재 본인의 몸 상태도 전했다.

팀을 위해 선택했던 순간의 선택이 결과적으로 팀과 개인 모두에게 아쉬운 영향을 끼치고 만 것이다. 김건희 역시 그 과정을 버텼다고 표현했다. 그는 “솔직히 이런 상황을 그냥 버티지는 못했다”면서 “매 시즌 팀 성적이나 경기력이 좋지 않을 때 부상을 당하면 너무 고통스럽다. 정말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닌 느낌이 든다. 아침에도 눈을 뜨기가 너무 싫더라.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이겨내야 했다. 하루하루 그저 버티는 시간이었다”라며 지난 시간을 회상했다.

이후 김건희는 이병근 감독을 포함한 주변 지인들에게도 미안함을 전하며 “가장 속상한 건 나겠지만 팬분들과 가족들, 감독님들과 동료들도 워낙 내가 부상을 많이 당하다 보니 속상해하시고 걱정하신다”면서 “그런 것들을 그저 포기하지 않고 이겨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다치지 않고 좋은 시즌을 보내면서 꿈을 향해 가는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이 가장 힘든 시기라고 생각하고 버티다 보면 결국 성장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다”라고 말했다.

수원에 더욱 절실해진 김건희의 활약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원은 김건희의 활약이 절실하다. 리그 순위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11위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다. 김건희 역시 “수원삼성에서 스트라이커로 뛴다는 것은 엄청남 부담감과 책임감이 있는 것이다”라면서 “나도 신인 때부터 조나탄이나 데얀, 타가트를 포함해 득점왕을 했던 너무나 좋은 외국인 선수들이 있었다. 그런 선수들을 보면서 배워왔기 때문에 항상 그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항상 내가 부족하고 그 배움에 비해서 버거움과 약간의 부담감을 느낀다”면서 “그러면서도 또 이를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고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도 준비를 잘하려고 한다. 오늘 경기에서도 비록 골을 넣지 못했지만 계속해서 하고 또 하는 모습을 통해서 도전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라며 팀과 본인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김건희는 수원삼성의 산하 유스인 메탄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를 거쳐 2016년에 프로에 입성했다. 워낙 대학교 시절 좋은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당시 김건희는 많은 기대를 받으며 지금까지 군 복무 시절을 제외하고 수원에서 활약 중이다. 짧지 않은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수원은 많은 것이 바뀌었다. 특히 매탄고등학교 출신 선수들이 눈에 띄게 성장하며 각자의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그런 김건희가 바라보는 후배들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솔직히 나 때보다는 더 많은 유소년 선수들이 자리 잡아서 팀에 적응하기에 훨씬 편한 상황이다”라면서 “서로 친구들이 많기 때문에 부러운 부분도 있으면서 책임감도 많이 느낀다. 내가 나이를 먹다 보니까 그런 선수들을 경기장에서 더 도와주고 책임감 있게 앞에서 방패막이가 돼줘서 성장을 도와줘야 한다. 하지만 그러지 못해서 얘들에게 더욱 미안하고 그에 따른 책임감도 느낀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건희는 “항상 말씀드리듯이 팬들이 응원해주시는 것에 있어서 감히 내가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죄송한 마음뿐이다”라면서 “K리그에서 최고의 팬분들인데 그에 맞는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항상 부족하다 보니까 감히 쳐다볼 수 없더라. 항상 죄송하다. 감히 응원을 더 해달라고 말도 못 하겠다.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 할 테니 지켜봐달라는 말 밖에는 못할 것 같다”면서 팬들에 대한 미안함과 함께 인터뷰를 마쳤다.

gwiman@sports-g.com

이 기사의 단축 URL은 https://www.sports-g.com/LhR59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