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부천=김귀혁 기자] 이의형이 데뷔전에서 기록한 원더골과 함께 부천에서의 생활을 말했다.

부천FC는 2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대전하나시티즌과의 하나원큐 K리그2 2022 24라운드 맞대결을 치렀다. 경기에서는 전반 16분 조현택의 선제골과 전반 40분 김호남의 추가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부천은 리그 2연승과 함께 2위 대전을 승점 1점 차로 추격하며 다시 상승궤도에 진입했다.

부천은 지난달 29일 울산현대를 상대로 2022 하나원큐 FA컵 16강 경기를 치렀다. 당시 경기에서 부천은 K리그1 선두 울산을 상대로 120분 간 치열한 접전 끝에 1-1로 무승부를 거둔 뒤 이후 승부차기에서 5:6으로 패배하며 FA컵에서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비록 결과는 아쉬웠지만 울산을 상대로 보인 투혼과 선전은 충분히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날 부천의 선제골을 기록한 선수가 있다. 바로 이의형이다. 놀라운 점은 당시 이의형은 부천에 합류한 지 겨우 이틀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심지어 득점 역시 모두의 감탄을 자아낼 만한 오른발 터닝 슈팅이었다. 경기 전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부천 이의형은 지난 경기 득점에 대해 "나도 슈팅한 뒤에 놀라운 생각 밖에 없었다. 미리 생각을 했기보다는 몸이 먼저 움직여서 더욱 놀랐던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득점을 한 뒤 이의형은 강하게 손을 움켜쥐으며 세리머니를 펼친 뒤 연신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이의형은 큰 의미가 있는 세리머니였기 보다는 감정이 앞선 것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새로 팀에 왔으니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이 많았다"면서 "그래도 운이 좋게 첫 경기에 그렇게 멋있는 골을 넣게 되어 너무 기뻤던 것 같다. 친구들도 너무 축하한다고 말해줬고 형들은 다 무슨 생각으로 때린 거였냐고 하더라"라고 이야기했다.

이의형이 말했듯 부천에는 그와 인연이 많은 선수들이 제법 있다. 윤지혁, 최재영, 김강산, 이주현이 그 주인공이다. 이의형은 "확실히 그 친구들이 없었다면 적응하기가 힘들었을 것 같다"면서 "좀 알던 친구들이 많아서 적응하기에도 훨씬 편했던 것 같다. 생활이 완전히 바뀌다 보니까 어떤 식으로 운동하고 생활하는지가 궁금한데 이에 대해 잘 알려준다. 경기 전술에 있어서도 내가 많이 물어보면 친구들도 상세히 대답을 해준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친구가 많은 부천에 와서 다행이라고 말했던 이의형이었지만 의외의 인물에게 제법 고생(?)을 겪었다. 은나마니가 소위 말해 본인의 부천 생활 '짬'을 과시한 것이다. 부천 구단이 공식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영상에서 은나마니는 단체 사진을 찍는 과정에서 이의형이 늦게 오자 "야야 뭐하는거야"라고 말하는가 하면 버스에서는 "야 인사 안 해?"라고 어눌한 말투로 이의형을 들볶았다.

이에 대해 이의형은 "내가 봤을 때 형들이 시켜서 신고식 느낌으로 하게 된 것 같다"면서 "제일 먼저 만나고 제일 먼저 인사한 선수가 은나마니였다. 그때부터 먼저 장난을 치더라. 지금도 지나다닐 때마다 나에게 윙크를 하는 등 의외로 몸집은 큰데 귀여운 면이 있다. 재미도 있고 한국말도 잘하면서 선수들과도 잘 어울린다. 그때 이후로 은나마니에게는 인사를 좀 더 신경 써서 하는 편이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그러면서 이의형은 부천의 팀 분위기를 언급했다. 그는 "부천이 오랜 기간 동안 승리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부산과의 경기를 보면서 응원도 많이 했다"면서 "다행히 부산전에 이겨서 분위기는 좋았다. 코치님이나 감독님들도 선수들과 함께 하는 분위기가 있더라. 소통도 많이 하고 감독님께서 가끔 장난치는 모습도 좋게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이의형은 시즌 경남에서 여섯 경기 출전에 그친 상황에서 부천으로 이적했다. 새로운 자극과 함께 동기부여의 요소가 강했던 이적이었다. 그렇다면 부천 이영민 감독은 이의형에게 어떤 이야기를 건넸을까. 이의형은 이영민 감독의 말을 대신 전하며 "팀에 빨리 적응해서 좋은 경기를 펼치도록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너무 부담 갖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다 하라고 말씀하셨다"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이의형은 부천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새롭게 팀에 온 상황에서 맞이한 첫 경기가 울산현대 원정이었다"라면서 "주중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분들이 찾아와 주셔서 응원해주시더라. 그것도 나에게는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됐다. 이제 첫 홈경기인데 항상 팬들과 가깝게 잘 지낼 수 있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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