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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대전=김현회 기자] 누구 골이 더 멋졌을까.

대전하나시티즌과 광주FC는 2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2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광주 김종우가 선취골을 뽑아냈지만 대전 이현식이 동점골을 기록하면서 경기를 승패를 가리지 못하고 마무리 됐다. 이 경기 무승부로 대전은 10승 7무 3패 승점 37점으로 2위를 유지하게 됐고 광주는 14승 4무 2패 승점 45점으로 선두를 지켰다. 광주는 이날 무승부로 15경기 경기 무패(11무 4무)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경기 전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엄지성은 “지난 16일 오후 6시에 인천에 도착했다”면서 “한 이틀 지나니까 시차 적응은 금방 되더라. 내가 우즈벡에 있는 동안에도 우리 팀은 계속 잘 나가더라. 나 없이도 이렇게 잘 나가는 걸 좋아해야 하는 생각도 살짝 들었지만 그래도 기쁜 마음이 더 컸다. 광주에 돌아오면 내 자리가 없는 건 아닌지 걱정이 들 정도였다”고 웃었다. 엄지성은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U-23대표팀의 일원으로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U-23 아시안컵에 참가하고 돌아왔다.

엄지성은 “빨리 돌아와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었다”면서 “광주가 계속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데 이 좋은 순간을 같이 하지 못했다는 게 아쉬웠다. 기분 좋게 경기를 지켜봤다”고 말했다. 엄지성은 “몸을 풀어봐야 알겠지만 컨디션이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면서 “날씨가 습하고 더운데 우즈벡 날씨도 이래서 큰 차이가 없다. 한 달 정도 우즈벡에 있다보니 이런 날씨에는 적응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표팀에 가 있는 동안 훈련 시간만 겹치지 않는다면 우즈베키스탄에서 광주FC의 경기를 다 지켜봤다. 엄지성은 “시간대만 맞으면 경기를 다 생중계로 봤다”면서 “부천FC의 조현택과 한 방을 썼다. 그 외에 방 밖에서는 식사 시간이나 운동할 때를 제외하면 대화할 시간이 많지는 않아서 동료들과 딱히 K리그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 다른 동료들은 K리그 경기 결과 정도만 챙기더라. 나는 광주가 한 경기는 눈을 떼지 않고 다 챙겨봤다”고 전했다.

엄지성이 팀을 떠난 한 달 동안 광주는 5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팬의 입장으로 광주의 경기를 지켜본 엄지성에게 ‘최고의 장면’은 무엇이었을까. 엄지성은 이 질문이 나오자 “충남아산전 때 헤이스의 프리킥이 정말 환상적이었다”면서 “기가 막힌 골이었다. 그런 골을 보고 ‘원더골’이라는 감탄사가 나오는 것 같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런데 이 대화를 옆에서 듣고 있던 허율은 “그 골은 좀 약했다”면서 “내가 시야를 막아줘서 가능한 골이었다”고 고개를 저었다.

지난 5일 광주FC는 홈에서 충남아산을 상대로 3-2 승리를 거뒀고 이날 허율은 한 골, 헤이스는 두 골을 넣으며 맹활약했다. 당시 경기는 폭우 속에 VAR이 작동을 멈춰 경기가 20분 간이나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경기 내용으로는 올 시즌 손에 꼽히는 명승부였다. 허율은 상대 수비수를 등진 뒤 강력한 터닝슛으로 골을 기록했고 헤이스는 날카로운 프리킥과 페널티킥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나란히 앉아 대화를 듣던 허율은 “내가 충남아산전에 넣은 골이 더 멋지지 않았느냐”고 반문했고 엄지성은 “아 그 황의조 선배님 골하고 비슷했던 거? 임팩트는 있었는데 그래도 헤이스 골이 더 멋졌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허율은 “헤이스의 골은 내가 머리로 가려줘서 들어간 골”이라고 수긍하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한창 ‘골 논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최근 물 오른 골 감각을 자랑하고 있는 김종우는 지나가다 이 모습을 보며 “지성이가 한 게 뭐 있다고 인터뷰를 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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