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수원종합운동장=김귀혁 기자] 이병근 감독이 고개를 숙였다.

25일 수원삼성은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18라운드 수원FC와의 '수원더비'에서 0-3으로 패배했다. 수원삼성은 경기 시작 1분만에 무릴로에게 선제 실점을 당한 데 이어 전반 5분에도 장혁진에게 실점을 허용했다. 이후 전반 27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이승우에게 쐐기골까지 허용하고 말았다. 이날 패배로 수원삼성은 A매치 휴식기 이후 치른 세 경기에서 모두 패배하고 말았다.

더비에서의 의외성이 작용한 경기였다. 전반전에만 무려 세 골을 실점하고 말았다. 야심 차게 기용했던 수비형 미드필더 이한도는 결과적으로 좋지 않은 판단으로 이뤄졌다. 이병근 감독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보셨다시피 우리가 완패했다"면서 "수원FC를 대응하는 데 있어서 모든 것이 부족했다. 이 전술을 선택한 나의 실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다음은 수원삼성 이병근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경기 소감은.

오늘 보셨다시피 우리가 완패했다. 수원FC에 대응하는 데 있어서 모든 것이 부족했다. 이 전술을 선택한 나의 실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은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변화하는 데 있어서 잘 실행해줬다. 열심히 싸워줬다. 내 판단 미스였다. 선수 선택이나 전술이 맞지 않아서 초반에 너무 빠르게 실점했다. 수원FC의 공격에 대비를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앞으로 좀 더 준비를 할 것이고 다시는 이런 큰 경기에서 지지 않도록 준비를 착실히 하겠다.

이한도의 기용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는데 이에 대해 말해준다면.

그 선택은 내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라스와 같은 공격수들에게 들어가는 패스나 흘러나오는 공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수비와 신장에 장점이 있는 이한도를 투입했다. 1차적으로 중원에서 차단하는 것이 잘 맞아떨어지지 않아 초반에 실점을 너무 많이 했고 분위기가 상대에게 넘어가버려 힘들었다. 이후 안 되겠다고 판단하여 스리백으로 바꿨다. 오늘을 교훈 삼아 철두철미하게 준비하도록 하겠다.

사전 기자회견에서 60~70분을 투입 시점으로 이야기한 것 과 달리 김건희가 이른 시간에 교체로 나왔다. 오늘 활약상을 평가한다면.

2개월 만에 경기를 뛰었기 때문에 아직까지 속도나 경기장 안에서 상대가 압박했을 때 이겨내는 모습은 미흡하다고 봤다. 그래서 30분 정도를 두고 기용을 하려 했으나 전반전부터 들어갔던 현규와 같은 선수들이 아직까지 상대와의 싸움에서 조금 떨어졌다고 판단해서 이른 감이 있지만 투입했다. 앞으로 경기가 더 있기 때문에 경기 감각이나 경기 체력을 좀 더 키우기 위해서 기용했다. 건희가 들어가서 상대 수비와의 싸움에서 좀 더 적극적이었고 그 과정에서 기회를 만드는 부분은 생각 외로 잘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시간을 좀 더 주면서 기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경기 초반부터 크로스를 활용한 공격이 많이 나왔다. 사전에 계획한 것인가.

우리가 준비하는데 있어서 전진우나 류승우와 같은 공격수들이 공을 잡았을 때 상대 측면 뒷공간을 파고들자고 주문했고 그에 의한 크로스를 주문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그게 잘 이뤄지지 않았다. 정확성이 부족했고 빠르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를 이기지 못했다. 우리가 움직이고자 하는 것들이 계획대로 잘 되지 않았다. 상대한테 공을 뺏기고 역습을 허용하는 장면에 있어서도 조금씩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3연패에 빠졌고 수원팬들이 '정신차려 수원'을 외치기도 했다. 앞으로 어떤 모습이 더 필요할까.

선수들은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준비하는 데 있어서 부족했던 것 같다. 나도 좀 더 반성했던 것 같다. 철두철미하게 분석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선수들은 준비하는 데 있어서 그렇게 큰 문제는 없다. 내 생각에 예전의 수원 멤버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부분에서 조금 약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실력이 부족하더라도 상대보다 한 발 더 뛰는 장면이 나왔으면 했는데 덥고 후텁지근한 날씨 속에서 그런 것들이 예전보다 나오지 않았다. 많은 미팅을 통해서 지도를 하고 있지만 이게 경기장에서 나오지 않아 답답하다. 개인의 능력이나 기술이 떨어지면 상대보다 한 발 더 뛰면서 체력과 조직적으로 단단해져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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