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된다고? ‘이청용 커피차’ 놓고 훈훈했던 포항과 울산

ⓒ 울산현대 제공

[스포츠니어스 | 포항=조성룡 기자] 살벌한 더비에도 이런 훈훈함은 있다.

2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포항스틸러스와 울산현대의 경기 전 울산 원정석인 남측 출입구에는 제법 긴 줄이 늘어섰다. 울산 원정팬들의 짐을 검사하는 줄이 아니었다. 이 줄의 끝에는 커피차가 있었다. 이청용의 이름이 박힌 이 커피차에는 ‘팬 여러분 덕분에 더 행복한 생일입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문구가 함께 있었다.

경기 전 울산 구단은 SNS를 통해 공지를 했다. 이청용의 이름으로 원정석 출입구에 시원한 음료를 준비했다는 것이다. 포항 원정을 온 울산 팬들은 이청용이 내는 커피를 무료로 마실 수 있었다. 사실 이게 흔한 일은 아니다. 울산 팬들을 위한 행사를 포항의 홈 경기장에서 하는 셈이다.

포항 구단 내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구단 관계자는 “사실 원정팀이 이런 행사를 하려면 마케팅팀에서 검토를 해야한다”라면서 “내부에서는 아무래도 ‘거절하지 않을까’라는 추측도 많았다. 하지만 울산의 요청을 검토한 결과 흔쾌히 이를 수락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사실 포항 입장에서는 약간의 손해를 감수하고 허락을 해야했다. 원정팬은 단순히 티켓값만 내고 경기를 보는 것이 아니다. 내부 매점이나 시설 등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번거롭더라도 홈 응원석 부근의 푸드트럭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원정석에 커피차가 있다면 수익 감소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포항 구단은 이를 감수하고 허락한 것이다.

울산도 이 결정에 살짝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울산 구단 관계자는 “가능성이 크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포항에 요청을 했다”라면서 “그런데 예상 외로 흔쾌히 허락을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울산 구단은 이례적으로 SNS에 ‘포항 구단의 협조에 감사드린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두 팀은 ‘라이벌’이다. 미우나 고우나 동해안 더비라는 이름으로 서로 묶인다. 이기는 팀은 그 어느 때보다 소리 높여 ‘잘가세요’를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언제나 살벌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서로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돕는다. 팬들은 서로 으르렁대고 구단 관계자들도 서로 라이벌 의식은 있다. 하지만 같은 리그 구성원이기에 이런 훈훈한 장면도 연출할 수 있다.

물론 이날 경기가 훈훈함만 가득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전반 15분 포항의 선제골이 터지자 포항 응원석에서는 ‘울상 고양이’ 게이트기가 두 개나 등장하면서 ‘울산 울산 승점자판기’를 외쳤다. 울산 원정팬들은 격렬한 야유로 맞섰다. 그리고 김승대가 두 번째 골을 넣자 “별이 두개래”라는 노래가 스틸야드에 가득했다. 역시 더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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