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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안산=김현회 기자] 조민국 감독과 김륜도가 유쾌한 대화를 나눴다.

FC안양은 2일 안산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2 안산그리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아코스티와 안드리고가 각각 두 골씩 넣으면서 4-1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안양은 3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갔고 10승 7무 5패 승점 37점으로 선두권 추격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부천이 대전을 잡으면서 2위 대전과의 승점도 1점차로 줄어들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특별한 만남이 이뤄졌다. 올 4월까지만 하더라도 안산그리너스에서 뛰던 김륜도와 안산 조민국 감독의 만남이었다. 김륜도는 지난 4월 안산에서 안양으로 이적했고 이날 조민국 감독을 상대팀으로 만나게 됐다. 경기 전 김륜도는 그라운드를 살피던 조민국 감독에게 다가가 꾸벅 인사를 했다.

유쾌하기로 잘 알려진 조민국 감독은 곧바로 욕으로 화답했다. “이런 배신자 새끼.” 특유의 인정 넘치는 화법이었다. 김륜도가 환하게 웃자 조민국 감독은 발언 수위를 더 높였다. “야 이 새끼야 골 좀 넣어. 아니 왜 골을 그렇게 못 넣어. 거 참 답답하네.” 조민국 감독의 애정 표현에 김륜도도 “골 넣는 게 쉽지 않다”고 답했다. 김륜도는 올 시즌 18경기에 나섰지만 아직 득점이 없다.

곧바로 조민국 감독은 옛 제자이자 현재는 상대팀으로 만나게 될 김륜도에게 전술적인 움직임을 짚어줬다. 조민국 감독은 “왜 자꾸 페널티 박스 바깥으로 나가는 거야. 넌 인마 페널티 박스 안에 딱 있다가 골만 넣으면 돼”라면서 “조나탄이 왜 골을 많이 넣겠어? 걘 오프사이트에 걸리더라도 파고 들어가잖아. 너도 좀 그렇게 해”라고 ‘원포인트 레슨’을 했다.

“상대팀 선수에게 너무 많은 걸 알려주는 것 아니냐”고 묻자 조민국 감독은 “알려준다고 다 하는 것도 아니잖아”라며 웃었다. 김륜도는 “감독님이 워낙 마음이 넓으시다. 바다 같은 분이라 상대팀인 나한테도 이렇게 움직임을 짚어주신다”고 받아쳤다. 김륜도가 조민국 감독에게 “오늘 말씀해주신 내용 잘 새겨 듣고 두 골 정도 넣겠다”고 말하자 조민국 감독은 “그래. 좀 넣어봐”라고 화답했다.

“오늘 골 넣고 안산 벤치로 달려가서 세리머니 한 번 해달라”고 농담 섞인 부탁을 하자 조민국 감독은 “륜도가 오면 발로 확 차버릴 거야”라고 반응했다. 그러자 김륜도는 “골 넣고 가서 인사 정도는 해도 되느냐”고 웃었다. 욕이 오간 대화였지만 정이 넘치는 분위기였다. 이날 김륜도는 후반 36분 교체 투입돼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득점을 하지는 못했다. 김륜도는 경기가 끝난 뒤 안산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안양 선수들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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