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수원종합운동장=김귀혁 기자] 수원FC의 상승세 비결에는 잔디도 한몫했다.

25일 수원FC는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2 수원삼성과의 18라운드 경기에서 전반전에만 무릴로, 장혁진, 이승우로부터 터진 세 골에 힘입어 수원삼성을 3-0으로 누르고 ‘수원더비’에서 웃었다. 이날 승리로 수원FC는 A매치 휴식기 이후 3연승을 질주하면서 리그 순위 8위와 함께 승점을 21점까지 끌어올렸다.

이날 수원FC는 수원삼성과의 지역 더비전에서 그야말로 압도했다. 경기 시작 1분 만에 무릴로가 선제골을 넣은 데 이어 4분 뒤에도 장혁진이 추가골을 기록했다. 그리고 교체로 들어온 이승우 역시 투입 3분 뒤인 전반 27분에 라스의 패스를 받아 칩 슛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전에만 세 골을 벌린 수원FC는 이후 후반전에서 수원삼성의 공격을 침착하게 막아내며 승점 3점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이승우의 최근 활약이 무섭다. A매치 휴식기 이후 세 경기에서 모두 득점포를 가동했으며 범위를 휴식기 이전까지로 늘리면 네 경기 연속골이다. 특히 리그에서 어느새 8득점을 기록하며 득점 순위 5위에 위치했다. 이중 무려 7골이 홈에서 나왔다. 지난 16라운드 김천상무와의 원정 경기를 제외하고는 K리그 데뷔골을 기록한 대구FC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모두 홈에서 특유의 댄스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이와 관련해 이승우는 지난 21일 포항스틸러스와의 17라운드 경기에서 홈에서 유독 강한 이유를 밝혔다. 바로 잔디 때문이었다. 그는 "경기장이나 잔디를 포함해 K리그에서 뛰었던 경기장 중 가장 좋은 경기장인 것 같다"면서 "그만큼 선수들이 좋은 플레이를 펼칠 수 있도록 잔디 관리가 잘 되어있다. 그런 좋은 잔디에서 더욱 좋은 플레이가 나오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골도 홈에서 많이 넣을 수 있고 몸과 마음도 편하게 느껴진다"라고 설명했다.

수원FC의 잔디 관리 비결에 특별한 비법이라도 있는 걸까. 이에 수원FC 구단 관계자는 "현재 수원시에서 관리를 하고 있다"면서 "올 시즌을 앞두고 잔디를 전면 교체했다. 그러다 보니 조금 더 신경 쓰는 것들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라며 운을 뗐다. 수원FC는 홈구장인 수원종합운동장의 잔디 보수 공사 관계로 지난 시즌 24라운드부터 파이널라운드까지 총 8경기를 수원삼성의 홈구장인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치렀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잔디 사용 횟수를 줄이는 것이 가장 핵심이다"라면서 "원래 수원FC위민도 주 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렀지만 보수 공사 관계로 수원종합운동장 내 보조경기장에서 경기를 진행했다. 그만큼 새로운 잔디를 위해 여러 부분에서 신경을 쓰고 있다. 홈경기 때 경기력 향상 차원에서 횟수를 제한해서 운영하고 있다. 선수들 훈련도 수원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진행한다. 경기 때가 아니고서는 일주일에 한 번 공을 찰까 말까 한 수준이다"라고 밝혔다.

사실 대단한 비결은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내용이다. 잔디는 생물이기 때문에 최대한 사용량을 줄이면 그만큼 보존된다. 지난 4월 18일에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한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의 잔디 컨설팅에서 삼성물산 김경덕 소장도 "우리나라 잔디는 사용량이 너무 많기 때문에 잔디가 회복할 시간이 부족하다. 따라서 그 일정에 맞춰서 필요한 작업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잔디가 햇빛을 받기에도 굉장히 좋은 환경이다. 수원종합운동장은 정확히 지도상으로 동서남북을 기준으로 위치해 있기 때문에 동쪽에서 뜬 해가 서쪽으로 질 때까지 그 빛을 온전히 받을 수 있다. 종합운동장 특성상 월드컵 경기장에 비해 지붕도 거의 없기 때문에 잔디가 받는 채광량은 더 할 수 있다.

구단 관계자 역시 "아무래도 다른 운동장에 비해서 일조량이 분명 좋기는 하다"라면서 "잔디의 밀도도 굉장히 촘촘하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이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 우리 팀의 플레이 특성상 이승우와 같은 선수들이 드리블을 많이 하지 않나. 그러다 보니 더 잔디에 만족감을 드러내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수원FC와 이승우의 상승세 비결에는 이렇듯 기본적이면서도 철저한 잔디 관리가 숨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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